존경하는 한국물리학회 회원 여러분
최근 발표된 202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들의 업적은 기초연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올해 수상자인 존 홉필드 프린스턴대 교수와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는 물리학과 컴퓨터 과학을 융합하여 새로운 지식의 지평을 열었고, 현대 인공지능(AI) 기술의 이론적 기초를 다지는 데에도 기여하였습니다. ‘챗GPT’와 같은 혁신적인 AI 기술이 보여주는 발전의 뿌리는 바로 이러한 기초연구에 있습니다. 더욱이, 이들의 성과는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꾸준히 진행된 연구와 이를 지원하는 환경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당시에는 실용성이 불분명했던 연구가 수십 년이 지난 후 혁명적인 발견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장기적 기초연구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해 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과학’ (Science)과 ‘기술’(Technology)의 다름, 더 나아가 이러한 다름을 고려한 기초과학 육성과 기술개발을 위한 특성화된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습니다. 기술은 혁신 생태계를 공고히 하고 기술의 경제·사회적 가치 확산에 매진해야 하지만, 과학 특히 기초연구는 긴 호흡과 인내심을 가지고 지원해야 합니다. 저와 정부는 기초연구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여, 기초연구가 본연의 목적에 부합하는 ‘지식의 탐색과 확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먼저, 내년도 기초연구사업은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약 3조 원 규모로 최대한 편성하였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학문분야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폭넓은 연구자가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창의적·도전적 연구를 위한 신규과제를 대폭 확대하고, 우수한 연구자가 동일한 연구 주제에 대해 꾸준히 후속연구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 확대와 더불어 평가도 간소화할 계획입니다. 둘째, 기초연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연구자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특히 신임교원의 초기 정착을 위해 적정 연구비 규모의 신규과제를 지속 확대하여 기존의 우수 신진 연구자 지원과 함께 신진 연구자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기초연구의 외연도 확장하겠습니다. 혁신·도전적 연구풍토 조성을 위해 새로운 학문분야 개척을 위한 변혁적 연구를 지원하고, 전략성 제고를 위해 국가·사회적 수요와 기초연구의 연계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넷째, 연구자 친화적인 제도 혁신과 사업별 차별화된 평가체계 도입 등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저는 2025년 기초연구사업을 시발점으로, 기초연구의 질적 전환을 위한 중장기 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위한 기초연구 지원체계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기초연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내외적인 요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복잡한 문제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Back to the basic)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초연구는 본질적으로 지적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새로운 지식과 이론을 획득하려는 연구입니다. 따라서, 기초연구의 본질에 맞는 지원체계로의 전환이 절실합니다. 이를 위해 기존 연구 경력이나 연령에 따른 생애주기별 지원체계를 보완하여 지식의 탐색과 축적 및 확장이라는 ‘연구’ 심화 단계별 지원체계로의 전환을 모색하겠습니다. 특히, 학문분야별 특성과 연구 형태 등을 고려하여 연구비·기간 등을 맞춤형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신임 교원의 초기 정착을 위한 지원을 더욱 촘촘히, 체계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연구비·연구 인프라·연구행정 등을 패키지(package)형으로 지원하고 궁극적으로 5년 이내 신임 교원의 기초연구 수혜율을 50% 수준까지 제고할 계획입니다. 기초연구의 장기적이고 안정적 지원을 위해서는 연구관리 혁신도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앞으로는 재정당국의 협조를 이끌어 내어 연구 심화별 지원은 연구 수월성 중심으로 지원하되, 연구 생태계 확충이 필요한 분야는 보다 유연한 예산 배분 방식을 도입하여 안정적인 선정률 관리를 통해 현장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해 나가겠습니다. 평가체계 관련하여서도 소형·후속과제는 평가를 간소화하고 대형과제는 심층평가 도입 및 최상위 연구자의 참여를 확대하는 등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한국물리학회 회원 여러분, 기초연구는 결과를 예측하거나 보장할 수 없지만, 그 불확실성 속에서 미래를 변화시킬 혁신이 태어납니다. 기초연구는 그 자체로 큰 가치가 있으며, 그 발전은 결국 국가와 인류의 미래를 밝혀주는 등불이 될 것입니다. 저와 정부는 여러분과 함께 기초연구의 비상을 꿈꾸며, 연구자들이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는 ‘여정’을 아낌없이 지원할 것입니다. 학회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역할과 아낌없는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회원 여러분과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헌신하며 연구에 매진해 주시는 모든 연구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이 결실을 맺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이 글은 한국물리학회에서 발간하는 웹진 ‘물리학과 첨단기술’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물리학과 첨단기술 특집호 ‘정부출연연구소 III: 전략연구 사업’ 보러가기
[정부출연연구소 III: 전략연구 사업-소형모듈원자로와 가상원자로]
[정부출연연구소 III: 전략연구 사업-SMR 고수준 자율운전 핵심기술 개발]
[정부출연연구소 III: 전략연구 사업-자기 스커미온과 비전통적 컴퓨팅]
- 물리학과 첨단기술
- 저작권자 2025-01-16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