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프라운호퍼 ICT 원아연 연구원)

김 스낵, 김밥… 전 세계가 즐기는 한국 김

2016년 기준,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연간 전세계 마른 김 생산량 250억 장 중 한국이 124억 장을 생산하여 세계 시장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뿐만 아니라 해조류 식품을 즐기지 않았던 미국, 유럽 등에서도 한국 김에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한 예로, 2020년부터 한국의 김 수출액에서 미국이 일본을 앞섰다. 또, 마른 김을 사용한 음식인 김밥도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미국의 식료품점 체인인 트레이더 조의 냉동 김밥은 소셜미디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품귀 현상까지 나타났다.

‘바다의 반도체’ 김, 해양 기후 변화의 해결책으로 제시

미역과 김을 포함한 해조류가 식량으로써 각광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양 기반의 기후 변화에 대한 해결책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관련 연구 결과에 의하면, 다시마와 같은 대형 해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 저장하여 해양산성화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질소와 인 등의 과잉 영양분을 흡수해 유해한 해조류의 성장을 막고 산소가 고갈되지 않도록 하기도 한다.

해조류 양식장의 경우 해양 생물종의 서식지로 작용하여 지역 생물의 다양성을 돕고, 해일 등으로부터 해안가를 보호해 해안 침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수확된 해조류는 바이오 매스로 사용되어 바이오연료나 바이오 플라스틱 등의 연료로써 사용될 수 있다고 한다.

유엔환경계획(UNEP), 해조류 양식이 미치는 영향 분석 리포트 게재

이번 6월, 유엔환경계획(UNEP)은 해조류 양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잠재적인 환경적, 사회적 영향에 대해 자세히 분석한 리포트를 게재하였다. 해당 리포트는 환경성 및 사회경제적 위험요소 평가 방법론을 바탕으로 해조류 양식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 환경성 및 사회경제적 평가 방법론의 의미와 접근 방법, 그리고 평가 기준

전과정 환경성 평가 또는 생애주기 분석 (Life cycle analysis∙LCA)이란 제품, 공정 또는 서비스의 환경 영향을 전 생애주기 동안 체계적이고 포괄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각 단계는 원자재 확보, 제조 및 생산, 운송 및 유통, 사용, 유지보수 및 수리, 폐기 또는 재활용을 포함한 종료 단계로 이루어진다. 해당 단계에서의 에너지 소비, 자재 사용, 배출 및 페기물 발생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 후 온실가스 배출, 자원 고갈, 대기와 수질 오염 등을 평가한다.

사회경제분석 (Socioeconomic analysis∙SEA)은 특정 이슈, 정책 또는 상황의 사회 및 경제적 측면을 연구하여 각 요인의 상호작용을 조사하고 개인, 지역사회 및 사회 전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는 접근 분야이다. 이 분석의 주요 관점은 다학제적 접근, 사회 및 경제 동학의 이해, 불평등 평가, 정책 평가, 빈곤 및 사회 복지, 노동 시장, 교육과 건강, 지역개발, 문화 및 사회적 요인, 데이터 및 통계로 이루어져 있다. 사회경제분석을 통해 사회와 경제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 해조류의 기후변화 해결책으로써 응용 가능성 제시

유엔환경계획은 해조류가 자연적으로 해양 내의 탄소를 포집하여 기후 변화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화석 연료의 대체품으로 사용되어 바이오 연료 및 저탄소 배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육지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이나 합성 비료를 대체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비용 및 에너지 효율성에 대한 문제가 존재하며, 실증 단계로 다다르기 위해선 기술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몇몇 연구에서는 일부 해조류가 가축 사료에 소량 첨가되면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가스의 누출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상업적인 사용의 안전성과 생산성을 조사하는 연구가 아직 부족한 상태이다.

해조류를 심해로 의도적으로 가라앉혀 천연 탄소 저장소로 사용 가능성도 제시되었다. 하지만 비용과 기술적 실현 가능성, 환경적 위험성, 윤리적 고려 사항에 대해 연구 및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해조류 양식장의 환경 및 사회경제적 영향 및 위험요소

관련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해조류 양식장은 해양 생물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데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보다 복잡한 서식지를 대체할 때에는 다양성을 감소시킨다는 의견이 있다. 또한, 다양성 증가에 대한 연구는 주로 소규모 및 단기간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보다 확장된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해조류는 질소, 인, 중금속과 같은 물질을 하기 때문에 인간이 섭취할 경우 중금속 섭취의 위험이 있다. 따라서 중금속 수치에 대한 엄격한 안전성 기준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해조류의 인공적 재배는 야생 서식지와의 경쟁, 질병 또는 침입종의 확산, 유전적인 오염, 로프 등으로 인한 해양 대형동물의 피해 등의 위험이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예방 조치가 필요하며 환경적 위험 조사가 계속해서 진행되어야 한다.

해조류 재배가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사회 경제적 영향으로는 개발 도상국에서 소득과 생활 수준 증가, 직업 다양화, 식량 보장 및 성별 평등 등이 있다. 반면, 호흡기 질환 등의 건강문제, 원재료의 낮은 가치로 인한 소득저하 등의 부정적인 영향이 제기되기도 한다.

한국의 해조류 양식의 미래

해조류 양식이 이루어지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매우 드물다. 그 중 한국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연간 생산량이 높은 국가이다 (2020년 기준). 그만큼 한국의 해조류 생산, 소비와 수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리포트에 의하면 해조류 양식이 미치는 환경적∙사회경제적 영향에 대한 연구와 이를 이용한 기술 개발은 전세계적으로 걸음마 단계이다. 한국이 풍부한 해조류와 드넓은 양식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 자원을 활용하여 새로운 친환경 기술을 연구해볼 차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