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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연 연구원
2023-10-04

이제는 비행도 환경을 생각해야 할 때 유럽 의회의 강력한 SAF 채택과 한국의 항공 연료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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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프라운호퍼 ICT 원아연 연구원)

독일의 루프트한자 항공사의 SAF를 도입한 항공기 사진 ⓒ Lufthansa Group

 

유럽 의회, 2050년까지 70% 그린 에너지 항공 연료 목표

지난 9월 13일, 유럽 의회 의원들(Members of European Parliament∙MEPs)은 2050년까지 EU 국가 내의 공항에서 사용하는 항공 연료의 70%를 그린에너지로 대체할 것으로 협의하였다. 해당 협의는 유럽형 그린 딜(European Green Deal) 정책의 일환인 RefuelEU aviation의 포함되는 새로운 조항으로, 찬성 518표와과 반대 97표, 기권 8표로 채택되었다. 새로운 조항들은 2024년 1월 1일부로 적용되며, 일부 조항은 2025년 1월 1일부로 적용된다.

2025년부터 최소 2%의 항공 연료가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ustainable Aviation Fuel∙SAF)’로 대체될 예정이며, 2030년엔 66%, 2035년에 20%, 2040년에 34%, 2045년에 42%, 그리고 최종적으로 2050년까지 70%의 연료를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또한, 연료는 e-케로신과 같은 합성 연료를 특정 비율 이상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SAF의 생산과정 도표 ⓒ Lufthansa Group

 

친환경 비행의 핵심, SAF의 원료와 생산 과정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ustainable Aviation Fuel∙SAF)란 재생 혹은 지속 가능한 연료에서 생산되는 항공 연료를 일컫는다. 기존의 항공 연료인 제트A나 제트A1은 석유를 기반으로 하는 반면, SAF는 이러한 전통적인 연료보다 환경 친화적이다.

SAF의 원료로는 바이오매스, 폐오일과 같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가 사용될 수 있다. 먼저, 원료는 반응을 준비하기 위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전처리 과정을 거친다. 전처리가 된 원료는 수소 가스와 니켈 혹은 백금 촉매와 함께 반응기에 투입되어 수소화 반응을 거친다. 이 때 고온 및 고압의 조건 하에서 원료의 탄소 원자에 수소 원자가 부착하게 되고, 이에 따라 원료는 탄화수소로 변환된다.

수소화 반응에서 생성된 탄화수소는 코발트 등의 촉매와 실리카 지지체와 함께 수소처리 반응기에 투입된다. 반응기 내에서 수소화 크래킹을 통해 큰 탄화수소가 작은 탄화수소로 분해되고, 수소 처리 반응을 통해 황, 질소 및 산소 화합물과 같은 불순물이 제거된다. 이 단계에서 SAF의 품질과 화학조성 등을 조절할 수 있다.

 

한국, 친환경 항공 연료 생산 계획 밝혀.. 그러나 아직 부족한 연구와 규제

한국 정부 또한 바이오 연료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 28일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는 바이오항공유, 바이오선박유 실증연구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상용화를 위한 법∙제도 기반을 정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항공사들은 ESG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SAF 사용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2년 2월 국내 최초로 파리-인천 구간 노선에 바이오 항공유를 도입했고, 동년 9월에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 (Shell)’과 MOU를 체결하여 2026년부터 5년간 바이오항공유를 공급받기로 하였다. 이번 9월 5일에는 GS칼텍스와 함께 SAF 실증 운항기념식을 열기도 하였는데, 이는 앞서 언급된 정부의 바이오 항공유 실증 연구 계획의 일부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인천-파리 노선에서 자사 항공기가 파리에 도착할 때마다 프랑스 정부의 정책에 따라 SAF를 1%씩 급유해야 하지만, 이를 거부하고 부담금을 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SAF를 급유하는 비용보다 부담금이 10~20% 저렴하다고 설명하였다.

국내 정유업체 중 HD현대오일뱅크가 2025년부터 연간 50만 톤의 바이오항공유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행법 상 국내 정유사는 석유가 아닌 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HD현대오일뱅크는 기존 규제를 면제∙유예해주는 제도인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하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SK 이노베이션은 생활 쓰레기를 이용해 항공유를 만드는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펄크럼 바이오에너지(Fulcrum BioEnergy)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린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친환경 연료를 만드는 기업인 인피니움(Infinium)에 투자하기도 했다. SK 이노베이션은 미국의 친환경 에너지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2027년까지 울산플렉스(CLX)에서 친환경 항공유 생산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친환경 항공 연료에 대한 단계는 초읽기 수준이다. SAF 생산에 대한 계획은 밝혔지만, 국내에서 SAF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은 현재까지 전무하다. 이는 국내 현행법 상 정유사에서 SAF 생산을 할 수 없고, 항공 산업의 탈탄소화에 관한 정부의 그린 딜 정책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날로 높아지는 국제 환경법 규제를 방어하기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의 연구와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제적인 협력을 구성해 전문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항공업에서의 탄소 배출 감량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원아연 연구원
ahyeonwonkr@gmail.com
저작권자 2023-10-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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