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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행
2022-12-07

음악이 신경과학과 만났을 때 [기고] 꾸준한 음악 활동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신경과학적 연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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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행 독일 뮌헨대학교·뮌헨국립음대 연구원 / 음악치료사

예로부터 인류의 역사에 늘 함께 해 온 음악은 현대사회의 끊임없는 발전과 더불어 우리의 삶에 점점 더 깊이 스며들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 이제 많은 학자들은 과연 무엇이 음악을 이렇게 오랜 시간 우리 주변에 존재할 수 있게 했는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을 품기 시작했다. 음악이 인류에게 미친 긍정적인 영향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는 최근, 수많은 신경과학 연구의 중심에도 음악이 있다.

 

음악과 인류, 그리고 과학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음악이라 부를 수 있는가’에 따라 정확한 기원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가설들이 존재하지만, 기원전 3~5천년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문명에서 틀이 정립된 이래 음악이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쳐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음악을 통해 기분을 전환하고,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운동효과를 극대화 하는 등 일상의 소소한 도움을 받기도 하며, 때로는 효과적 교육과 치유를 위해 음악이라는 매체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음악의 장단기적 효과들을 어떻게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을까? 최근 사회, 경제,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새로운 응용연구들을 시도하고 있는 신경과학이 이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음악 활동의 신경과학적 효과

실제로 현재 많은 관련 연구들이 음악의 긍정적인 효과를 증명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장기적이고 규칙적인 음악 활동이 뇌 발달과 신경 활동의 변화와 관련이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음악을 들려주고 변화하는 주관적 지각과 연상작용, 혹은 긴장완화에 주목해왔던 과거의 연구들과 달리, 최근 연구의 흐름은 보다 능동적인 음악활동의 신경과학적 효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노래를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행위는 인지적 판단, 감정의 변화와 표출, 그리고 복합적인 행동매체를 통해 이를 재현하는 과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가장 창의적인 결합활동으로, 이미 알려진 음악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행동으로 여겨지고 있다. 음악활동이 고차원적 인지 및 지각, 전두엽 피질의 운동 영역을 아우르는 뇌의 대규모 신경망에 가능한 많은 자극을 동시에 줄 수 있다는 최근 연구결과들 역시 이러한 음악심리학적 이론 기반을 반증하고있다.

 

음악 활동의 효과, 꾸준할수록 더 크다?

앞선 연구들의 결과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긍정적인(하지만단기적인) 효과들이 꾸준한 음악 활동과 병행될 때 더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문 음악가 혹은 오랜시간 음악과 관련된 경험을 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단면 및 종단 연구들을 살펴보면, 이들의 측두엽과 두정엽, 소뇌, 그리고 뇌량(Corpus Callosum)과 같은 뇌의 여러가지 지각적, 감각적 기능들을 담당하는 연결 부위의 활동이 일반 사람들에 비해 활성화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장기적인 음악활동이 신경 및 시냅스세포의 연결효율성, 즉 뇌 가소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규칙적인 음악 활동이 일반 성인의 회색 및 흰색 뇌물질의 발달과 새로운 뇌 신경세포의 증가와 같은 뇌의 미세구조 변화에도 기여한다는 최근 연구 결과까지 종합해 볼 때, 음악이 가장 활발한 뇌 발달이 이루어지는 아동/청소년기를 넘어 성인에게까지, 연령대를 초월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자명해 보인다.

 

음악과 신경과학, 앞으로의 전망은?

이러한 연구결과에 힘입어, 음악은 이제 단순한 즐거움을 주는 차원을 넘어 신경학적 네트워크의 후천적/지속적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 시대의 좋은 교육/치료매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음악의 정확한 신경과학적 매커니즘은 하나로 완벽히정의되어지지 않았고, 오늘날의 많은 학문들이 그러하듯 이는 앞으로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야하는 연구분야임이 틀림없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음악을 향한 신경과학적 접근은 지금도 점점 더 많은 연구들을 통해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창의적인 활동인 음악이 인간을 다시금 이롭게 한다는 것, 그게 음악이 우리와 지금까지 공존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아닐까. 음악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더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가며 인류와 함께 할 것이다.

 

한지행 독일 뮌헨대학교·뮌헨국립음대 연구원 / 음악치료사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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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2022-12-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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