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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강 객원기자
2019-02-22

KSTAR, 핵융합 상용화 가능성 열어 해외 주요 핵융합 석학 공동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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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TAR 10주년을 맞아 방한한 해외 핵융합 관련 석학들이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 김순강 / ScienceTimes
KSTAR 10주년을 맞아 방한한 해외 핵융합 관련 석학들이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인류가 이번 세기를 넘어서까지 지금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을 방법은 핵융합에너지 밖에 없다. 핵융합에너지는 자원에너지가 아니라 지식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굉장히 어렵지만,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우리가 꼭 이뤄내야 할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는 천년을 못 가고 멸망하고 말 것이다.”

이경수 ITER 기술총괄 사무차장  ⓒ 김순강 / ScienceTimes
이경수 ITER 기술총괄 사무차장 ⓒ 김순강 / ScienceTimes

이경수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기술 총괄 사무차장이 지난 20일 한국형 핵융합장치 KSTAR 운전 10주년을 맞아 방한한 해외 주요 핵융합 석학들과 갖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처럼 말했다. 가속화되는 자원 고갈과 극심한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변화 속에서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바로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란 얘기다.

핵융합에너지는 중수소 등 원료가 무한하고 폐기물이 적으며 폭발 위험이 없기 때문에 꿈의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이를 위해서는 핵융합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1억 도 이상의 고온·고밀도 플라즈마를 장시간 유지하는 것이다. KSTAR는 최근에 1억 도 이상 1.5초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핵융합에너지, 인류 생존 대안

이에 대해 이경수 사무차장은 “구석기시대에 돌을 갈아서 칼을 만들면서 석기시대로 진입한 것과 같은 의미”라며 “이제 AI와 빅데이터 같은 혁명적인 기술들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해명하지 못했던 것을 찾아내게 되면 핵융합에너지의 청동기, 철기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코올리 미국 PPPL 소장 ⓒ 김순강 / ScienceTimes
스티븐 코올리 미국 PPPL 소장 ⓒ 김순강 / ScienceTimes

KSTAR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해외 석학들도 마찬가지였다. 스티븐 코올리 미국 프린스턴플라즈마물리연구소(PPPL) 소장은 “이온 온도를 1억 도 이상으로 올리지 못하면 그냥 융합발전에 그치는 것이다. 그래서 KSTAR가 1억 도 이상을 달성한 것은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로 가는 문을 넘은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토니 도네 유로 퓨전(EUROfusion) 프로그램 매니저도 “이온 온도 1억 도 이상 달성이란 핵융합에너지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파라미터(Parameter)다. 물론 현재는 1.5초 밖에 유지하지 못했지만, KSTAR와 같은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는 앞으로 얼마든지 플라즈마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장치이기 때문에 앞으로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밝혔다.

유타카 카마다 일본 QST  나카 핵융합연구소 부소장 ⓒ 김순강 / ScienceTimes
유타카 카마다 일본 QST 나카 핵융합연구소 부소장 ⓒ 김순강 / ScienceTimes

유타카 카마다 일본 국립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QST) 나카 핵융합연구소 부소장도 마찬가지로 “KSTAR가 고온과 장시간이라는 플라즈마 운전의 중요한 요소를 둘 다 달성할 수 있는 장치로, 이번 성과가 그런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언제쯤?

그렇다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는 언제쯤 실현될까. 사실 그동안 핵융합 에너지를 만드는 조건이 워낙 까다롭고 어렵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나 가능하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비관적 시각도 많았다. 하지만 이날 해외 석학들은 모두 2050년경 이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가 가능하리라고 내다봤다.

스티븐 코올리 소장은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아주 작은 에너지였지만 실제로 핵융합이 구현되었던 적이 과거에 있기 때문에 핵융합 연구자들은 핵융합에너지 상용화가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미국에서도 2050년 파워플랜트 건설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유타카 카마다 부소장은 “일본에서 핵융합에너지 연구는 학술적이 아니라 현실적인 에너지원 개발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2050년대 핵융합에너지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며 “이를 위해 대형 초전도 토카막형 핵융합장치인 JT-60SAf를 건설 중인데, 내년 3월에 모든 조립을 마치고 9월쯤에 퍼스트 플라즈마를 발생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토니 도네 유로퓨전 프로그램 매니저 ⓒ 김순강 / ScienceTimes
토니 도네 유로퓨전 프로그램 매니저 ⓒ 김순강 / ScienceTimes

토니 도네 프로그램 매니저도 “유럽 역시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으며, 2050년대에 일본과 마찬가지로 DEMO가 완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유럽도 핵융합에너지 연구에 대하여 과학적 접근보다는 실질적 에너지원이라는 인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핵융합 관련 인재 양성 선순환 필요

이경수 사무차장은 “만약 핵융합에너지 상용화가 불가능하다면 세계 40여 개국이 공동으로 ITER를 짓고 있겠느냐”라고 반문하면서 최근 공격적 투자를 하고 있는 중국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은 많은 인구로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것을 위해서 원자력 발전소를 지을 수도 없기 때문에 핵융합에너지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태라면 현재 우리나라가 기술면에서 조금 앞서 있지만 조만간 역전될 수 있다며 이 사무차장은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관련 인재 양성의 선순환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2025년에 ITER 공사가 마무리되면 돌아오게 될 한국의 과학자들이 더 도전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하고, 그때를 대비해 KSTAR 업그레이드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9-02-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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