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건강식품과 전통 의약품으로 유명한 동충하초(Cordyceps militaris)가 만드는 코디세핀(Cordycepin) 성분이 암세포의 증식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작용해 세포 성장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노팅엄대 코닐리아 드 무어 교수팀은 8일 유럽생화학학회연합(FEBS) 학술지 'FEBS 레터스'(FEBS Letters)에서 암 세포주 실험을 통해 동충하초 속 코디세핀 성분이 암세포에서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세포 성장 신호를 차단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코디세핀의 작용 메커니즘은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대부분의 암 치료법보다 건강한 조직에 덜 해로울 수 있다며 이 연구 결과가 암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을 위한 중요한 단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애벌레에 기생하는 곰팡이인 동충하초는 건강식품 등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동충하초가 생산하는 여러 성분 중 하나인 코디세핀은 다양한 연구에서 항암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지만 그 작용 원리는 불분명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실험과 분석을 자동화해 데이터를 빠르게 생성하는 고처리량 기법(high-throughput techniques)을 이용해 코디세핀이 유방암 등 여러 암세포주에서 수천 개의 유전자 활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그 효과를 기존 치료법과 비교했다.
그 결과 코디세핀은 암세포에서 성장인자 신호(PI3K/mTOR 및 MEK/ERK 등)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효과는 다양한 암세포주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또 암세포 내에서 코디세핀의 작용을 분석한 결과 코디세핀은 세포 에너지 운반체(아데노신삼인산 : ATP)의 유사체인 코디세핀 삼인산염(cordycepin triphosphate)으로 전환되며, 코디세핀 삼인산염이 세포 성장에 작용해 암세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코디세핀의 작용 메커니즘이 대부분 세포 유형에서 성장인자 신호 경로 억제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는 코디세핀이 암 치료 효과를 갖는 보편적인 경로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드 무어 교수는 "코디세핀 유도체를 이용해 동일한 효과를 내는 삼인산 형태의 약물을 개발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며 "이 연구 결과는 동충하초 코디세핀이 새로운 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좋은 출발점이라는 것을 확인해준다"고 말했다.
◆ 출처 : FEBS Letters, Cornelia De Moor et al., 'Cordycepin generally inhibits growth factor signal transduction in a systems pharmacology study', http://dx.doi.org/10.1002/1873-3468.15046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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