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1ㆍ2위 업체가 수익성 악화에 울상을 짓고 있다.
그나마 시장포화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무선인터넷 매출 증가 덕에 근근이 수익성 급락은 막았지만 올해도 섣불리 시장상황을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 매출ㆍ수익성 반비례 = 24일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과 KTF의 공통점은 매출과 수익성이 반비례하게 움직였다는 점이다.
또 휴대전화 보조금이 부분 합법화 되면서 마케팅비가 늘었고 올해 본격화될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설비투자 규모가 증가했다.
SKT는 지난해에 매출 10조6천510억원, 영업이익 2조5천844억원, 당기순이익 1조4천466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2005년에 비해 매출은 4.8% 증가했으나 영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6%와 22.7% 감소했다.
수익성 부진의 주범으로 꼽히는 마케팅비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2조1천878억원이 집행됐다. 마케팅 비용은 전체 매출의 20.5%를 차지할 정도였다.
설비투자비 역시 1조5천180억원으로 전년보다 4%가 늘었다. 작년 투자지출 규모는 전체 매출액 대비 14.2%에 달한다.
KTF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에 매출(서비스 및 단말기 매출) 6조5천74억원, 영업이익 6천687억원, 당기순이익 4천106억원이라는 실적을 내놨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7.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8.9%와 24.9%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 네트워크 구축 등에 연초에 제시한 가이던스 수준인 1조2천164억원을 집행했지만 설비투자는 전년에 비해 70.4% 급증했다.
마케팅비는 전년보다 20.8% 증가한 1조1천334억을 쏟아부었다.
양사는 그나마 무선인터넷 매출 덕에 수익성 급락을 상쇄했다. SKT의 무선인터넷 매출은 2조7천34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1.2% 증가했으며 KTF도 7천3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8% 증가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오는 30일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LG텔레콤은 상대적으로 3G 네트워크 투자 증가분이 미미한 데다 효과적인 마케팅을 구사, 선발 사업자들과 달리 수익성이 호전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올해 시장은 예측 불허 = 올해 이동통신 시장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우선 올해부터 무선인터넷 요금 인하 효과가 고스란히 반영되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올 들어 SKT가 무선인터넷 요금을 30% 인하한 데 이어 다음달 1일부터 KTF도 무선인터넷 요금을 30% 내릴 계획이어서 올해도 무선인터넷 매출 증가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본격적인 결합 서비스 판매와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서비스의 본격 상용화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익성이 더 나빠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결합 서비스는 요금 할인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마케팅비의 비효율적 집행이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졌다"면서 "올해 업계가 시장 포화 상태 속에서 특화 서비스와 무선인터넷 서비스 등으로 수익성 하락을 만회할 계획이지만 그 어느 해보다 녹록지 않은 한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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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 저작권자 2007-01-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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