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올해 1월 1일부터 세계 최대의 다자 간 연구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에 준회원국으로 참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이 글로벌 과학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국제적인 연구 경쟁력 강화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라이즌 유럽이란?
호라이즌 유럽은 EU가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총 7년간 약 955억 유로(한화 140조 원)를 지원하는 세계 최대의 연구혁신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과학기술 연구와 혁신을 통해 유럽 내외의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크게 3개 주요 분과(Pillar)로 나뉜다.
첫 번째, 우수 과학(Excellent Science: 기초연구, 인력 교류)는 연구자들의 창의적 역량을 극대화하고 유럽의 연구 기반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장려하고, 과학적 발견과 혁신을 지원한다. 약 250억 유로가 편성되어 있으며, 주요 프로그램인 유럽연구위원회(ERC)에 총 예산의 64%, 마리 퀴리 프로그램(Marie Sklodowska-Curie)에 26%가 할당되어 있다.
글로벌 도전과제 및 유럽 산업 경쟁력(Global Challenges and European Industrial Competitiveness: 분야별 공동연구) 분과는 글로벌 문제 해결과 유럽의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주요 분야는 보건·의료, 기후변화 및 에너지, 디지털 산업 및 우주, 식량 및 자원관리이며, 약 535억 유로가 편성돼 있다.
한국은 이 분과에 한정하여 준회원국으로 활동하게 된다. 올해 상반기에 공개 예정인 제2분야 실행 프로그램(Pillar 2 워크 프로그램
‘호라이즌 유럽’ 참여 국가는?
호라이즌 회원국은 독일,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EU 회원국 27개 국가다. 서유럽 10개 국, 북유럽 6개 국, 동부·중부·발칸반도에 11개 국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서유럽권 회원국인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는 연구비 지원, 프로젝트 참여 수에서 선두 국가로 꼽힌다.
독일은 약 31,000건 이상의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된다. 한국과 같은 두 번째 분과(글로벌 도전과제)에 속한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프라운호퍼 연구소, 막스 플랑크협회 등의 기관이 참여 중이다.
이탈리아는 국립연구소, 밀라노 공과대학교를 중심으로 생명공학, 항공우주, 재생에너지 분야 연구를 진행 중이다. 스페인 국가연구회는 기후변화, 지속 가능한 농업, 바이오경제 클러스터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준회원국인 노르웨이와도 활발하게 협력하고 있다.
프랑스는 국립과학연구원과 소르본 대학교가 디지털산업, 항공우주·클러스터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특히 프랑스는 호라이즌 유럽 프로그램 제안 성공률이 24.61%에 달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EU와 협상을 통해 2024년 1월 1일부터 준회원국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주로 친환경 에너지 기술 개발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연구, 의료기술 혁신과 공중보건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한국, 아시아 최초 준회원국 참여.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
EU가 전 세계 국가들과 연구혁신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호라이즌 유럽의 역외 개방을 시작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대부분 회원국들이 미래전략의 일환으로 같은 관점을 공유하면서 뉴질랜드(2023년), 캐나다(2024년), 그리고 한국(2025년)이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으로 가입했다.
2023년 5월 ‘한-EU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 가입을 공식 논의한 양측은 이후로도 EU 연구혁신 집행위원과 내부 절차를 진행해 왔다. 그리고 올해 1월 1일부터 한국은 아시아 지역 최초로 준회원국이며, 호라이즌 유럽의 범위를 아시아로 확장하는 첫 사례가 됐다.
다만, 현재는 과도기적 조치 하에 있게 된다. 과도기적 조치란 양측의 모든 비준 절차가 완료되기 전까지 임시 자격을 부여받는 것인데, 협정 서명이 지연되더라도 준회원국의 모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정식 체결은 비준 과정이 준비되는 대로 연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호혜적 협력이 아닌 회원 자격을 획득한 만큼 재정 분담금 합의, 컨소시엄 구축 등의 내용을 구체화해 협정 문안이 작성될 예정이다.
연구자들은 환호하는 분위기다. 국내 연구자들도 EU 회원국가 동일한 조건으로 연구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2027년까지 EU 연구혁신 예산을 직접 수주할 수 있게 됐다. EU 외 국가는 유럽 예산 활용이 허용되지 않아 국내 연구개발 과제 등을 통해 자체 조달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별도 국내 선정·평가 과정 없이 호라이즌 유럽 과제 선정·평가만으로 호라이즌 유럽 연구비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한국 연구자들도 유럽연합 연구자와 동등하게 총괄기관(Coordinator)이나 주요 참여기관(Participant)으로 활동할 수 있다. 이전에는 제3국 연구자로서 직접 호라이즌 유럽 과제에 참여하지 못하고 다른 회원국 연구자의 초청에 따른 협력 파트너로만 참여할 수 있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 가입은 과학기술 선진국인 유럽과의 연구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의 협력 국가·방식을 다변화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참여는 한국이 미래 과학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도전 과제 해결에 동참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또한, 한국의 연구기관과 기업은 유럽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결합해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국제 과학기술 무대에서 더 큰 존재감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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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5-01-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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