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기술도 지속가능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할 때다. 지금까지 숨 가쁘게 발전해 온 기술이 모두의 공생과 지속 가능한 미래에 방향성을 두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초, 가트너(Gartner)가 발표한 ‘2023년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전략 기술 트렌드’를 보면 이런 흐름이 포착된다. 이미 지속 가능한 기술의 인프라 구축을 시작으로 다양한 영역의 기술들이 친환경 트렌드를 선도해오고 있지만, 이번에 가트너가 모든 전략 기술 트렌드를 관통하는 주제로서 ‘지속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것은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는 신호이며, 기업들 역시 이 같은 전략 방향에 동참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기술 선도국으로 진입한 우리나라도 이런 기조를 일부 반영하거나 내지는 방향 설정에 참고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예방의학, ICT 융합기술로 시작한 2022년
미래유망기술은 가까운 미래에 글로벌 사회, 경제에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될 혁신기술을 말한다. 매년 국내외 연구기관이 ‘미래유망기술’을 선정해 발표하는데, 이를 통해 미래사회 변화를 예측할 수 있고 전략과 연구, 사업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2022년, 올해 세계가 주목한 미래유망기술은 지구환경과 바이오, 그리고 디지털 전환으로 압축된다. 기술 동향이 말해주듯 세계의 관심은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고, 사회와 산업에 대한 디지털 전환, 인류 건강에 집중되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정보통신기획평가원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과 글로벌 이슈를 다루는 세계경제포럼, 가트너의 사례를 종합해보면 그렇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올해 초 ‘13대 지구 ICT 미래유망기술’을 발표했다. 글로벌 메가트렌드 분석을 통해 우주, 대기, 지상, 해양, 지하 공간에서 삶을 영위하는 미래인류의 잠재이슈를 발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ICT 기술 13개를 도출한 결과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향후 10년을 좌우하게 될 핵심 트렌드로 탄소중립 시대를 선정하고,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에 기여할 수 있는 10대 기술을 선정해 발표했다. 최종 선정된 대표적인 기술은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전환 기술, 바이오 기반 생산기술, 탄소저감형 고로-전로 공기술, 청정수소 생산기술, 초대형 해상풍력 시스템 등으로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사회와 산업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10대 유망기술을 선정해 매년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를 해왔다. 지난해에 WEF는 지구환경, 바이오, 인류건강에 중점을 둔 기술을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세부 기술로는 탈탄소화 기술, 자가 비료 식물, 질병 진단 호흡 센서, 개인주문형 의약품, 무선 에너지, 노화 질병 표적 치료법, 녹색 암모니아, 3D 프린팅 주택, 우주 사물인터넷 등이 그것.
미국의 IT 시장조사 및 민간 컨설팅 기업인 가트너(Gartner)는 IT에 분야의 트렌드를 선정하여 발표하는데, 매년 선정 개수가 상이하다가 올해는 12개 기술을 선정·발표했다. 2022년에 선정된 12개 기술은 성장 가속, 변화 형성, 신뢰 구축 등 세 가지 주제로 압축된다. 먼저 성장가속 부문에는 제너레이티브 AI, 오토노믹 시스템, 통합경험, 분산형 엔터프라이즈 기술이 포함돼 있다. 변화형성 부문에는 컴포저블 애플리케이션, 의사결정 지능, 초자동화, 인공지능 엔지니어링이, 그리고 신뢰구축 부문에는 데이터 패브릭, 사이버보안 메시, 프라이버시 강화 컴퓨테이션, 클라우드 네이티브 플랫폼 기술이 선정됐다.
2023년, 어떤 기술로 우리의 미래를 준비할까
내년도 전략기술 트렌드를 발 빠르게 준비한 가트너는 ‘지속가능성’을 2023년 모든 전략 기술 트렌드를 관통하는 주제로 선정했다. 발표문에 따르면 최근의 투자자들은 기업의 수익과 매출 다음으로 ‘환경 및 사회적 변화’를 중요한 목표로 삼는다고 분석했다. 이런 인식이 확산되는 것은 기업이 지속가능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 ESG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혁신적 솔루션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전 세계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과 올해 CES에서 지속가능한 기술이 크게 주목을 받았고, 기술 업계에서도 큰 화두로 등장했다. 더불어 이제는 이것을 단일 기술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조직의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때문에 가트너가 선정한 2023년 주목해야 할 전략기술이 바로 기업과 소비자의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매개,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가트너의 특임 애널리스트인 프란시스 카라모지스(Frances Karamouzis)의 말을 인용하면 “세계적인 위기와 혼란스러운 경제 상황에서 기업의 CIO와 IT임원은 비용절감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효율적인 운영을 추구하면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가트너는 최적화(Optimize), 확장(Scale), 개척(Pioneer)을 테마로 10개의 전략기술을 선정·발표했다.
먼저 최적화(Optimize) 테마에 들어가는 기술은 ▲디지털 면역 시스템 ▲관찰 가능성 응용 ▲AI신뢰, 리스크 및 보안관리 등이다. 이들 기술은 기업의 안정성과 보안, 신뢰를 보장하기 위한 역량을 강화하는 기술로 적합하다.
확장(Scale) 테마에는 ▲산업 클라우드 플랫폼 ▲플랫폼 엔지니어링 ▲무선가치실현 기술이 포함됐다. 가트너는 2027년까지 기업의 50% 이상이 산업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해 비즈니스 이니셔티브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즉 이제 네트워크는 개인-기업, 기업-기업을 이어주는 것 이상의 역할을 통해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비즈니스의 핵심 자원이 될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개척(Pioneer) 테마에 들어가는 기술은 ▲메타버스 ▲슈퍼앱 ▲적응형 AI 등이다. 여전히 메타버스와 AI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것을 반영하지만, 이것이 보다 구체화된 양상으로 나타날 것을 전망한다. 대표적으로 적응형 AI는 실시간 피드백을 통해 외부 변화에 대응할 수 있으며 기업의 목표에 최적화된 업무를 모듈을 제공한다. 또한 메타버스는 NFT를 통해 자체적 가상 경제 구조를 갖추게 될 것이며, 디지털 트윈의 조합으로 효용성을 높일 것으로 예측한다.
앞으로 속속 발표될 미래유망기술은 어떤 목표를 지향할지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술이 환경과 미래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지속가능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발전해야 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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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2-11-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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