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9일 ‘6차 평가 보고서(AR6) 제1 실무그룹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구 온도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는 내용이다. 3년 전 IPCC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경우 2050년에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도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는 당시 예측 시점보다 최대 12년 앞당겨진 시점에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 폭염 등 극한 고온 현상이 이 기간에 산업화 이전보다 8.6배 늘어날 것이라며,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남극 등 지구 전역에서 최고 기온 갱신
보고서의 비관적인 내용이 공개된 후 사람들의 관심은 온도 상승과 기후변화 사이의 연관성에 쏠리고 있다.
최근 지구촌에 이어지고 있는 폭염, 이에 따른 산불, 또 다른 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홍수 등 극심한 기상이변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주요 언론들은 기온 상승이 어떤 과정을 거쳐 기상이변을 일으키고 있는지 그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 북미를 비롯 세계 곳곳에서 지속되고 있는 뜨거운 폭염이 대표적인 경우다. ‘BBC’는 영국 기상청 최근 데이터를 인용, 열돔 현상(heat dome)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뜨거운 열기가 야구장의 돔처럼 특정 지역 대기를 감싸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서부 캐나다와 미국의 기록적인 폭염은 이 열돔 현상에 의해 더 길고 더 강렬해졌다는 것. 수 주 전 평년보다 높은 해수 온도로 인해 태평양 폭풍(Pacific storm)이 하늘 위의 공기흐름인 제트기류를 방해했다.
그 결과 모든 흐름이 급격히 느려지고 고기압 지역에서는 뜨거운 공기가 아래로 밀려 내려와 제자리에 갇히면서 온도가 급격히 치솟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캐나다 서부 리턴(Lytton)의 기온은 섭씨 49.6도로 이전 기록보다 5도나 상승했다.
‘세계 기상 원인 분석(WWA)’ (World Weather Attribution)‘ 네트워크에 따르면 이러한 강렬한 폭염은 기후변화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북극의 더 높은 온도로 인해 제트기류가 느려지면서 열돔 현상을 가속화한다는 이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이례적인 더위는 북미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러시아에서는 기온이 1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북아일랜드는 같은 주에서 세 번이나 기록을 갱신했으며 남극 대륙 역시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고 있는 중이다.
극단적 가뭄‧홍수‧폭풍 등에 대비해야
문제는 폭염이 더 강해지고 길어질수록 가뭄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 곳곳에서 폭염이 이어지면 비가 적게 내리게 되고 그 결과 지상의 수분이 고갈돼 지하수 량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지면이 가열되면서 더 강렬한 열을 발생시키고, 그 위에 있는 공기가 더워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그 결과 과거에 볼 수 없었던 극도의(extreme) 예외적인(exceptional) 가뭄이 지금 현실이 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산불은 땅과 그곳에 사는 식물들로부터 점점 더 많은 수분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건조한 상황은 또 다른 산불을 불러오면서 놀라운 속도로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양상은 산불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면서 ‘적란운( pyrocumulonimbus clouds)’을 형성하며 자체적인 기상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구름으로 인해 더 많은 번개가 치고 더 많은 불을 지피고 있다.
실제로 지난 수십 년 동안 대규모 산불 빈도는 계속해 늘어나고 있었다. 연구그룹인 클라이메이트 센트럴(Climate Central)에 따르면 미 서부 40 제곱킬로미터 이상 지역에서 산불 빈도가 1970년 대비 7배 이상 늘어났다.
한편 지구 다른 곳에서는 더 많은 수분을 떨어드리는 극심한 강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IPCC 보고서는 계절풍에 따름 몬순(monsoon) 폭우가 향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서아프리카 등에서 향후 수년 동안 파괴적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허리케인과 태풍 사이클론이 더욱 강력해지고 최고 풍속이 증가하면서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해안 범람이 더욱 광범위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는 해안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극심한 피해를 의미한다.
올 여름은 세계적으로 지구 대기 속에 응축돼 있던 열이 한꺼번에 분출한 해로 기록되고 있다. 고르지 않게 축적돼 있던 에너지가 극단적으로 폭발하면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기상이변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지 않으면 앞으로 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파괴적인 주기가 계속되지 않도록 능동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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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08-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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