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이 없는 도쿄 올림픽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초 코로나19 감염자 수 증가와 델타 변이 확산에 대응해 국가비상령을 발령하면서 현재 대부분의 올림픽 경기를 무관중 원칙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최근 전문가들을 인용해 “무관중 경기는 선수들에게 예상치 못한 압박감을 줄 수 있다”며 “이번 도쿄 올림픽은 관중이 선수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실질적인 과학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실제 2016 리우 올림픽에서 4관왕을 차지했던 미국의 인기 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는 이번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서 기권을 선언했다. 바일스 선수는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며 “관중이 없다는 점을 비롯해 많은 변수에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인터뷰했다.
전문가들은 관중이 없는 상황으로 인해 선수들이 경기력을 100%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는 ‘사회적 촉진’이라는 심리 개념에 근거를 두고 있다. 혼자 있을 때에 비해 다른 사람들이 곁에 있을 때 성과가 더 좋아진다는 이론이다. 최정상의 선수들은 관중들이 있을 때 더 좋은 경기를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스포츠 심리학자들의 분석이다.
영국의 운동 심리학 전문가인 루이스 번은 “도쿄올림픽에서 선수들은 전에 없던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선수들은 불확실성 속에서 정신적인 긴장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머레이주립대의 다니엘 완 교수는 “관객이 부족하면 이전처럼 높은 수준의 경기를 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이번 올림픽에서는 기록이 많이 나오지 않을 수 있고 선수들 간 최고 성적과 최저 성적의 차이가 다른 올림픽에 비해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선수들이 이미 많은 관중을 가정하고 훈련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관중이 없는 것이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오하이오주립대 육상팀의 수석 스포츠 심리학자이자 체조선수였던 제이미 홀은 “운동선수들은 특정한 행동이나 동작을 수행하는 것을 시각화하면서 훈련하는 경우가 있다”며 “가장 효과적으로 시각화하기 위해 실제 경기의 조건을 가능한 가깝게 시뮬레이션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도쿄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다수의 관중이 있는 것을 가정하고 훈련했을 것이고, 이에 따라 빈 경기장은 선수들의 경기력에 측정 가능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관중의 유무는 매체를 통해 경기를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도쿄올림픽 시청자들도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만족도가 낮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다니엘 완 교수는 “경기 중계 시 관중석을 비추는 것은 시청자들이 관중들과 함께 응원하고 있다는 심리적인 느낌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영향을 감안해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무관중 경기를 중계하면서 축구 게임 ‘FIFA 20’에서 나오는 관중 소음을 더해 보완한 바 있다. 또 대만 야구팀과 독일 축구팀은 마분지로 만든 소품으로 관중석을 채우기도 했다.
- 황지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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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08-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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