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 과학정책
  • 과학기술
과학기술
김준래 객원기자
2018-11-05

한라산 습지 보호지, '숨은물뱅듸' 멸종위기종 동물 서식 확인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숨은물뱅듸’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이 말은 제주도 방언이다. 뱅듸는 ‘높고 평평하며, 풀만 우거진 거친 들’이라는 의미인데, ‘숨은물뱅듸’는 제주시 애월읍 삼형제오름 부근에 위치한 습지보호지역의 이름이다.

숨은물뱅듸 습지보호지역의 경관
숨은물뱅듸 습지보호지역의 경관 ⓒ 국립환경과학원

해발 980m에 위치한 숨은물뱅듸를 학계에서는 매우 드문 형태의 산지습지로 평가하고 있다. 물이 잘 빠지는 화산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습지 조성이 어렵기 때문. 특히 오름으로 둘러싸인 곳인데도 웅덩이 형태를 이루고 있어 전문가들로부터 주요 연구대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두 번째 고층습원형 습지로 밝혀져

국립환경과학원은 최근 숨은물뱅듸 지역을 정밀 조사한 결과, ‘고층습원형’ 습지를 대표하는 물이끼 군락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4종을 포함하여 총 528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점도 발견했다.

이번 정밀 조사는 습지보전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숨은물뱅듸가 지난 2015년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국가차원으로는 처음 실시된 것이다.

습지에 대한 조사 분야는 크게 지형과 생물로 구분하여 진행됐다. 지형 분야로는 지질이나 퇴적물 등이 조사 대상이 되었고, 생물 분야에는 식물을 포함하여 조류와 포유류, 그리고 곤충 및 파충류 등 총 10개 항목이 포함되었다.

현장조사에 참여한 국립환경과학원의 관계자는 “조사 결과 숨은물뱅듸에서 고층습원의 특징을 대표하는 물이끼 군락이 확인됐다”라고 설명하며 “이로써 숨은음물뱅듸는 강원도 인제의 대암산 용늪에 이어 두 번째로 물이끼 군락이 분포하는 우리나라 고층습원 습지로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고층습원형 습지를 대표하는 물이끼군락
고층습원형 습지를 대표하는 물이끼군락 ⓒ 국립환경과학원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지습지는 저층습원이다. 영양이 풍부한 토양환경을 바탕으로 갈대와 부들, 그리고 창포, 버드나무, 오리나무 같은 식물군이 주로 생육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반면에 고층습원은 습도가 높은 냉대지역의 저지대나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주로 생성된다. 고지대여서 물이 고여 있기가 어렵기 때문에 주요수원을 강우나 안개에 의존한다.

고층습원의 토양은 저층습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산성이자 비옥하지 못한 영양 상태를 보인다. 주변 식물군으로는 물이끼와 자주땅귀개, 솔비나무 등이 주로 분포한다.

따라서 고층습원은 우리나라 같은 온대지방에서는 드문 습지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인제에 있는 해발 1380m의 대암산 용늪이 유일한 고층습원의 특징을 지닌 습지로 알려져 있었다.

모델이 되는 습지로서 기준자료 활용 가능

숨은물뱅듸 물웅덩이는 주변에 있는 세 개의 오름, 즉 삼형제오름과 노르오름, 그리고 살핀오름에서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받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같은 숨은물뱅듸의 웅덩이는 식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야생 동물에게도 지속적으로 물을 제공하는 환경을 조성해준다. 따라서 주변생태계를 보전하고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번 정밀 조사에서 나타난 생물종은 총 528종으로서 대표적으로는 식물 291종과 조류 33종, 포유류 6종 등이 있다. 특히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분류되어 있는 Ⅰ급의 매와 Ⅱ급인 자주땅귀개, 긴꼬리딱새, 애기뿔소똥구리 등을 발견한 것은 이번 조사의 최대 수확이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숨은물뱅듸에 존재하는 특이 서식처인 물웅덩이에 대해 좀 더 세분화된 정밀조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이번 정밀조사 결과는 개별 습지보호지역에 대한 보전 계획 및 습지 관리정책 수립 등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숨은물뱅듸 습지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솔비나무와 긴꼬리딱새 ⓒ 국립환경과학원
숨은물뱅듸 습지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솔비나무와 긴꼬리딱새 ⓒ 국립환경과학원

다음은 이번 조사의 정책지원 업무를 담당한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의 박해철 사무관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숨은물뱅듸 습지보호지역이 희귀한 습지인 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숨은물뱅듸는 한라산 산정에서 7.5km 떨어진 표고 980m에 위치하며, 오름으로 둘러싸인 분지형의 산지습지다. 이곳은 화산암이 분포하는 지역으로서 투수성이 높고 습지가 형성되기 어려운 지형이지만, 특이하게도 점토의 구성비가 90%를 넘는 퇴적층이 형성되어 있어 불투층을 형성하고 있다. 형성되기 어려운 환경임에도 형성된 점이 희귀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 현재 국내 습지보호지역 유형별 개수 및 분포위치는?

2017년 11월을 기준으로 습지보호지역은 총 44개소이고 그 중 환경부 지정 습지보호지역은 총 24개소로 이루어져 있다. 환경부 지정 습지보호지역의 유형들은 산지형 14개소와 하천형 7개소, 그리고 호소형과 인공습지 유형이 각각 2개소와 1개소로 구성되어 있다.

- 이번에 확보한 정밀조사 결과는 앞으로 어떻게 활용되는지 궁금하다

5년마다 실시하는 정밀조사 자료는 생태계 변화에 대한 분석 및 개별 습지보호지역에 대한 보전관리계획 수립 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숨은물뱅듸는 원형(proto type)의 습지이기 때문에, 앞으로 습지복원을 위한 기준자료로도 많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8-11-05 ⓒ ScienceTimes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