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Big Bang) 후 10억년이 안 된 초기 우주에서 별이 빠르게 형성되는 초대질량 '붉은 괴물'(Red Monsters) 은하 3개가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는 현 은하 형성 이론에 어긋나는 것으로 초기 우주에서 은하들이 예상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별을 형성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스위스 제네바대(UNIGE)와 영국 배스대 등 국제 연구팀은 14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의 빅뱅 후 10억년 이내 초기 우주 관측 데이터에서 먼지가 많아 붉게 빛나는 초대질량 은하 3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먼지 함량이 높은 이들 은하는 JWST 이미지에서 뚜렷한 붉은 색으로 보여 '붉은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이들 은하의 별 형성 속도는 같은 시대의 질량이 작은 은하나 이후의 일반적인 은하보다 거의 두 배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 제1 저자 겸 교신저자인 제네바대 멍위안 샤오 박사는 "이 결과는 우주 초기 은하가 매우 높은 효율로 별을 형성할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며 "이를 더 깊이 연구하면 우주 초기에 대한 새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JWST가 근적외선 카메라/그리즘(NIRCam/grims) 장치로 우주 역사 초기 10억년 이내 영역의 방출선 은하(ELG)를 54시간 동안 관측(JWST FRESCO)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방출선 은하는 젊은 별에서 나오는 빛이 특정 파장에서 밝은 선으로 나타나는 은하로, 방출선을 정밀 분석하면 은하까지 거리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그 안에 포함된 별들의 양과 나이 등을 측정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이전 관측에서는 아무것도 포착되지 않은 영역에서 먼지에 가려져 붉게 빛나는 초대질량 은하 3개가 발견됐으며, 각 은하는 별의 질량이 우리은하와 비슷할 정도로 거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공동 저자인 영국 배스대 스테인 와이츠 교수는 "(초기 우주에서) 이렇게 거대한 괴물들이 발견된 것은 흥미로운 수수께끼를 준다"며 "은하의 진화에서는 가스가 별이 되는 속도를 제한하는 많은 요인이 있는데 이들은 이런 장애를 대부분 피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 은하 형성 이론에 따르면 암흑물질의 영향으로 가스가 중력으로 결합한 구조에 포획되면서 가스의 최대 20%가 별로 전환되는데, 발견된 붉은 괴물 은하들은 이론보다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발견은 표준 우주론과 충돌하지는 않지만 은하 형성 이론, 특히 초기 우주에 '너무 거대한 은하가 너무 많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JWST와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대형 전파망원경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집합체'(ALMA)를 이용한 추가 관측을 통해 이들 초대질량 붉은 괴물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Mengyuan Xiao et al., 'Accelerated formation of ultra-massive galaxies in the first billion year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80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