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발전이 데이터센터 내 엄청난 양의 전력 소모를 수반하는 등 디지털 기술 발달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협하는 딜레마 속에서 '기후기술(기후테크)'이 주목받고 있다.
기후기술이란 소프트웨어 등 디지털 기술 혁신을 통해 저전력화와 탄소 중립에 기여하는 기술로, 주요국에서 이미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의 투자와 관심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19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소프트웨어로 탄소중립을 지원하는 기후 기술·기업 사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데이터 분석 결과 글로벌 기후기술 산업 규모는 2016년 169억 달러(약 23조3천억원)에서 2032년 1천480억 달러(약 204조4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AI 연산의 핵심을 차지하는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 소모량은 2022년 기준 460테라와트시(TWh)로, 프랑스(425TWh), 독일(490TWh)의 국가 연간 전력 소모량에 버금갔다. 2026년에는 620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저전력 데이터센터 가동 기술이 발전하지 않으면 1050TWh까지 폭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 저전력화가 AI 기술 개발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데이터센터의 효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2022년 기준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효율 지수(PUE) 평균은 1.76(1에 가까울수록 고효율)으로 국제 평균 1.55를 웃돈다.
연구소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AI, 빅데이터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탄소중립이 필요하다"며 "이는 AI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 저전력화, 친환경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으로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탄소 배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공급업체에 2030년까지 100% 무탄소 전기를 사용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히는 등 탄소 절감이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상황에서 정부도 디지털 탄소 중립을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하는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데이터센터·기지국 저전력화 기술 확보와 디지털 기반 탄소회계 역량 강화에 올해 53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디지털 생태계 자체의 에너지 효율화를 추진하는 한편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산업계 전반의 에너지 효율화 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과기정통부는 4월 말 이종호 장관이 이동통신사, 통신장비사 등과 '기지국 저전력화'를 주제로 '제1차 디지털 탄소중립 민관협의회'를 연 데 이어 8월 말, 9월 초 2차 민간협의회 회의를 열기로 계획했다.
다음 회의 주제는 데이터센터 저전력화로 데이터센터 서버의 에너지 효율 확인제를 도입하고 있는 해외 사례 도입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4-06-24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