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조상이 원숭이와 비슷한 동물로 진화할 무렵인 3천만 년 전 수풀이 우거져 있던 아프리카 이집트 지역을 누빈 새로운 종의 포유류 최상위 육식 동물 화석이 발견됐다.
이집트 만수라대·카이로 아메리칸대 헤샴 살람 교수팀은 18일 '척추동물 고생물학 저널'(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에서 카이로 서부 파이윰 저지대(Fayum Depression)에서 발견된 두개골 화석이 3천만 년 전 최상위 육식동물인 하이에노돈(Hyaenodont)에 속하는 신종 동물의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표범 크기의 이 동물은 날카로운 이빨과 강력한 턱 근육을 가지고 있어 무는 힘이 매우 강력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원숭이와 비슷한 인류의 조상이 진화할 당시 모든 육식 동물의 최상위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파이윰 저지대의 3천만 년 전 암석층에서 발견된 이 동물을 고양이 머리를 가진 고대 이집트 여신 바스테트(Bastet)의 이름을 따 '바스테토돈'(Bastetodon)으로 명명했다. '-오돈'(-odon)은 '이빨'을 의미하는 말로 고양이 같은 주둥이와 무시무시한 이빨을 상징한다.
바스테토돈은 멸종된 육식 포유류 그룹인 하이에노돈(Hyaenodont)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이에노돈은 공룡 멸종 400만년 뒤인 6천200만년 전 출현한 아프리카 최초의 육식 포유류로 사자 호랑이 등 대형 고양잇과 동물이나 현재의 하이에나와도 관련이 없으며 약 900만년 전 멸종했다.
바스테토돈은 지금은 사막이 된 아프리카의 울창한 숲에서 초기 영장류와 하마, 코끼리, 바위너구리(hyrax) 등을 잡아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스테토돈 등 하이에노돈 육식 동물은 아프리카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아시아, 유럽, 인도, 북미 등으로 퍼져나갔고, 이들 중 일부는 1천800만 년 전 지구상에서 가장 큰 포유류 육식 동물로 군림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지구 기후 대격변과 아프리카 지각 변화로 환경과 먹이가 변하면서 하이에노돈은 다양성이 줄어들고 결국 멸종했으며 인류의 영장류 조상들은 현대 고양잇과 동물과 개, 하이에나 등의 친척들과 마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바스테토돈 두개골은 아프리카 포유류 진화에서 1천500만년 간의 시간대를 담고 있는 파이윰 저지대가 어떻게 에오세(Eocene) 지구 온난화에서 올리고세(Oligocene) 냉각기로 전환돼 현재에 이르렀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논문 제1 저자인 쇼루크 알-아슈카르 연구원(박사과정)은 "바스테토돈 발견은 하이에노돈의 다양성과 진화, 전 세계 분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성과"라며 "고대 포식자와 환경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시간과 대륙에 걸쳐 밝혀내는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 Shorouq Al-Ashqar et al., 'Cranial anatomy of the hypercarnivore Bastetodon syrtos gen. nov. (Hyaenodonta, Hyainailourinae) and a reevaluation of Pterodon in Africa', https://tandfonline.com/doi/full/10.1080/02724634.2024.2442472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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