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동부 지역을 강타한 폭우, 댐을 무너뜨리다
8월 말, 폭우가 수단 동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포트수단(Port Sudan)시의 아르바트 댐이 붕괴되었다. 아르바트 댐은 포트수단시의 주요 수원으로, 지역 주민들의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었다. 아르바트 댐 붕괴 사고로 약 20개의 마을이 순식간에 물에 잠겼고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최소 30명에 이른다. 또한, 수만 명의 주민들이 긴급 구호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 처했다.
수단 수자원부 관계자는 폭우로 인해 댐의 수위가 급격히 상승했고, 노후화된 시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붕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전기와 상수도 시설 또한 파괴되었다고 덧붙였다.
댐 붕괴로 인한 직접적인 인명 피해 외에 광범위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50,000명의 주민들이 식수, 식량, 거처 등을 긴급히 필요로 하고 있으며 위생 시설의 파괴로 전염병 확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수단 적십자사 관계자는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깨끗한 식수와 임시 거처의 제공이라고 밝히며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들의 건강 상태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한 농경지가 물에 잠겨 장기적인 식량 부족 문제도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구호 활동의 어려움
이번 사고로 수단에는 국제사회의 신속한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수단 정부는 자체적으로 긴급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현재 내전 상태인 수단은 정부군과 반군 간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어 구호물자의 운송과 분배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번 댐 붕괴 사고는 수단이 직면한 여러 문제들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 오랜 내전과 경제 위기로 기본적인 인프라 유지 보수조차 어려운 것이 현 수단의 상황이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대변인은 위와 같은 수단의 현 상황으로 인해 국제 구호 단체들의 활동이 크게 제한되고 있다고 밝히며, 안전 보장 없이는 효과적인 구호 활동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수단의 만성적인 문제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수단에서는 매일 최소 100명이 기아로 사망하고 있으며, 30% 이상의 어린이들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고 한다. 또한,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수단 경제학자인 압둘라 알-라만은 “이번 사고는 수단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주장하며, “노후화된 인프라, 부족한 재정, 그리고 지속되는 정치적 불안정이 이러한 참사를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국제사회는 신속한 지원을 약속했다. 유엔은 긴급 구호 기금 1,000만 달러를 즉시 투입하기로 결정했으며 이 외 여러 국가들도 구호물자와 의료진 파견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300만 유로의 긴급 지원금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미국 국제개발처(USAID)도 식량과 의약품 등 500만 달러 상당의 구호물자를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단기적인 지원만으로는 수단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국제 개발 전문가인 사라 존슨은 “수단에는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개발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인프라 개선, 정치적 안정, 그리고 경제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 변화와의 연관성?
충격적인 점은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기후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한다는 점이다. 수단은 최근 몇 년간 극단적인 기후 현상을 겪고 있으며, 이번 폭우도 그 연장선상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학자인 모하메드 하산은 “수단을 포함한 아프리카 대륙이 기후 변화의 최전선에 있다”고 주장하며 “앞으로 이러한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더 빈번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재난 대비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인다.
수단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
수단 정부는 이번 사고의 수습과 함께 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수단 총리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국가적 역량을 동원해 피해 복구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며 앞으로 이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전국의 댐과 수리 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단의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수단 정부의 약속이 실현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단 정치 분석가인 아흐메드 유수프는 “정부의 의지는 환영할 만하지만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수단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구호 활동을 넘어선 종합적이고 지속 가능한 접근이 필요하다. 수단 정부 역시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인프라 개선, 정치적 안정, 경제 발전, 그리고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4-09-03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