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가 멸종 위기라니?
육상 동물 중 가장 무겁고 큰 덩치를 자랑하는 코끼리는 나무를 뿌리째 뽑을 정도로 힘이 세다. 흥미롭게도 ‘싸움 서열 1위’를 자랑하는 코끼리는 큰 덩치와는 다르게 매우 세심한 동물이다. 덩치가 크지만 땅에 떨어진 콩알마저도 잡을 수 있는 집중력이 있으며, 땀샘이 없어 물 없이 이틀 정도가 지나면 위험 증세가 나타난다. 이처럼 환경 변화에 취약한 코끼리는 주로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그리고 남, 동남아시아 등에 걸쳐 서식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는 어마어마하게 넓은 땅 아래 야생 보전 지역도 매우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생 동물의 개체 수 역시 다른 지역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을 만큼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최근 아프리카의 코끼리는 석유 및 미네랄 추출로 인해 서식지를 잃고, 수많은 불법 밀렵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아프리카코끼리 멸종 위기의 등급 역시 최근 ‘위급’으로 격상되었다. 덩치 큰 동물들의 위기는 코끼리뿐만이 아니다.
아프리카 및 남아시아 등지(전 세계 코뿔소의 80%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서식 중)에서 코끼리 다음으로 큰 대형 육상동물인 코뿔소 역시 자바코뿔소, 검은코뿔소, 수마트라코뿔소 등 3종이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인도코뿔소와 흰코뿔소도 멸종 위기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상태로 평가받고 있다.
육상 동물 밀렵을 막기 위한 노력
코끼리와 코뿔소 등의 불법 밀렵은 이들이 몸에 지니고 있는 진귀한 것, 바로 ‘상아’와 ‘뿔’ 때문이다. 코끼리의 상아는 플라스틱의 도입 전에 당구공, 피아노 키, 장식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 두루 이용되었으며, 최근에도 고급 장식품에 사용되며 높은 가치를 ‘불법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상아가 작은 수컷 코끼리들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코뿔소 뿔 역시 아시아, 특히 베트남과 중국에서 높은 수요를 자랑하고 있다. 코뿔소 뿔은 전통 의학에서 치료제로 여겨지기도 한다.

한 언론에 따르면 2023년 남아공에서만 500마리의 코뿔소가 사살되었으며 이는 2022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0%가 넘게 증가한 수치이다. 이에 야생동물의 밀렵 및 불법 포획을 막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이미 수십 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다. 밀렵꾼들의 불법 밀렵을 막기 위해서 지역 사회는 주변 울타리에 일정한 간격으로 표지판을 게시하고,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도 광범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대형 육상 초식 동물의 급감이 위험한 이유
코끼리 등 대형 육상 초식 동물의 급감은 실제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코끼리와 코뿔소는 ‘덩치에 맞지 않게’ 풀을 뜯어 먹는데, 이러한 섭식 행위는 빽빽한 초목을 헤집어서 씨앗을 뿌릴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이들은 ‘덩치답게’ 어마어마한 배설물을 배출하는데, 이는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준다. 따라서 이들은 자연 및 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다.

생태계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다면 위 피해는 고스란히 인간에게 돌아오게 된다. 먹이를 찾는데 실패한 야생동물들은 결국 인간의 터전에 침범하고 공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WWF를 비롯한 많은 (비)영리 단체들은 코끼리, 코뿔소의 밀렵과 불법 포획을 감시하는 훈련을 실시하는 한편, 코끼리 상아 수요 줄이기 캠페인, 코끼리와 코뿔소 서식지 보전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리소토프 프로젝트, 코뿔소를 살릴 수 있을까?
최근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연구원들은 코뿔소 뿔에 방사능 칩을 주입하여 위기에 처한 야생 동물의 밀렵과 불법 거래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리소토프 프로젝트(rhisotope)라고 불리는 해당 시범 사업은 남아프리카 위트워터스랜드 대학의 방사선 및 보건 물리학 연구자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해당 프로젝트는 지역사회 및 교육 지원 프로젝트에 중점을 둔 강력한 자선사업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과학자들은 2024년 6월 25일 남아프리카 코뿔소 보육원에서 살아있는 코뿔소의 뿔에 방사능 칩 두 개를 주입했는데, 이들은 밀렵을 막기 위해 주사를 맞을 예정이었던 20마리 중 첫 번째 코뿔소이다. 이에 코뿔소 보육원의 한 보호 활동가는 지금까지 들어본 것 중 가장 좋은 아이디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코뿔소의 뿔에 삽입된 방사능 칩은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해당 칩은 국경 통제 지점에서 방사능 탐지기를 작동시켜 밀렵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당국에 경고하는 한편, 코뿔소 뿔 및 코끼리 상아처럼 인간이 불법으로 밀렵하는 물질들에 유독물을 투입하여 불법 시장에서 그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함이다.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투입된 방사능이 동물 자체나 주변에 피해를 주면 안 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방사능 선량이 경보를 울릴 정도로 강하면서도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한다. 연구진은 신중하게 측정된 양의 방사성 물질을 동물의 뿔에 삽입하는데, 치료 전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적절한 양을 결정한 다음 피폭 조건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세심하게 제작된 코뿔소 머리의 실물 크기 모형을 대상으로 실험실에서 측정한다. 이를 통해서 해당 방사능이 코뿔소의 뿔에 주입되었을 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알 수 있다고 한다.
방사능 치료를 받은 코뿔소는 표식을 남기게 되며, 해당 방사능의 불법 추출을 시도하려면 이론적으로는 수천 달러 상당의 장비와 실험실이 필요하다고 한다. 연구진들은 이러한 실험실을 통해서 추출된 방사능 양은 비용과 노력 가치가 전혀 없음을 강조하지만 불법으로 방사성 물질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추가적인 법적 처벌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연구진들에 따르면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주변 지역의 동물에 대한 연구로 방사능은 동물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해당 프로젝트에서 고려 중인 선량 수준은 지구의 자연 방사성 원소와 우주(지구 대기권 밖에서 발생하는 우주 방사선)에서 발생하는 배경 방사선에 의해 사람들이 노출되는 것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한, 5년마다 맞아야 하는 이 주사는 코뿔소에게 통증을 유발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연구진들은 동물이 피해 받지 않도록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연구 결과 어떤 동물이라도 방사능으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죽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프로젝트는 즉시 중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동물을 구조하기 위함인데, 이로 인해서 동물이 생존하고 번식하지 못한다면 동물 보호라는 프로젝트의 목표에 실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4-07-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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