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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계 상승 온도 1.5도, 벌써 깨지고 있다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훨씬 더 높은 기온이 장기간 지속된 것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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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예정인 2023 - 2024

유럽연합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 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가 지난 2월 초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지구 기온이 2023년 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지난 12개월 동안 1.52°C 상승하며 ‘국제적으로 합의된 온난화 임계치’인 1.5°C 이상으로 상승했다고 한다. 위 기후 변화는 기본적인 지구 온난화 현상에 자연적인 엘니뇨 현상이 더해져서 유발된 것으로 파악되며 이로 인해 2023년은 10만 년 만에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 1월까지 8개월 연속으로 가장 따뜻한 기온을 기록한 달이 계속되었으며, 지난 2024년 1월 역시 30년간의 1월 평균 기온보다 섭씨 0.7℃ 높은 13.14℃로 기록되어 1850년부터 현재까지 최근 가장 따뜻한 1월을 기록하고 있다.

북위 60도부터 남위 60도까지의 평균 온도. 지난 2024년 1월 역시 30년간 1월 평균 기온 중 가장 높은 1월을 기록 했다. © ERA5, C3S, BBC

특히 지구가 1년 내내 1.5 ℃ 이상 데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계속해서 언급되는  ‘1.5 ℃’는 기후 운동가 및 세계 각국 지도자들에게 상당히 친숙한 숫자이다. 2015년에 파리에서 열린 COP 회의에서 결정된 ‘1.5 ℃’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지구의 온도를 최소한으로 하여, 지구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기 전까지로 약속한 수치이다. 2018년 유엔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 해수면 상승, 야생동물 손실 등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은 1.5℃보다 2℃의 온난화에서 훨씬 더 크다고 한다. 따라서 1.5℃는 지구를 큰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 줄 최소 온도 상승 수치인 셈이다.

화석 연료의 사용은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 Getty Images

지난해 발생한 지구 온도 1.52 ℃ 상승은 단기적인 상승일 수 있기에, 파리 협정을 당장 파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대로 상승 온도가 계속된다면 파리 협정의 목표는 그대로 무너질 공산이 매우 크다.

 

해수면도 사상 최고 평균 기온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의 해수면도 사상 최고 평균 기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기후 기록의 광범위한 특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이다. 과학자들은 기온이 정확히 얼마나 상승했는지에 대해 조금씩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지만, 현대에 접어들고 이에 대한 기록이 시작된 이래로 전 세계가 가장 따뜻한 시기에 도달한 것과 앞으로 이 상황이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산불이나 가뭄 등 자연 재해를 더욱 극심하게 만들고 있다. © Getty Images

유엔기후기구의 전 의장인 밥 왓슨 경(Sir Robert Watson)은 BBC 라디오 4의 투데이 프로그램에서 이에 대해 언급하며, 이는 허용 가능한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올해 단 1.5℃ 상승으로 전 세계에서 홍수, 가뭄, 폭염,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대신했다.

지구를 지켜야 한다. © Getty Images

영국의 경우 이러한 최근 기후 경고는 영국 노동당의 녹색 투자 계획 변경과 함께 흘러나왔다. 노동당은 연간 280억 파운드를 지출하는 정책을 포기하고 대대적인 유턴을 단행하겠다고 발표하며 큰 충격을 가져다준 바 있다. 이와 함께 영국 보수당도 지난 9월 몇 가지 주요 목표를 철회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은 영국에만 국한되지 않아 보인다. 특히나 정치적으로 매우 깊게 얽혀있는 과학은 풀기 쉽지 않은 문제로 보인다. 과학자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긴급한 조치가 여전히 온난화를 늦출 수 있다고 말하지만 이러한 복잡한 정치적인 상황은 쉽지 않은 상황임에 분명해 보인다.

 

지난 한 해 동안 임계 온도인 1.5℃가 깨진 이유는 무엇일까?

장기적인 온난화 추세는 의심할 여지 없이 확실한 사실로 보인다. 이는 인간의 활동, 주로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난화 가스를 방출하는 화석 연료 연소에 의해 주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달 동안은 엘니뇨로 알려진 자연적인 온난화 현상도 기온 추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는 일반적으로 약 0.2℃ 정도만 상승시키는 데 그치기에, 지난 한 해 동안의 온난화 대부분은 이러한 장기적인 온난화 추세로 인해서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구 온난화는 산불이나 가뭄 등 자연 재해를 더욱 극심하게 만들고 있다. © Getty Images

참고로 엘니뇨는 무역풍이 약화됨에 따라 남미 연안에서 평상시 바다 밑에서 올라오던 차가운 물이 상승하지 못하게 되어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로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나타낸다. 반면, 라니냐는 반대로 적도 동태평양 해역의 월평균 해수면 온도가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평년보다 0.5℃ 이상 낮은 상태가 지속되는 현상을 뜻한다. 문제는 엘니뇨나 라니냐가 단순히 바닷물의 온도 변화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구 온난화는 산불이나 가뭄 등 자연 재해를 더욱 극심하게 만들고 있다. © Getty Images

엘니뇨가 시작된 2023년 하반기에 전 세계 평균 기온이 거의 매일 1.5℃를 초과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2024년까지 계속되고 있다. (아래 그래프에서 점선 위에 있는 빨간색 선에 표시)

전세계 평균 기온 변화도 © ERA5, C3S, BBC

엘니뇨 현상은 몇 달 안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지구 기온이 일시적으로 안정된 후 소폭 하락하여 1.5℃ 임계치 이하로 떨어질 수 있으리라 예측된다. 하지만 인간 활동이 대기 중 온난화 가스의 수준을 계속 증가시키는 한, 기온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 기후 현상은 지구의 온난화 현상과 함께 더 큰 상승·하강폭을 보이며 더 심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을까?

현재의 배출 속도로는 장기적인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을 평균 1.5℃로 제한하려는 파리 목표가 향후 10년 내에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연구자들은 이것이 기후 변화를 통제할 수 없는 벼랑 끝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 변화의 영향은 극심한 폭염, 가뭄, 산불, 홍수 등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앞선 설명처럼 위 임계 온도에서 0.5℃만 더 상승해도 티핑 포인트(기후 시스템의 임계값)에 도달하며 이는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그린란드와 서남극 빙상이 티핑 포인트를 통과하면, 지구 전체 시스템은 잠재적으로 폭주하며 붕괴할 것이고 이로 인해 이후 수 세기 동안 전 세계 해수면이 재앙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지구를 지켜야 한다. © Getty Images

물론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재생 에너지와 전기 자동차 같은 친환경 기술이 급성장하며 세계는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루고 있는 듯 보인다. 이로 인해 10년 전에 예측되던 금세기 4℃ 이상의 온난화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멀어지고 있는 듯 보인다.

우리는 온난화를 막을 수 있을까? © Getty Images

무엇보다도 가장 고무적인 것은 탄소 순 배출량 제로에 도달하면 지구 온난화가 어느 정도 멈출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이다. 이번 10년 동안 탄소 배출량을 절반 이상 줄이며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특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4-02-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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