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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예진 객원기자
2023-12-19

기후위기 대응의 게임 체인저, 직접공기포집 [에너지톡] 탄소 포집, 저장 및 활용 기술에 이어 직접공기포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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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사(지난기사 바로가기)에서 탄소 포집, 저장 및 활용(Carbon Capture, Storage and Utilization, 이하 CCUS)에 대해 알아보았다. 지난 기사에서 다루었듯이 모든 사람들이 CCUS를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으로 보지는 않는다. 화석연료 사용을 과감히 줄여야 할 때에 화석연료의 수명을 연장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다룰 직접공기포집(Direct Air Capture, 이하 DAC) 또한 마찬가지이다. 주로 탄소가 배출되는 굴뚝에서('포인트 소스'라고도 일컬어진다) 탄소를 포집하는 CCUS와는 다르게 DAC은 대기 중에 이미 배출된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이다. 어디에서 탄소를 포집하느냐는 다르지만, 포집 후 탄소를 저장 및 활용하여 처리하는 방법에서 두 기술은 비슷한 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CCUS는 탄소 배출 저감 기술인 반면 DAC은 탄소 제거 기술이다.

CCUS와 DAC은 다르다. DAC은 탄소 제거 기술 중 하나이다. 다른 탄소 제거 기술로는 탄소 포집 및 저장을 이용하는 바이오 에너지, 숲 복원, 탄소의 광물화 등이 있다. ⓒWorld Resources Institute

 

직접공기포집(DAC)이란?

화석연료 사용 및 산업 활동 등을 통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대기 중에 최대 1,000년까지 머문다. 따라서 2050년까지 넷제로(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는 것 뿐만 아니라 이미 배출된 대기 중의 탄소도 제거해야 한다. 탄소 제거 기술(Carbon removal)에는 나무 심기 및 숲 복원 등의 자연적인 솔루션부터 DAC와 탄소의 광물화 (Carbon mineralization) 등의 기술적인 솔루션들이 있다.

이 중 DAC은 화학반응을 이용해서 공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 공기와 화학물질을 만나게 해서 화학물질이 선택적으로 이산화탄소와 반응해 이를 포집하는 것이다. 포집된 탄소는 탈거탑으로 보내져서 고농도의 탄소로 분리되며 CCUS와 같이 땅속에 주입 및 저장되거나 콘크라트나 플라스틱 등을 만드는 데에 재활용될 수 있다.

 

DAC의 선두주자는?

오늘날 DAC 기술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회사로는 스위스의 클라임웍스(Climeworks), 캐나다의 카본 엔지니어링(Carbon Engineering), 미국의 글로벌 써모스탯(Global Thermostat)이 있다. 이 세 회사는 연간 1톤부터 4천 톤의 탄소 포집 용량에 이르는 다양한 크기의 DAC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이 운영하는 18개의 시설들은 연간 8천여 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있다. 포집된 탄소 중 절반가량은 지층에 주입 및 저장되고 있고, 절반은 재활용되고 있다.

세계 가장 큰 규모의 DAC 및 탄소 저장 시설인 아이슬란드의 오르카(Orca). 매년 4천 톤 정도의 탄소를 포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9월 운행을 시작했다. ⓒClimeworks

넘어야 할 산: 높은 비용과 높은 에너지 사용량

기후 위기를 해결하고 넷제로 사회로 나아가는 데에 있어서 DAC의 잠재성은 엄청나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이하 IEA)의 넷제로 2050 시나리오(Net Zero Emissions by 2050, 2050년까지 탄소중립에 이를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에너지 및 기후 시나리오이다)에 따르면, DAC 기술은 2030년까지 8천 5백 만 톤의 탄소를, 2050년까지는 9억 8천만 톤 정도의 탄소를 포집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 DAC 기술을 이용하여 포집되고 있는 탄소는 1만 톤에 미치지 못한다.

오늘날 DAC 기술은 비용이 매우 높고 에너지 집약적이다. 공기를 포집해서 탄소를 거르는 데에 상당한 열과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DAC 기술을 이용해서 대기 중의 1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총 에너지 소비량의 10% 정도의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DAC이 진정한 기후위기 솔루션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과 더불어 기술 자체가 저탄소 혹은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구동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비용 추정치는 제거된 탄소 1톤당 약 100달러에서 600달러 이상(오늘날 환율에 따르면 대략 13만 원에서 80만 원 정도)이다. 꽤 넓은 범위의 추정치인 만큼 기술이 향상되고 더 많은 프로젝트가 시행됨에 따라 비용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널리 상용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함은 분명하다. IEA는 DAC의 비용이 포집 기술 발전과 전력 요금 등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며, 재생 에너지 잠재력이 높고 전력 요금이 비교적 저렴한 지역은 2030년경에 DAC의 비용이 포집된 탄소 1톤당 100달러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

 

DAC의 미래 전망은?

DAC 기술이 확실한 기후 위기의 해결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의 공급이 늘어나야 한다.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 위해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DAC의 미래 전망은 밝다. 최근 몇 년 동안 DAC에 대한 공공 및 민간 투자가 크게 증가했으며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2019년과 비교했을 때 오늘날 DAC을 비롯한 탄소 제거 기술에 대한 연간 연구 투자는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미국 또한 작년에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이하 IRA)을 통해 DAC 프로젝트에 큰 세금 혜택을 주고 있다. 작년 4월에는 금융 서비스 기업인 스트라이프(Stripe)를 선두로 알파벳, 메타, 멕킨지&컴퍼니 등 몇몇 기업들이 모여 DAC 기술을 비롯한 탄소 제거 기술에 2030년까지 10억 달러 남짓을 투자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수요 시그널을 보냄으로써 공급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DAC은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데에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에너지 및 기후 부문에서의 이러한 다양한 기술 발전을 보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이예진 객원기자
저작권자 2023-12-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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