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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강봉 객원기자
2018-06-22

천연가스, 청정에너지 논란 메탄 유출량 놓고 환경단체·기업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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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를 저공해 청정연료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기존의 경유 차량과 비교했을 때 매연이나 미세먼지가 적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천연가스는 생각해온 것처럼 그렇게 깨끗한 에너지가 아닐 수도 있다. 주성분 메탄(methane) 때문이다.

메탄은 온실가스가 생성되는데 18%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산화탄소처럼 오랜 시간 남아 있지는 않지만 온실효과는 가장 강력하다. 이 성분을 다량 함유한 천연가스가 대량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뉴욕의 비영리 환경 단체인 환경보호기금(EDF, Environmental Defense Fund) 소속 과학자들이 “현재 미국에  있는 천연가스 생산시설로부터 유출되는 천연가스 량이 정부가 발표한 것과 비교해 2배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천연가스 생산 및 공급 과정에서 지구온난화의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메탄이 대거 유출되고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발표되면서 환경단체와 기업 간에 천연가스의 환경 유해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iea.org
천연가스 생산 및 공급 과정에서 지구온난화의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메탄이 대거 유출되고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발표되면서 환경단체와 기업 간에 환경 유해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천연가스 저장탱크. ⓒiea.org

“실제 메탄 유출량 기존 발표의 두 배”

EDF 연구팀은 20여개 주 정부와 대학, 그리고 비영리기구 과학자들과 협력해 펜실베이니아, 텍사스, 콜로라도, 유타, 노스다코타, 알칸사스 주 등에 소재한 천연가스 유정, 저장탱크, 정제공장, 그리고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지하 파이프 등을 조사했다.

그리고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메탄가스 유출량이 미국 전체 천연가스 생산량의 2.3%에 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미국 환경보호국(EPA)이 추정해 발표한 1.4%와 비교해 거의 2배에 달하는 것이다.

EDF 연구팀은 이끌고 있는 스티브 햄버그(Steve Hamburg) 박사는 “이렇게 배출된 메탄가스는 지난 20년 간 석탄 공장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량에 맞먹을 정도로 지구온난화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 논문은 21일 ‘사이언스’ 지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Assessment of methane emissions from the U.S. oil and gas supply chain’이다.

연구팀은 정확한 측정을 위해 ‘수퍼이미터(superemitters)’라 불리는 첨단기기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또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해 8000곳의 천연가스 관련 산업시설을 조사했으며, 이를 통해 4%의 시설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비율의 메탄을 유출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되고 있는 시설들은 유정 부근에 설치한 탱크 주변 시설들이다.

특히 탱크에 있는 환기구, 출입구 등에서 집중적으로 메탄이 유출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햄버그 박사는 “메탄 유출은 일상적인 것으로 기관 고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 사례는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EDF 수치가 미 환경보호국(EPA)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조사 방식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PA는 그동안 천연가스 채굴을 위한 시추(drilling), 배관(piping), 저장(storage) 등의 일부 과정을 통해 메탄 유출을 측정해왔다.

산업계 반발 “실제 상황 왜곡”

햄버그 박사는 “EPA 수치가 정확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것을 다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 데이터를 통해 EPA가 천연가스로부터의 메탄 유출 문제를 너무 안일하게 다뤄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EPA 로버트 더길라드(Robert Daguillard) 대변인은 “EPA가 EDF 연구논문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EPA 측 과학자들이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DF에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그동안 천연가스로 인한 메탄 유출량에 의문을 품고 있었던 과학계가 큰 놀라움을 표명하고 있다. 스탠포드대에서 메탄을 연구해온 랍 잭슨(Rob Jackson) 교수는 “과거 메탄 유출량에 대한 정부 데이터에 의문을 품어왔다.”고 말했다.

교수는 그러나 “EDF 연구 결과 역시 실제 메탄 유출량을 저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의 천연가스 생산량에 비추어 더 많은 메탄 유출이 예상된다.”며, “생산시설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수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천연가스 산업 관계자들은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국가스협회(AGA) 리처드 메이어(Richard Meyer) 이사는 “EDF에서 발표한 메탄 유출 수치가 실제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

“EDF에서 수행한 연구가 대부분 보수공사가 진행되는 낮 시간에 진행됐으며, 발표한 데이터들이 최고 수치를 기반으로 해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17년  미국 에너지부산하 에너지기술연구소(NETL)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NETL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메탄가스 유출량을 전체 천연가스 생산량의 1.7%로 측정했었다. EDF가 발표한 수치 2.3%와 비교해 0.6% 포인트가 낮은 것이다. 메이어 이사는 “EDF에서 낮 시간의 수치를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도날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 오바마 행정부의 메탄 유출 기준을 완화하려는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4월 와이오밍 주의 미 연방지원은 지역 내 천연가스 시추작업을 대상으로 한 메탄 규제 시행령을 정지시켰다.

이에 따라 미 환경보호국은 메탄가스 유출을 강력히 규제하는 법안을 유예하려 했지만, 지난 2017년 미연방고등법원 항소법원에 의해 기각된 상황이다. 관계자들은 이번 EDF 보고서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법정 공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천연가스는 메탄을 주성분으로 하는 가연성가스를 말한다. 지구 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메탄가스 유출을 놓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 난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8-06-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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