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에너지의 근원은 바로 수소의 핵융합 반응이다. 수소의 원자핵이 어떻게 헬륨의 원자핵으로 융합되는 것일까? 별 속에서 일어나는 핵융합의 과정은 학자들의 노력으로 밝혀지게 되었다. 그 시작은 프리츠 후터만스(Friz Houtermans)와 애트킨슨(Rober d'Escou-rt Atkinson)이었다.
그래서 보다 완전한 수소핵융합과정은 1932년 중성자가 발견된 뒤, 한스 베테(Hans Bethe)에 의해 밝혀지게 되었다. 현재 핵융합은 융합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이용하여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내는데 주로 이용된다. 이 연료는 무한하며, 방사선 낙진이 생기지도 않고 유해한 방사능이 적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원자력 에너지는 바로 이 핵융합과는 정 반대의 개념이다. 원자력 에너지의 연료인 우라늄의 원자핵을 분열함으로써 발생하는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식에는 방사선이나 방사선폐기물 방출 등 안전성 문제가 있고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인류는 지금까지 사용한 원자핵분열과는 정 반대의 개념인 '원자핵융합'을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원자핵융합은 태양이 빛과 열을 내는 원리와 같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인공태양'이라고 불리면서 각광받고 있는 분야이다.

미국의 타임(Time)지는 2014년을 빛낸 발명품 중 하나로 핵융합 원자로를 꼽기도 했다. 이미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가 2040년대쯤이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앞으로 핵융합과 관련된 연구가 많이 진행될 것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관련링크)
실제로 미국의 한 방위산업체에서는 일반트럭에도 실을 수 있는 초소형 핵융합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 크기는 2미터(m)x3미터(m)인데, 이 기술은 향후 10년 이내에 상용화를 통해 전기생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기술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학자들이 대다수이다. 이 회사가 공개한 반응기의 디자인 때문이다. 기존 핵융합 관련 연구에서는 주로 토카막(tokamak)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플라즈마를 가두기 위한 도넛모양의 용기인데, 그 구조가 복잡하다. 하지만 이 기술은 구조가 단순한 마그네틱 미러 방식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에 사용되는 컴팩트융합 반응기는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토카막보다 효율이 4배 떨어지며, 그 정도 열량을 제어할 수 없는 물질은 아직까지 없어 상용화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보도자료 외에는 실험 결과에 관한 과학 보고서가 전혀 없다는 점도 학자들이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이유 중 하나이다.
물론 이 회사가 내놓은 방식은 흥미로운 컨셉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플라즈마 물리학 관점에서 이 회사가 내놓은 방식으로는 플라즈마 입자를 가둘 수 없다는게 이미 판명되었다. 성공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겠으나, 상당히 회의적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모든 물체가 고체에서 액체로, 다시 기체로 변하는 것
그렇다면 핵융합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플라즈마(plasma)는 무엇일까.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말로 원래 뜻은 '틀에 넣어서 만든 것' 또는 '조립된 것'을 말한다. 실제로 플라즈마를 다루는 데는 외부에서 쉽게 조절된다고 하기 보다는 플라즈마 자체가 멋대로 행동하는 것이 보통이어 잘못 붙여진 이름으로 보기도 한다.
거의 대부분의 물체는 온도를 차차 높여가면 고체에서 액체로 되고, 그것이 다시 기체상태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섭씨 수만 도(℃)에서 기체는 전자와 원자핵으로 분리되어 플라즈마 상태가 된다. 일상생활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우주 전체를 놓고 보면 매우 흔하다. 우주 전체의 99퍼센트(%)가 플라즈마 상태이기 때문이다.
번개, 북국 지방의 오로라는 모두 플라즈마 상태이다. 일상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광등, 수은등, 네온사인 등은 인공적인 플라즈마 상태이다. 그래서 인공적으로 플라즈마를 실용화하려는 노력은 오래 전부터 꾸준히 추진되어 왔다.
최근에는 수억도의 온도를 갖는 초고온 핵융합에 이용되고 있으며, 반도체 공정과 신소재 합성 등에 이용되는 등 플라즈마의 이용 범위는 상당히 넓다. 특히 공업적으로 많이 연구, 응용되고 있어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한국형 핵융합 연구장치, 플라즈마 실험 1만번 달성해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플라즈마 실험이 선행되어야 한다. 한국에서도 플라즈마 실험 1만번을 달성하는 사례가 나왔다. 지난 9월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는 한국형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인 KSTAR가 플라즈마 발생 실험 1만 차례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KSTAR는 세계 최초로 국제핵융합실험로(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ITER)와 동일한 초전도 재료로 제작된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이다. 2008년 7월 처음으로 플라즈마 발생에 성공했고, 지난 5년 동안 매년 2천 번 이상의 플라즈마 발생 실험을 수행했다. (관련링크)
2010년도에는 초전도 핵융합장치에서 세계 최초로 H모드를 달성했으며, 2011년에는 핵융합 연구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핵융합 플라즈마 경계면 불안전 현장 제어를 최초로 성공하기도 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플라즈마 불순물 제거 기술을 확보했고, H모드에서 플라즈마를 20초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등 많은 결과물을 산출해냈다.
지난 7월부터 다시 장치 운영단계에 들어갔고 9월 1만번째 실험을 성공했다. 12월까지 계속되는 실험기간 동안 안정적인 플라즈마 유지시간을 30초 이상으로 늘리고, 핵융합 플라즈마 경계면 불안정 현장 제어 시간 역시 10초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핵융합 연료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핵융합 연료 1그램(g)은 8 석유환산톤(TOE)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석유환산톤(TOE; Ton of Oil Equivalent)은 1000만칼로리(kcal)이며,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에너지원의 발열량에 기초해서 석유의 발열량으로 환산한 것을 말한다.
실제로 핵융합 발전에서는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D)와 삼중수소(T)를 연료로 사용한다. 하지만 이 반응은 초고온·초고압의 플라즈마에서 일어난다. 핵융합 발전 현실화의 관건은 바로 이런 극한의 상황을 어떻게 인위적으로 구현하느냐에 달려있다.
-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hanmail.net
- 저작권자 2014-12-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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