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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2-12-27

끝없는 한파… 원인과 대책은 빙하 녹으면서 북극대기에 이상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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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온은 중부산간, 도서지방을 제외하고, 연 평균 10∼15℃이며, 가장 무더운 달인 8월은 23∼26℃, 가장 추운 달인 1월은 -6∼3℃이다. 그런데 12월인 지금 한반도에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한파(cold wave)란 저온의 한랭기단이 위도가 낮은 지방으로 몰아닥쳐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10월~4월 중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하강해 -3도 이하로 내려갔을 때 한파주의보를 발령한다.

또 평년 기온보다 3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아침 최저기온이 -12도 이하 상태로 2일 이상 지속되고 있는 상황,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한파주의보를 발령한다. 한파경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5도 이상 하강했을 때 발령한다.

1월 중 더 강력한 추위 올 수 있어

그런데 올 12월 들어 한파 주의보, 경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6일 아침 기상청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의 수은주가 올 겨울 최저로 떨어지면서 추위가 절정에 달했다고 밝히고, 서울, 충남 서해안, 강원 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 대부분과 경북 북부, 전북 동부 내륙지역에 한파경보와 주의보를 발령했다.

▲ 지난 24일 한강이 결빙됐다. 이는 평년 결빙일보다 20일 빠른 것이다. 기상청은 오는 1월에도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기상청

한반도에 한파가 몰아치는 것은 겨울철 시베리아고기압 때문이다. 이 고기압은 겨울 동안 지표층 공기의 강한 냉각에 의해 형성된다. 1월 평균 북반구 최저기온을 유지하다가 차거운 공기덩어리 한대(寒帶)기단이 형성되면 그 기단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와 유럽대륙 일부와 동아시아 지역에 추위를 가져온다.

그러나 이번 겨울에는 이 시베리아고기압이 너무 강해 장기적인 한파의 원인이 되고 있다. K웨더의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다가오는 연말에도 이 고기압이 강력해 12월30일과 2013년 1월2일 사이에 지금보다 더 강력한 추위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1월 추위 역시 예년과 비교해 매우 훨씬 추울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의 추위는 한반도 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 몽골, 일부 유럽 지역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지금의 한파 원인을 ‘북극진동(arctic oscillation)’으로 보고 있다.

북극진동이란 북반구 추운 공기 소용돌이인 한랭와가 수십 일, 혹은 수십 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것을 말한다. 북반구 고위도에 있는 한랭화를 특히 극와(polar vortex)라고 하는데 겨울철 극와의 세기가 강하면 주변의 한기를 끌어 모으는 경향이 있다. 덕분에 중위도 이하 지역 기온이 높아지게 된다.

반대로 극와의 세기가 약해지면 한기가 중위도 이하지역으로 남하해 엄동(嚴冬) 상황을 만들어놓는다. 최근의 한파 원인에 대해 기상학자들은 ‘북극진동’을 지목하고 있다. 북극에서 빙하가 급속히 녹아내리고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극와의 세기가 약해지고, 결과적으로 한기가 남하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상재난 최소화가 최선의 방안

그동안 한파를 막아주던 제트기류(jet stream)조차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제트기류란 중고위도 상공에서 상시 부는 편서풍을 말하는데, 지표면 11km 근처에서 빠르게 흐르면서 시베리아 한파를 막아주었다.

그러나 이번 겨울에는 연해주 및 만주 부근에 저기압이 위치해 있어 그동안 한반도 북쪽에서 한기를 막아주던 제트기류를 한반도 중부지역까지 끌어내렸다는 것. 그 결과 시베리아 찬 공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내려와 추위가 더욱 심해졌다는 것이 기상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빙하가 녹으면서 발생하는 북극 상공의 이상기류 때문에 올 겨울 한파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내년 1월 중 기온 역시 예년 평균기온 -6∼3℃보다 훨씬 더 내려가 50년 전에 볼 수 있었던 극심한 추위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북극 기온 상승으로 이런 한파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북극 이상기온은 여름철 기온은 물론 태풍 진로에도 큰 영향을 미쳐 이상난동, 태풍피해 등으로 인한 기상재해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북극 빙하는 인류 역사 훨씬 이전부터 있었던 자연유산이었다. 그러나 기상이변으로 빙하가 다 사라지면서 지구 전체가 한판, 폭염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향후 지구 기상이 어떤 방향을 나아갈지 기상학자들은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할 수 있는 것은 기상이변을 서둘러 예측해 재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을 비롯 주요 국가들은 초정밀 슈퍼컴퓨터를 도입, 상세한 기상현상을 분석·예보하는 수치예보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 안에는 인공위성, GPS 등의 첨단기기들이 총동원되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기상이변을 인류가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12-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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