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발한 우주 탐사용 추력 장치가 누리호 탑재 위성에 실려 우주로 발사된다.
KAIST는 원자력·양자공학과 최원호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인공위성·우주탐사선의 엔진인 홀 전기 추력기(홀추력기, Hall thruster)의 추력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홀 추력기는 연소 반응을 이용하는 화학 추력기와 달리 전기에너지로 플라스마(고체·액체·기체를 넘어서 기체가 높은 에너지로 가열돼 이온과 전자로 분리된 제4의 상태)를 생성·가속해 추진력을 얻는 추진 장치이다. 소모 전력 대비 큰 추력을 낼 수 있어 추진제 절약이 관건인 우주 환경 분야에서 군집위성의 편대비행 유지, 우주쓰레기 감축을 위한 궤도이탈 기동, 혜성이나 화성 탐사 등 심우주 탐사 등 다양한 임무에 활용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Starlink) 군집위성이나 NASA의 '사이키'(Psyche) 소행성 탐사선 등 고난도의 우주 탐사 임무에도 홀추력기가 쓰인다. 고유 임무에 최적화된 고효율 홀추력기를 신속하게 개발하기 위해서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추력기의 성능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법이 필수적이지만, 기존 방식은 복잡한 플라스마 현상을 정밀하게 다루지 못하거나 특정 조건에 한정돼 성능 예측 정확도가 높지 않았다.
연구팀은 홀추력기의 설계, 제작, 시험의 반복 작업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AI 기반 추력기 성능 예측기법을 개발했다. 자체 개발한 전기추력기 전산 해석 도구를 활용해 생성한 1만8천개의 홀추력기 학습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신경망 앙상블 구조를 도입했다.
앙상블 기법은 독립적으로 학습된 개별 인공신경망의 예측값 평균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인공신경망 예측값들의 표준편차를 계산해 직관적이고 효과적으로 예측 불확실도를 추정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검증 결과 평균 오차가 9% 이내로 기존 방식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이번 기술은 전기추진 전문기업인 코스모비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큐브위성 'K-HERO'에 탑재해 올해 11월 예정된 누리호 4차 발사에서 우주 검증을 수행할 예정이다.
최원호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성능 예측기법은 이미 홀추력기의 추력 성능 분석과 고효율 저전력 홀추력기 개발에 이미 활용되고 있다"며 "홀추력기뿐만 아니라 반도체, 표면 처리·코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인텔리전트 시스템'(Advanced Intelligent Systems) 올해 7권 3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2-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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