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다시 깨어난 슬림 탐사선! 해가 없는 2주 동안 혹독한 달의 밤과 추위를 견뎌낸 슬림 탐사선, 잠시 다시 잠들다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다시 깨어난 슬림 탐사선!

해가 없는 2주 동안 달의 밤은 혹독한 추위만이 가득하다. 슬림 탐사선(SLIM: Smart Lander for Investigating Moon)은 이런 추위를 견뎌낼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이론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지 시각으로 2월 25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X에 슬림 탐사선에 대한 업데이트를 알렸다. “어젯밤, #SLIM에 명령을 보냈고 응답을 받았습니다.”

JAXA가 X를 통해 전한 SLIM 탐사선의 소식 ⓒ SLIM/X

슬림 탐사선은 지난 1월 19일, 일본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연착륙에 성공한 국가로 만들어주며 큰 기쁨을 선사했다. 하지만 다소 불안정한 착륙으로 인해 태양 전지판이 잘못된 방향을 향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서 탐사선은 전력을 생산할 수 없게 되어 급하게 절전 모드로 전환되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일본, 세계 다섯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하다

달의 시올리 분화구에 위치한 슬림 탐사선의 착륙 모습 ⓒ JAXA

잠든 탐사선으로 인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는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이들의 예상대로 착륙 후 열흘 정도 지난 시점에 마침내 태양 전지 패널에 태양열과 에너지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슬림 탐사선은 극적으로 깨어났고, 탐사선의 다중 대역 카메라(MBC: MultiBand spectroscopic Camera)는 달 표면을 스캔하기 시작했다. 달 표면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감람석 및 기타 광물을 찾아낼 수 있도록 설계된 다중 대역 카메라는 달 표면의 구성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일본의 슬림 착륙선, 다시 깨어나서 활동을 시작하다!)

하지만 다시 햇빛의 방향이 바뀌면서 달에 밤이 찾아왔다. 그리고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는 이제 희망을 접기 시작했다. 슬림 탐사선은 혹독한 추위인 달의 밤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슬림 탐사선, 다시 잠들다. 다시 깨어날 수 있을까?)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는 태양의 빛이 슬림 탐사선의 태양 전지에 다시 비추어지게 되는 2월 하순부터 재작동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 슬림 탐사선과는 긴 작별을 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 듯 보였다.

그리고 2월 말이 되자 거짓말처럼 슬림 탐사선으로부터의 연락이 지구에 닿기 시작한다. 영국 오픈 대학교의 시메온 바버 박사는 슬림이 추운 달의 밤을 견뎌내고 재부팅했다는 소식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전하며 달의 밤을 견디는 것은 로봇이나 인간이 달에서의 장기적인 임무 수행을 위해서 극복해야 할 핵심 기술 과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바버 박사에 따르면 슬림이 달의 적도 근처에 착륙했는데, 달 표면은 정오에 100℃ 이상이지만 밤에는 영하 130℃까지 떨어진다고 한다.

 

높은 온도로 인해 잠시 다시 잠든(?) 슬림 탐사선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에 따르면 달의 낮 시간 동안 통신 장비의 온도가 매우 높았던 관계로 착륙선과의 통신이 잠시 후 끊겼다고 한다. 하지만 착륙선이 다시 작동하는 동안 착륙선에서 촬영된 새로운 사진들이 X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는 기기의 온도가 충분히 식으면 작동을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달의 밤을 견뎌낸 슬림이 또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바버 박사는 미래의 착륙선이 소위 ‘능동적’인 열 제어 즉, 낮에는 탐사선 내에서 발생하는 열을 발산하고 밤에는 너무 추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열 절약 모드로 전환하는 기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바버 박사는 이렇게 복잡한 설계 없이도 슬림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달에서 전자 장치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버 박사 또한 우리는 슬림으로부터 더 많은 과학적 발견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2024년 2월 26일, 슬림 달 착륙선이 동면에서 깨어나자 시올리 분화구 가장자리에 위치한 착륙 지점의 새로운 이미지를 공개했다. ⓒ JAXA

전 세계 달 탐사 덕후들은 이 잠이 부디 ‘토막잠’ 이길 기대하며 다시 달의 온도가 충분히 식기까지 기다리고 있다.

 

미국의 민간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의 활동 임무 중단 소식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는 이번 소식과 함께 미국의 민간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의 연착륙을 축하했다. 한편, 위 탐사선 역시 슬림과 마찬가지로 불편한 자세로 착륙을 했으며 이는 터치다운 순간 탐사선이 급격하게 옆으로 기울어졌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오디세우스는 착륙 초기에 여전히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사진을 보내왔지만, 착륙 후 5일 만에 활동 임무를 중단했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4-03-05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발행인 : 조율래 / 편집인 : 김길태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길태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