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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망원경의 세대 교체 (1) (227) 퇴역을 앞둔 허블 망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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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주 및 천문학 분야의 해외 뉴스 중에서, ‘우주 망원경(Space telescope)’에 관련된 것들이 자주 소개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고의 성능을 갖춘 차세대 우주망원경으로 꼽히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 JWST)이 늦어도 연말까지는 발사될 예정이다.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거울 부분 ⓒ 위키미디어

오래전부터 기대를 모아 온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사실 여러 가지 이유로 제작 및 준비가 늦어지면서 당초 예정보다 몇 년 이상 프로젝트가 지연되었고, 최근에도 발사 계획이 몇 차례 연기된 끝에 올해 12월 18일에 발사될 예정이라고 한다.

잘 알려진 기존의 우주망원경으로서 오랫동안 우주 관측과 천문학의 발전에 숱한 공헌을 해 온 허블 우주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 역시 뉴스에 간혹 등장하였다. 이미 퇴역 연한을 훌쩍 넘긴 허블망원경이 최근 잦은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되며 위기에 봉착하였으나, 다시 작동되기를 반복하면서 여전히 우주 관측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소식 등이다. 며칠 전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을 타고 우주 관광에 나섰던 4명의 민간인들이, ‘허블 우주망원경의 궤도’보다 더 높은 575km 부근까지 올라갔다가 무사히 귀환했다는 뉴스에서도 허블망원경이 언급된 바 있다.

우주 관측 및 천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우주망원경의 세대교체를 앞둔 요즈음, 우주망원경의 역사 및 기존 허블망원경과 여러 우주망원경의 특징, 그리고 새로운 우주망원경으로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등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는 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을 듯하다.

우주망원경이란 글자 그대로 우주 공간에 설치한 천체 망원경을 일컫는 것이다, 지상에 설치한 천체망원경은 아무리 성능이 좋다고 해도 지구 대기 등에 의해 빛과 전자기파가 영향을 받으면서, 정밀한 관측에 제한이 따르거나 방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관측할 수 있는 파장 대역도 가시광선을 비롯한 일부 전자기파 영역에 한정된다.

그러나 우주 공간에 위치한 우주망원경은 지구 대기의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가시광선을 비롯한 마이크로파, 적외선, 자외선뿐만 아니라, 이보다 훨씬 파장이 짧은 엑스(X)선, 감마선 등도 아무런 제한 없이 관측하여 좋은 영상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주망원경이라는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냈던 이는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라이먼 스피처(Lyman Spitzer; 1914-1997)였다. 그는 인공위성이 발사되기도 훨씬 전인 1946년에 지구 대기의 영향을 받지 않은 우주 공간에서 넓은 파장 영역을 관측할 수 있는 천체망원경을 설치하자고 제안하였다. 인간의 달 착륙 등 우주를 둘러싼 미국과 소련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본격적인 우주개발 시대를 맞으면서 스피처는 미국 정부와 미항공우주국(NASA)을 설득해 왔고, 허블망원경이 발사된 1990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그의 오랜 소원은 이루어지게 되었다. 또한 그의 이름을 딴 스피처 우주망원경도 2003년에 발사되기에 이르렀다.

기존의 대표적인 우주망원경인 허블망원경 ⓒ 위키미디어

인류의 본격적인 첫 번째 우주망원경이자 여전히 우주망원경의 대표처럼 여겨지는 허블망원경은 물론 우주팽창 등을 밝힌 20세기의 위대한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Edwin Hubble; 1889-1953)의 이름을 딴 것이다. 허블망원경의 개발 및 제작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주도하에 유럽우주항공국(ESA) 및 광학 회사 등도 참여하여 공동으로 이루어졌고, 예산 확보 등의 숱한 어려움을 겪은 끝에 1990년 4월 24일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실려서 우주로 보내졌다. 이 과정에서 원래는 3m 크기로 계획되었던 망원경의 구경이 2.4m로 줄어들기도 하였다.

그런데 허블망원경의 설치는 디스커버리호 이외에도 미국의 다른 우주왕복선들과도 관련이 있는데, 원래 허블망원경은 1986년경에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그해 발생한 챌린저호 폭발사고로 인하여 계획이 취소되면서 몇 년이 미루어지게 된 것이었다. 또한 과거 미국의 중요한 우주개발 계획의 한 축이었던 우주왕복선 프로젝트 자체가 여러모로 허블망원경 프로젝트와 긴밀한 연관이 있다.

먼저 허블망원경을 약 559km의 저궤도에 설치한 것 자체부터가 우주왕복선에 의해 설치되고 이후로도 지속적인 유지보수를 받도록 고려된 것이었다. 허블망원경은 1990년 최초 설치 이후에도 인데버호, 컬럼비아호 등 여러 우주왕복선에 의해 장비가 추가되고 고장을 수리하는 등의 정비를 받아왔다. 산드라 블록 주연의 우주 SF영화 그래비티(Gravity; 2013)는 바로 허블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왕복선을 타고 우주로 나섰던 주인공이 뜻밖에 우주 조난을 당한다는 이야기이다.

허블망원경의 마지막 수리를 위해 발사되는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2009년) ⓒ 위키미디어

그런데 미국의 우주왕복선 계획이 종료됨에 따라 허블망원경 역시 임무를 지속하기 힘들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미항공우주국은 원래 2000년대 초반에 허블망원경을 퇴역시키기로 계획했다가, 좀 더 임무를 연장하기로 하였다. 허블망원경의 마지막 수리는 2009년에 발사된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그 이후로는 허블망원경의 정비를 위해 우주왕복선이 발사된 적은 없다.

최성우 과학평론가
저작권자 2021-09-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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