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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개발과 지구 환경 우주 개발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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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에 버진 갤럭틱과 블루 오리진이 잇달아 민간 우주 관광 비행의 막을 열었다. 앞으로는 우주 관광 시장도 빠르게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우주로 쏘아지는 로켓 발사 횟수도 그만큼 더 많이 증가할 것이다.

2020년에 세계 전체 로켓 발사는 총 140회를 넘겼는데 이 중 군사 목적이나 기본 연구를 목적으로 준궤도 즉, 연속적인 궤도 비행을 하지 않는 목적으로 발사된 경우는 30회 정도다. 앞으로 우주 관광이 활성화되면 준궤도 발사 횟수가 특히 더 늘어날 것이다.

로켓 발사 횟수가 많아지면 지구 기상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pixabay

앞으로 점점 증가할 로켓 발사 횟수가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에 관한 분석 기사가 라이브 사이언스지에 최근 게재되었는데 핵심적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로켓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는 인류의 활동 때문에 뿜어지는 전체 양에 비교하면 1억분의 1도 되지 않으니 아직은 거의 무시할만한 수준이다. 참고로 2018년 기준, 항공 여객 사업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전체의 약 2.4%를 차지했다.

로켓 추진 연료가 무엇인가에 따라 배기 가스 조성이 달라지겠지만, 대체로 수증기, 이산화탄소, 산화알루미늄, 그리고 그을음이 있다. 수소와 산소만을 쓴다면 다량의 수증기와 약간의 고온 연소 부산물 이외 이산화탄소는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지만, 고공 대기에 방출된 수증기는 온실 효과를 낼 수 있다. 2010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준궤도 발사가 연간 천 회를 넘을 경우 극지방 기온을 1도 정도 올려 얼음 양을 5~15% 줄일 수도 있다.

 

민간 우주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우주 쓰레기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시작되고 있다. 군집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몇천 대 배치하여 여러 가지 사업을 하겠다는 회사가 여러 나라에서 등장하고 있다. 한 회사에 의해서만 몇천 대다. 저궤도라는 한정된 공간 자원에서 유사한 경쟁 회사 여럿이 경쟁 사업을 펼치면 위성 총 대수는 곧바로 몇만 대에 이를 수 있다.

지오스페이셜 월드에 따르면 현재 약 7,400대의 위성이 지구 위를 날고 있고 그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몇만대가 더 추가되는 것은 이제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한편, 현재 지구 상공에는 공식적으로 집계되는 위성 외, 폭발 사고나 임무 중 분실 등 여러 이유로 인해 공식 집계에서 벗어나 궤도를 떠도는 수십만(분석에 따라서는 수백만) 개의 쓰레기 조각들이 있다. 처음에는 충돌이 몇 번 일어나지 않더라도 우주라는 공간의 특성상 그 결과는 연쇄 반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위성의 대수가 많아지면 신경 써야 할 것이 또 하나 더 있다. 이것도 우주 쓰레기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지구 대기권으로 다시 들어오는 파편이나 죽은 위성들이다. 대부분의 위성들은 고도 2,000km 이하로 정의되는 저궤도에 배치되어 있다. 공기가 아예 없을 것 같은 우주 공간이지만 저궤도 공간에는 아주 희박하나마 기체 분자들이 있고 저궤도 위성들은 이로 인한 궤도 저하 문제를 필연적으로 겪는다. 궤도 복귀나 자세 제어를 위해 미리 싣고 간 연료가 다 떨어지면 저궤도 위성은 결국 대기권으로 다시 떨어지면서 불타 없어지거나 약간의 파편을 지면으로 떨어트리는 최후를 맞이한다.

우주 정거장처럼 지속적인 연료 보급이 없다면, 저궤도 위성의 수명은 길어야 10년 남짓하다. 앞으로 위성 대수의 대부분을 차지할 군집 위성이나 초소형 위성의 수명은, 탑재 연료량의 제한이나 더 낮은 궤도 사용 등으로 길어야 5년일 것으로 예상한다.

만대로 이루어지는 군집 위성이 200kg 중량에 평균 수명 5년을 가지고 있다면, 일 년에 평균 2천 대의 위성(총 400톤)이 지구로 떨어지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2천 대를 발사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많아야 두세 회사가 운용할 만여 대의 경우만 봐도 이런데, 여러 나라의 더 많은 회사들이 경쟁할 미래에는 일 년에 몇천 톤 이상의 위성 잔해와 미세 부산물이 지구 표면까지 떨어지거나, 상층 대기를 배회할 수 있다.

 

위성이 임무를 다하고 지구 대기로 재진입하면서 흩뿌리는 부산물 중 알루미늄이 기후에 미칠 영향에 관한 연구들이 시작되고 있다. 알루미늄은 햇빛 반사율이 높기 때문에 대량으로 대기에 존재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지구 온난화가 아니라 냉각 효과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지구 온난화가 문제이니 이에 맞서는 냉각은 좋은 것이라 할 수도 있지만, 지금껏 현대 문명사에서 보면 뭐 하나가 지나쳐서 좋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알루미늄 대신 나무를 인공위성 제작 재료로 써서 우주 산업에서도 친환경을 고려하겠다는 기업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길거리 쓰레기는 내 책임 아니요.’ 비슷한 입장이 많다.

기하급수적인 증가가 예상되는 우주 발사체와 위성 시장이 저궤도 우주 공간뿐만 아니라 발사와 수명 종료에 따라 지구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고민을 미리 시작해야 할 때다. 이산화탄소 대응에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김상돈 칼럼니스트
nicedawn@gmail.com
저작권자 2021-08-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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