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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희 객원기자
2020-03-10

화성서 발견된 유기물이 초기 생명체 증거? 큐리오시티가 발견한 티오펜에 대한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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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발견된 유기 화합물이 화성의 초기 생명체 출현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주립대와 독일 베를린 과학기술대 연구팀은, 지난 2012~2017년 화성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Curiosity Rover)가 화성 게일 분화구의 35억 년 된 토양 퇴적물에서 검출한 티오펜(혹은 싸이오펜, thiophenes)이 화성의 초기 생명체 존재에 대한 증거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워싱턴주립대 우주생물학자인 더크 슐츠-매커크(Dirk Schulze-Makuch) 교수와 베를린 과학기술대 야콥 하인츠(Jacob Heinz) 박사는 ‘우주생물학’(Astrobiology)’ 2월 24일 자에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화학적이라기보다는 생물학적으로 보이는 티오펜의 여러 경로를 확인했으며, 아직은 증거가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명체 존재 여부에 대해 다각도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화성. 과학자들은 오래전 화성의 기후와 환경은 생명체 생존이 가능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NASA/JPL-Caltech

티오펜 존재를 둘러싼 의문

티오펜은 지구상에서 석탄과 원유 그리고 흥미롭게도 미식가들과 야생 멧돼지가 선호하는 흰 송로버섯에서 발견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송로버섯보다는 박테리아가 포함됐을 것으로 보이는 생물학적 과정이 화성 토양에 유기 화합물이 존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슐츠-매커크 교수는 “지구상에서 티오펜을 발견한다면 이를 생물학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화성에서는 당연히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잣대가 상당히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티오펜 분자는 한 고리에 네 개의 탄소 원자와 한 개의 황 원자가 배열돼 있고, 탄소와 황은 모두 생명을 구성하는 필수 성분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슐츠-매커크 교수와 하인츠 박사는 화성에 이 화합물이 존재하게 된 비생물학적 과정들도 고려했다.

유성 충돌도 하나의 비생물학적 설명을 제시한다. 티오펜은 또한 열화학적인 황산염 환원을 통해서도 생성될 수 있는데, 이 과정에는 섭씨 120도 이상으로 가열되는 일련의 화합물이 포함된다.

티오펜(C4H4S)의 분자 구조 모형과 화학식. ⓒ Wikimedia

후속 탐사선에 대한 기대

이에 비해 생물학적 시나리오에서는 30억 년 전 화성이 좀 더 따뜻하고 습도가 높았던 시절에 존재했을 수 있는 박테리아가 황산염 환원 과정을 촉진시켜 티오펜이 산출됐다고 볼 수 있다. 또 티오펜 자체가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는 다른 경로들도 존재한다.

큐리오시티 로버가 많은 단서를 제공했으나, 이 로버는 큰 분자들을 작은 구성요소로 분해하는 기술을 사용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단지 그에 따른 파편들만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큐리오시티 후속 탐사선인 ‘로잘린드 프랭클린(Rosalind Franklin)’이 올해 7월 발사되면 더 많은 증거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탐사선은 덜 파괴적인 분석법을 사용하는 ‘화성 유기체 분자 분석기(Mars Organic Molecule Analyzer, MOMA)’를 가져가기 때문에 더 큰 분자들을 수집하기가 한층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슐츠-매커크 교수와 하인츠 박사는 이 차기 탐사선이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탄소와 황의 동위원소를 조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동위원소는 일반적인 형태와는 다른 개수의 중성자를 가지고 있는 변형된 화학 원소로, 질량에서 차이가 난다.

논문 저자인 더크 슐츠-매커크 교수는 ‘숨길 수 없는 생명의 신호’가 있으나 아직은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 WSU INSIDER

‘숨길 수 없는 생명의 신호(?)’

슐츠-매커크 교수는 “유기체들이 ‘게을러서(lazy)’ 원소의 가벼운 동위원소 변이체 사용을 더 선호하며, 그 이유는 에너지가 덜 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기체들은 자신들이 생산하는 화합물에서 무겁고 가벼운 동위원소 비율을 변화시킨다. 이 비율은 유기체 자신의 구성체에서 발견되는 비율과는 상당히 다르다. 슐츠-매커크 교수는 이를 ‘숨길 수 없는 생명의 신호’라고 지칭했다.

그러나 차기 로버가 이 같은 동위원소 증거를 보내오더라도 화성에 현재 생명이 존재하거나 한때 존재했음을 결정적으로 증명하기에는 아직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슐츠-매커크 교수는 “칼 세이건이 ‘특별한 주장은 특별한 증거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듯이, 확실한 증거를 얻으려면 실제로 화성에 사람을 보내 우주비행사들이 현미경을 통해 움직이는 미생물을 관찰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20-03-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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