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행성이다. 태양계에서 지구를 제외하면 생명체 존재 확률이 가장 높아 많은 탐사와 연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화성엔 얼음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점과 과거에 물이 흘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형 등이 발견됐다. 그 외에도 화성의 대기와 지질 활동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성엔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많다. 실제 최근 한 연구는 화성에서 발견되는 산사태 지형 중 현재까지의 추측과는 다소 다른 과정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있음을 밝혀냈다. 이는 앞으로의 화성과 행성 과학에 대한 연구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 항공우주국의 화성관측궤도선 MRO(Mars Reconnaissance Orbiter)는 지난 2006년부터 내부에 탑재돼 있는 고해상도 이미징 카메라 ‘HiRISE’를 이용해 화성 표면을 촬영해 왔다. 이 카메라는 1미터 이하의 크기까지 식별할 만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한 연구팀이 이 사진들을 분석했다. 이들이 관심을 둔 것은 사진에서 발견할 수 있는 밝고 어두운 줄무늬다. 이는 화성에서 일어나는 ‘먼지사태’로 알려져 있다. 대기 현상이나 지질 활동으로 먼지, 지표, 얼음 조각 등이 경사진 곳에서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한 지형이다. 이번 연구가 특별한 것은, 이 먼지사태를 운석 충돌과 연관 지은 점이다. 해당 연구 논문은 과학저널 ‘이카루스’지에 실렸다.
연구팀은 올림포스 화산에서 남쪽으로 825km 정도 떨어져 있는 화성의 적도 근처에서 5개의 큰 크레이터 무리를 확대해 조사했다. 크레이터란 운석이나 혜성 등 외부 천체가 행성 표면에 충돌하며 발생하는 지형이다. 지구에도 이런 크레이터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대부분 오랜 시간 풍화작용을 거치며 사라졌다. 다만 달이나 화성 같은 경우, 대기가 희박하고 흐르는 물이 없기 때문에 한 번 발생한 크레이터는 오랜 시간 남아 있게 된다.
연구팀은 이 크레이터 무리 주변에서 먼지사태로 확인되는 어둡고 밝은 줄무늬 지형을 발견했다. 그리고 크레이터 무리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먼지사태 지형의 수와 규모가 감소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운석과의 충돌로 발생한 지형이란 것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운석으로 발생한 이 지형이 충돌 전에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먼지사태는 충돌로 인한 지표의 지진으로도 일어나지만 운석이 날아듦과 동시에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구부러진 단검 모양의 특이한 지형
연구진은 크레이터 주변에서 일반적인 줄무늬와는 다른 특별한 모양의 지형을 발견했다. 구부러진 단검 모양으로 크레이터 중심으로부터 뻗어 있는 이 지형은 보통 1쌍으로 존재하며 두 개의 지형이 서로에 특정한 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확인됐다. 이런 패턴이 단순히 지표의 진동으로만 발생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점에 중점을 둔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 정체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런 지형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충격파’다. 물체가 유체 내에서 음속보다 빠르게 운동할 때, 급격한 압력 변화에 의해 파면이 중첩되며 발생하는 현상이다. 초음속 제트기가 비행할 때, 폭발하는 듯한 굉음을 내며 나타나는 현상도 충격파다. 화성은 대기밀도가 지구에 비해 약 100배나 낮기 때문에 이러한 대기에 의한 현상은 고려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상당히 빠른 속도로 화성의 대기에 진입하는 운석은 그 마찰로 인해 어떠한 영향을 받거나 충격파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즉, 운석이 지표에 충돌하기 전 발생한 충격파가 지표에 먼지 사태를 일으켰으며, 구부러진 단검 모양의 특이한 지형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구진은 운석이 대기 중에서 마찰에 의해 작은 조각으로 부서지기도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지구에서는 비교적 작은 천체들이 공기와의 마찰로 불타 사라지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도가 낮은 화성의 대기는 운석을 더 많은 조각으로 분해해 버린다. 이에 조각난 운석은 마치 샷건이 발사되듯 화성의 지표에 산발적으로 뿌려지게 된다. 이것들 또한 대기 중에서의 충격파와 충돌 시 진동을 통해 먼지사태를 일으키게 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약 10만 개 이상의 먼지사태를 관찰했다. 이전에도 화성의 여러 지형에 대한 생성 원인 등을 밝히려는 연구는 있었지만 그 많은 먼지사태의 지형들을 운석의 충돌과 연관 지었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 더구나, 특별한 규칙성을 가진 지형이, 운석이 지표와 충돌하기도 전 대기 중에서의 충격파에 의해 생성된다는 점은 행성 과학에 있어 상당히 흥미로운 점이다.
화성에서 발견되는 지형의 형성 원인을 항상 얼음이나 물 등으로 생각하려 했던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생각보다 더욱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구와는 달리 외부 천체의 유입이 화성의 지형을 변화시키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화성을 비롯한 외계 행성 연구에 큰 참고 사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성엔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많다. 실제 최근 한 연구는 화성에서 발견되는 산사태 지형 중 현재까지의 추측과는 다소 다른 과정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있음을 밝혀냈다. 이는 앞으로의 화성과 행성 과학에 대한 연구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 항공우주국의 화성관측궤도선 MRO(Mars Reconnaissance Orbiter)는 지난 2006년부터 내부에 탑재돼 있는 고해상도 이미징 카메라 ‘HiRISE’를 이용해 화성 표면을 촬영해 왔다. 이 카메라는 1미터 이하의 크기까지 식별할 만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한 연구팀이 이 사진들을 분석했다. 이들이 관심을 둔 것은 사진에서 발견할 수 있는 밝고 어두운 줄무늬다. 이는 화성에서 일어나는 ‘먼지사태’로 알려져 있다. 대기 현상이나 지질 활동으로 먼지, 지표, 얼음 조각 등이 경사진 곳에서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한 지형이다. 이번 연구가 특별한 것은, 이 먼지사태를 운석 충돌과 연관 지은 점이다. 해당 연구 논문은 과학저널 ‘이카루스’지에 실렸다.
연구팀은 올림포스 화산에서 남쪽으로 825km 정도 떨어져 있는 화성의 적도 근처에서 5개의 큰 크레이터 무리를 확대해 조사했다. 크레이터란 운석이나 혜성 등 외부 천체가 행성 표면에 충돌하며 발생하는 지형이다. 지구에도 이런 크레이터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대부분 오랜 시간 풍화작용을 거치며 사라졌다. 다만 달이나 화성 같은 경우, 대기가 희박하고 흐르는 물이 없기 때문에 한 번 발생한 크레이터는 오랜 시간 남아 있게 된다.
연구팀은 이 크레이터 무리 주변에서 먼지사태로 확인되는 어둡고 밝은 줄무늬 지형을 발견했다. 그리고 크레이터 무리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먼지사태 지형의 수와 규모가 감소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운석과의 충돌로 발생한 지형이란 것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운석으로 발생한 이 지형이 충돌 전에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먼지사태는 충돌로 인한 지표의 지진으로도 일어나지만 운석이 날아듦과 동시에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구부러진 단검 모양의 특이한 지형
연구진은 크레이터 주변에서 일반적인 줄무늬와는 다른 특별한 모양의 지형을 발견했다. 구부러진 단검 모양으로 크레이터 중심으로부터 뻗어 있는 이 지형은 보통 1쌍으로 존재하며 두 개의 지형이 서로에 특정한 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확인됐다. 이런 패턴이 단순히 지표의 진동으로만 발생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점에 중점을 둔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 정체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런 지형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충격파’다. 물체가 유체 내에서 음속보다 빠르게 운동할 때, 급격한 압력 변화에 의해 파면이 중첩되며 발생하는 현상이다. 초음속 제트기가 비행할 때, 폭발하는 듯한 굉음을 내며 나타나는 현상도 충격파다. 화성은 대기밀도가 지구에 비해 약 100배나 낮기 때문에 이러한 대기에 의한 현상은 고려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상당히 빠른 속도로 화성의 대기에 진입하는 운석은 그 마찰로 인해 어떠한 영향을 받거나 충격파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즉, 운석이 지표에 충돌하기 전 발생한 충격파가 지표에 먼지 사태를 일으켰으며, 구부러진 단검 모양의 특이한 지형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구진은 운석이 대기 중에서 마찰에 의해 작은 조각으로 부서지기도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지구에서는 비교적 작은 천체들이 공기와의 마찰로 불타 사라지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도가 낮은 화성의 대기는 운석을 더 많은 조각으로 분해해 버린다. 이에 조각난 운석은 마치 샷건이 발사되듯 화성의 지표에 산발적으로 뿌려지게 된다. 이것들 또한 대기 중에서의 충격파와 충돌 시 진동을 통해 먼지사태를 일으키게 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약 10만 개 이상의 먼지사태를 관찰했다. 이전에도 화성의 여러 지형에 대한 생성 원인 등을 밝히려는 연구는 있었지만 그 많은 먼지사태의 지형들을 운석의 충돌과 연관 지었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 더구나, 특별한 규칙성을 가진 지형이, 운석이 지표와 충돌하기도 전 대기 중에서의 충격파에 의해 생성된다는 점은 행성 과학에 있어 상당히 흥미로운 점이다.
화성에서 발견되는 지형의 형성 원인을 항상 얼음이나 물 등으로 생각하려 했던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생각보다 더욱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구와는 달리 외부 천체의 유입이 화성의 지형을 변화시키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화성을 비롯한 외계 행성 연구에 큰 참고 사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조재형 객원기자
- alphard15@nate.com
- 저작권자 2011-12-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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