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신호전달 물질인 엑소좀에 착안해 약물 침투가 어려운 고형암 같은 조직 내부를 효과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전달체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생체분자인식연구센터 김호준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엑소좀의 성분을 선별하고 조합해 기능을 모사한 전달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치료제 개발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약물을 조직 깊숙이 침투시키는 것이다. 고형암이나 뇌종양처럼 조직이 단단하고 촘촘하면 치료 물질을 조직 내부에 전달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 소포체 형태로 몸에서 신호 전달과 물질 운반을 담당하며 치밀한 조직도 자유롭게 이동하는 '엑소좀'이 주목받아 왔으나 성분 조절과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한계가 컸다.
연구팀은 엑소좀 조직 침투 능력에 주목해 여기에 필요한 핵심 성분인 콜레스테롤, 막단백질, 음전하 지질 입자 등 3가지를 선별하고 최적 조합을 만드는 방식으로 모사체를 개발했다.
기존에는 합성 전달체에 엑소좀 성분을 첨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성분별 구조적 특징을 분석하고 분자 수준에서 재현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렇게 만든 모사 전달체를 모델 조직에서 실험한 결과 기존 전달체 대비 33배 높은 침투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근육, 연골, 고환 피막 등 다양한 생체 조직에서 80% 이상 침투력을 보였으며 고형암 조직 동물 모델에서도 엑소좀과 비슷한 확산 패턴을 나타냈다.
김 책임연구원은 "엑소좀 모사 기술이 상용화되면 뇌종양 및 고형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치료제뿐만 아니라 엑소좀이 활용되고 있는 화장품, 식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8일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ACS) 나노'에 실렸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3-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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