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식습관: 왜 청소년기에는 많이 먹고, 노년기에는 적게 먹을까?
우리의 몸은 참 신기하다. 생애 주기에 따라 우리에게 무엇을 언제 먹어야 하는지 자연스레 알려주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우리 스스로 몸이 보내는 다양한 신호를 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인간의 식욕과 영양 필요는 생애 주기별로 크게 변화하며, 우리 몸이 에너지를 요구하는 방식 또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한다.
유아기의 섭취는 부모가 숟가락으로 떠먹여 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부모 몰래 단 과자를 섭취하기도 하다가 10대에는 식욕이 폭발하여 눈에 보이는 많은 것들을 먹어 치우곤 한다. 하지만 식욕은 세월이 흐르면서 변한다. 노년기가 되면 흔히들 ‘입이 짧아진다’고 표현할 만큼 식욕이 많이 줄어든다. 그리고 생물학자들은 이러한 다양한 식욕 변화에 대한 이유를 이해하면 노년기의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음식 조절의 핵심, 호르몬
음식에서 얻는 에너지가 없다면 우리는 생존할 수 없다. 예를 들면 음식의 탄수화물은 에너지로 전환되고, 지방과 아미노산은 신체 기능을 돕는 필수 단백질과 기타 구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 신체는 규칙적인 에너지 공급을 보장하는 ‘알람 시계’와 같은 특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인간의 식욕과 영양 필요 등의 변화는 기본적으로 배고픔과 포만감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에 의해서 조절되는데, 그 작용 방식에 대한 핵심은 음식 섭취이다. 구체적으로 주로 렙틴(leptin), 그렐린(ghrelin) 같이 배고픔과 배부름을 관장하는 호르몬들은 뇌에 식사를 시작하거나 멈추라는 신호를 보낸다.
지방 조직 혹은 체지방이 축적될 때 분비되며 지방의 연소와 분해를 돕는 ‘렙틴’ 같은 호르몬은 뇌의 통제 센터인 시상하부에 신호를 보내는데 이는 우리가 호흡하는 것과 비슷한 자율 시스템으로 관장된다. 또한, 공복 호르몬 ‘그렐린’은 위장에서 혈류로 방출되는 순환 호르몬으로, 뇌에 음식을 먹으라고 지시하는 호르몬이다. 음식 섭취를 통해 배가 부르게 되면 그렐린 분비가 감소하며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즉, 그렐린의 혈중 농도는 식사 전에 가장 높으며 식사 후에는 이전보다 더 낮은 수치로 돌아가게 된다. 이 때문에 그렐린은 ‘배고픔 호르몬’이라고 불린다. 인슐린과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이 모방하는 GLP-1과 같이 배고픔을 억제하는 췌장 호르몬 등 기타 호르몬들도 포만감과 공복감을 조절한다.
나이가 들면서 식욕은 어떻게 변하는가
이러한 호르몬의 작용은 청소년기와 노년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특히, 신체적, 정신적 발달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음식에 대한 충동이 최고조에 달한다. 신체는 가장 중요한 성장 단계인 사춘기를 위해 많은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신체적, 성적 성숙을 향해 박차를 가하기 때문이다. 즉, 근육과 뼈가 빠르게 발달하는 등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청소년기의 식욕이 증가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이러한 이유로 청소년들은 보통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
청소년기의 식욕 증가는 호르몬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이 시기에는 성장 호르몬과 성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여 신체의 대사율이 높아지고, 이는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게 만든다. 이러한 호르몬 변화 역시 청소년들이 더 자주 배고픔을 느끼고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청소년기의 수준을 유지하면서 평생 동안 영양을 섭취하는 것은 쉽지 않다. 노년기에는 신체의 대사율이 감소하고 활동량이 줄어들며 이는 에너지 필요량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노인들이 적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노년기에 ‘배고픔 호르몬’ 분비 패턴 역시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바로 근육인데, 나이가 들면 평균적으로 근육량이 감소하면서 에너지 필요량도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근육량 감소의 주요 원인은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실제 노년기의 단백질 섭취량은 권장량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노년기에 치아 문제부터 미각, 후각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생리적 요인 및 기타 신체 노화 징후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음식의 맛과 질감을 느끼는 능력을 저하시켜 식욕을 감소시킬 수 있다. 소화기 계통 변화로 인해 음식의 소화와 흡수가 어려워질 수도 있으며, 이는 다시 영양소 섭취의 감소로 이어지는 음성 피드백(negative feedback)을 유발할 수 있다.
- 김민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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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4-08-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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