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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민재 리포터
2024-08-22

전자담배, 폐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전자담배 흡연자는 그렇지 않은 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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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폐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실시한 대규모 연구에서 전자담배 사용이 폐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다소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되었다. 분당서울대병원의 김연욱 교수가 주도한 해당 연구는 전자담배의 안전성에 대한 기존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연구팀은 과거 흡연 이력이 있던 4,329,288명을 대상으로 2012~2014년, 2018년, 그리고 2021년 12월까지의 기간 동안 참가자들의 흡연 습관과 건강 상태 파악을 기반으로 추적 검사를 진행했다.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은 기존 흡연자 중 전자담배를 사용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폐암 진단 및 암 관련 사망 위험이 더 높았다는 점이다.  © Getty Images

연구 결과 이들 중 53,354명이 폐암 진단을 받았고, 6,351명이 폐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은 기존 흡연자 중 전자담배를 사용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폐암 진단 및 암 관련 사망 위험이 더 높았다는 점이다. 김연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금연 후 전자담배 사용자의 폐암 발병 위험 증가를 입증한 최초의 대규모 인구 기반 연구”라고 강조한다.

 

전자담배의 몇 가지 이점?

전자담배는 액상을 가열하여 증기를 발생시키는 장치로 이 액상에는 일반적으로 프로필렌글리콜, 식물성 글리세린, 향료,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니코틴이 포함돼 있다. 전자담배 제조업체들은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주장하지만, 장기적인 전자담배의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이러한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에 비해 몇 가지 이점이 있다. 전자담배는 액상을 가열하여 증기를 발생시키므로, 일반 담배와 달리 연소 과정이 없다. 또한, 전자담배에는 일반 담배보다 적은 양의 유해 물질이 포함돼 있다. 물론 니코틴과 같이 여전히 건강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존재한다.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량은 제품에 따라 다양하며, 사용자가 조절할 수 있다.

 

전자담배의 잠재적인 위험성?

전자담배의 안전성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많은 의료 전문가들은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는 덜 해롭다고 믿고 있다. 영국 공중보건국(Public Health England)은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95% 정도 덜 해롭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전자담배가 니코틴 중독자들에게 덜 해로운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토대로 전자담배를 금연을 위한 효과적인 도구로 보고 있다.

전자담배 증기에는 아크롤레인, 포름알데히드, 디아세틸과 같은 유해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으며, 이는 폐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에 전자담배에 잠재적 위험성이 있다. © Getty Images

하지만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의 애슐리 메리 아노스 교수와 같은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전자담배의 영향에 대해 알려진 바가 적다는 점을 강조하며,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아노스 교수는 전자담배 증기에는 아크롤레인, 포름알데히드, 디아세틸과 같은 유해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으며, 이는 폐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에 전자담배에 잠재적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전자담배 증기에 포함된 초미립자는 깊이 흡입될 수 있어 호흡기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일부 전자담배 제품에는 납과 같은 중금속이 포함될 수도 있으며, 전자담배의 에어로졸에 간접적으로 노출되는 것도 호흡기 증상 및 질병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현재까지 전자담배가 직접적으로 암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전자담배 사용이 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2024년 3월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전자담배 사용자와 일반 담배 흡연자의 구강 세포 DNA에 유사한 변화가 관찰되었으며, 이러한 변화는 흡연자의 폐암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자담배 액상에 포함된 낮은 농도의 발암 물질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의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 Getty Images

반대로 2년 미만의 단기 전자담배 사용은 암 진단 증가와 관련이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전자담배 액상에 포함된 낮은 농도의 발암 물질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의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국가 차원에서의 공중 보건 정책도 변화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전자담배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들은 공중 보건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많은 국가에서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제품의 안전성 기준 강화, 마케팅 제한, 미성년자 사용 금지 등을 포함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전자담배 제품에 대한 더 강력한 건강 경고 표시가 요구될 수 있다고 예고하고 있으며, 전자담배의 장기적인 건강 영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추가 연구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전자담배 제품에 대한 더 강력한 건강 경고 표시가 요구될 수 있다고 예고하고 있다. © Getty Images

한편 일부 국가에서는 전자담배를 금연 보조제로 인정하고 있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들로 인해 이러한 정책 역시 재검토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특히 전자담배 사용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는 니코틴 중독의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특히 전자담배 사용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 Getty Images

따라서 전자담배의 장기적인 영향, 특히 특정 집단(예: 임산부, 청소년)에 대한 영향, 그리고 전자담배와 다양한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전자담배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폐암 등의 질병 위험을 증가시키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준비하고 있으며, 전자담배 규제 정책이 공중 보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향후 전자담배 관련 연구 역시 전자담배 사용자들을 장기간 추적하여 건강 영향을 관찰하는 방식의 연구가 필요하며, 다양한 종류의 전자담배 제품과 액상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는 연구 역시 필요해 보인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4-08-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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