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2024년 계획, 무사합니까?
2024년이 시작하고 20여 일이 지났다. 새롭게 세운 계획이 위태로운 시기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을 무사히 넘은 사람이라도 계획 속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기 전 여러 차례 위기를 만나게 된다. 첫 번째가 호르몬의 대응이었다면, 두 번째는 심리적 함정이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 임상심리학과 연구진이 유럽 사회심리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건강한 다이어트를 목표로 자발적 계획을 시작한 대상자의 3분의 1은 2주 안에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호르몬의 영향도 있지만, 한 두 번의 이행 실패가 죄책감으로 귀결돼 부정적 감정을 증폭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때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의지력’과 ‘자제력’을 탓하며 중도 포기하고, 6개월이 지나면 절반 정도는 처음의 계획을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행동 개선을 위한 계획이 성공하려면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고, 현실적이며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이언스타임즈가 전하는 새해 계획 지키는 과학적 꿀팁의 마지막은 ‘중꺾마’를 위한 방법이다.
계획이 실패하는 이유가 의지력 때문이라고?
현대인은 의지력에 대한 높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 자기통제적 개념이 어떤 목표 달성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시간주립대학교 신경정신과학과 연구진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성인 미국인의 약 74.02%는 새해 계획을 세우지만 그들의 12.23%는 결심이 실패할 것으로 예상하고, 그 첫 번째 이유가 의지력 부족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1997년에서 2002년에 태어난 ‘Z세대’의 약 60.71%는 자신의 의지력 부족이 계획을 이행하지 못하는 이유로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연초에 가득 채워진 의지력이 점차 소진되어 결국에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던 경험을 강력하게 믿고 있었다.
의지력은 외적인 유혹에 빠지지 않고, 내적으로 발생하는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으로 정의한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생각과 행동을 통제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지력을 발휘하면 이후 이것이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여긴다. 마치 정량의 에너지 중 상당량을 미리 끌어다 써서 방전되는 것 같은 원리다. 의지력에 대한 이 같은 인식은 일부 심리학의 이해방식으로, 동기부여 표준검사 항목은 의지력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에 따라 정신 집중도를 측정한다. 사람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그 결과에 따라 목표 이행 수준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독자들이 현재의 중독 증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를 예상하는 설문지에서도 의지력 여부를 묻는 항목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흥미로운 사실을 지적한다. 자신의 의지력이 제한되어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과업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졌지만, 반대의 사례는 ‘자아 고갈’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의지력과 정신 집중력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받는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또한, 목표를 이루는 사람은 오히려 이 두 개의 개념을 혼동하지 않고 자신을 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의지력과 자기통제력의 상보적 관계
결론부터 말하면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선제적인 계획이다. 따라서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계획을 세우는 것, 그리고 계획에서 착수·이행으로 넘어가는 단계를 성공하는 것이다. 이행 단계를 시작하면 앞으로 계획의 성공률이 높아지는데, 이 때문에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나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이렇게 시작한 행동이 ‘내 것’으로 형성되는 데는 평균 66일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UCL 암연구 건강행동 연구센터 연구진이 사람들의 습관 형성 방식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EJSP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람들이 처음 새로운 행동을 수행해 자동성에 도달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66일 정도다. 자동성은 다시 말해 ‘습관’이다. 습관이란 과거에 자주 수행되었기 때문에 자동으로 수행되는 행동으로, 습관을 만들려면 같은 상황에서 같은 행동을 반복해야 한다. 반복은 상황과 행동 사이에 정신적인 연관성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때 “내일 해야지”라고 반복을 미루거나 실행하지 않는 것은 의지력, 자기통제력과 관계가 있다. 심리학에서는 나쁜 습관에 저항하는 것,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자기통제력의 주요 기능이라고 강조한다. 또, 일부 학자들은 지향적 목표와 행동이 일치하기 위해서는 의지력과 같은 정신적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목표를 이루는 과정과 결과에서 보면 의지력과 자기통제력은 결국 ‘선제적 계획’의 다양한 규제 전략이다. 즉, 올해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꺾마’는 정신적 내부 전략과 이를 지탱해주는 비계 전략이 계층적 연속체를 이루어야 한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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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4-01-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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