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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현정 리포터
2023-09-25

‘올빼미족’ 당뇨병 발병 위험 높다 아침형 인간보다 제2형 당뇨병 위험 19% 높아, 크로노타입 조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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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에 기상해서 자신을 위한 생활습관을 이어가는 ‘미라클 모닝’ 열풍이 불고 있다. 2000년대 초에 일었던 ‘아침형 인간’ 신드롬이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에 몰려 사그라든지 20여 년 만에 다시 ‘일찍 일어나기’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일찍 일어나 자기계발에 집중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하루를 보낸다는 점에서 자존감과 성취감이 높아진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앞으로는 긍정적인 영향 하나가 더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명 ‘올빼미족’으로 불리는 저녁형 인간보다 아침형 이간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에 기상해 자기계발을 실천하는 ‘미라클 모닝’의 긍정적 효과가 늘어 가고 있다. ⒸGettyImagesBank

 

저녁형 인간이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 더 많아

이달 초 미국 하버드대학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팀은 수면시간과 당뇨병 유병률에 관한 연구결과를 미국 의학저널인 ‘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암, 심혈관 질환, 당뇨병 병력이 없는 45~62세의 여성 간호사 63,676명을 2009년부터 2017년까지 18년간 추적 조사를 진행했다. 대상자의 데이터는 크로노타입 자가 보고서, 수면시간, 식단·흡연·음주·신체활동 등 생활습관과 체질량 지수, 체중, 의료기록, 당뇨병 가족력 등 기본데이터를 포함했다.

크로노타입(chronotype)은 표준 24시간 주기에서 개인의 특성별로 자연스러운 일주기 리듬을 뜻한다. 마이클 브레우스 박사는 자신의 저서 ‘적절한 시간의 힘(The Power of When, 2016)’에서 수면리듬과 시간 활용을 기준으로 한 4가지 유형으로 새롭게 분류했는데, 이번 연구에는 기존의 크로노타입에 따라 아침형-저녁형-중간형으로 분류했다.

이번 연구 대상자의 약 11%는 ‘확실한 저녁형’ 크로노타입을 갖고 있다고 보고한 반면, 약 35%는 자신을 ‘확실한 아침형'으로 평가했다. 나머지는 아침형이나 저녁형이 아닌 ‘중간형’이라고 보고했는데, 이는 아침형과 저녁형 중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거나 분류 불가능한 수준으로 미미한 차이인 경우다.

연구진에 따르면 저녁형 크로노타입인 사람이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을 좀 더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진 참가자 중 저녁형 크로노타입인 참가자는 단 6%에 불과했다. 반면에 가장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을 가진 참가자 중 25%가 저녁형 크로노타입이었다.

이들은 밤 수면시간이 현저히 적은데다가 음주량은 많고, 질이 낮은 음식 섭취가 잦으며, 흡연을 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때문에 반대 유형의 사람들에 비해 체중, BMI, 신체활동량이 건강에 좋지 않은 범위에 속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녁형 인간이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ettyImagesBank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건강을 얻는다

연구진은 대상자들의 크로노타입 자가보고서와 당뇨병 상태를 비교한 결과도 내놓았다.

대상자들의 생활습관 요인을 배제한 상태에서 저녁형 크로노타입 대상자의 당뇨병 발병률이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강에 해로운 생활습관을 통제했을 때 저녁형 크로노타입의 당뇨병 위험도가 19% 증가했다.

시나 키아네르시(Sina Kianersi) 하버드의대 박사후 연구원은 “우리가 건강에 해로운 생활방식을 통제했을 때 크로노타입과 당뇨병 위험 사이의 강력한 연관성이 감소한 것을 발견했다.”며 연구결과를 정리했다. 하지만 여전히 저녁형 크로노타입인 사람의 당뇨병 발병률은 남아 있기 때문에 라이프 스타일 요인에 대한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구진은 어쩔 수 없이 업무일정에 맞춰 저녁형 크로노타입의 생활을 하는 사례에 대해서 우려했다. 이번 연구에서 크로노타입과 근무시간이 일치하지 않을 때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후왕 티안이(Tianyi Huang) 하버드의과대학 조교수는 “이번 연구의 대상이 ‘백인 여성 간호사’로 제한됐기 때문에 인구 전체에 걸쳐 일관성이 있는지 추후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간·야간 근무 반복이 지속되거나 일관성이 없이 변하는 직군들은 잠재적으로 당뇨병 위험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예방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녁형 크로노타입 대상자의 당뇨병 발병률이 아침형 크로노타입에 비해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hutterstock

 

각성-수면 주기가 대사 차이 일으켜

소위 ‘올빼미형’으로 불리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건강 위험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는 지속적으로 발표돼 왔다. 흡연, 음주, 과식 등 건강에 해로운 생활습관과는 별도로 늦게까지 깨어있는 생활습관과 수면주기가 제2형 당뇨병 및 심장병, 비만, 치매 등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각성-수면 주기가 대사 차이를 일으키고 에너지원에 대한 신체의 선호도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대사 차이는 세포의 포도당 흡수를 촉진하기 위해 인슐린을 얼마나 잘 사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나타나므로 당뇨병·비만 등 대사질환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이번 연구 이전에 유사 연구를 진행한 스티븐 말린(Steven Malin) 뉴저지대학교 교수는 “일찍 일어나는 사람과 야간형·올빼미형 사람 사이의 지방 대사 차이는 우리 몸의 일주기 리듬에 인슐린을 사용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일찍 일어나는 사람은 주간 활동 시 더 많은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김현정 리포터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3-09-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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