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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보고서, 코로나 봉쇄로 인한 대마초 합법화 및 사용 증가 경고 유엔 마약범죄사무소 보고서: 코로나19 봉쇄령과 함께 대마초 사용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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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마약범죄사무소에서 발표된 새 보고서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 United Nations Office on Drugs and Crime)가 최근 새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마초 합법화와 코로나19 봉쇄령으로 인해 전 세계 대마초 사용이 증가했다고 한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 이전이나 이후 대마초를 합법화한 나라에서 대마초의 사용이 급증했으며, 더불어 코로나19 봉쇄령도 비슷한 효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또한 대마초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우울증과 자살 위험 역시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위치한 유엔 마약범죄사무소 ⓒ 유엔 마약범죄사무소

대마초가 청소년기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유엔 마약범죄사무소에 따르면 대마초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생산·소비되는 규제약물(controlled drug)이라고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Tetrahydrocannabinol) 함량 역시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대마초에 들어있는 400여 종의 화학 성분 중 60여 종의 칸나비노이드는 대마의 환각 작용에 관여한다. 이 중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은 대마의 주 환각 성분이며 위 함량은 대마초 및 대마 추출물의 환각 작용 강도를 나타낸다. 참고로 대마초(Cannabis sativa L., Moraceae)는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많이 남용되고 있는 마약류로 환각제(hallucinogen)로 분류되어 있다.

청소년기의 대마초는 향후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공개되었다. ⓒ Getty images

미국정신의학회지(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에 기고된 한 연구에 따르면 대마초가 청소년기의 사고 능력, 주의력, 인지력, 기억력 등에 미치는 악영향이 음주보다 더 심각하다고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마초를 복용한 청소년이나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기억, 추론, 행동 제어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마초 복용이 늘어날수록 뇌 손상이 심해지는데, 이는 음주와 달리 복용을 끊더라도 뇌 손상이 영구적으로 지속된다고 한다. 또한 대마초를 복용한 학생들이나 청소년들은 향후 정신병 발병 위험이 증가하며, 갑작스럽게 복용을 중단하게 되면 수면장애와 같은 금단현상도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이는 10대 학생들의 뇌 발달에 대마초가 현저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드러내 주는 결과이며, 마약 예방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결과이다.

비의료적 대마초 사용의 합법화

하지만 전 세계의 많은 나라는 대마초의 사용을 점차 합법화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2012년 워싱턴주와 콜로라도주를 시작으로 미국의 여러 주에서 비의료적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했고, 다른 주에서도 비슷한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 우루과이와 캐나다도 각각 2013년과 2018년에 비의료적 대마초 사용의 합법화가 시작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대마초 합법화가 마약의 증가 추세를 가속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코로나19 봉쇄령 중 2020년 대마초 사용이 많이 증가했으며 10대들 사이에서 대마초 유행은 별로 변하지 않았지만 젊은 성인들 사이에서 고효능 (고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함량) 대마초의 사용이 현저하게 증가했다고 한다.

유럽 대부분의 나라와 미국 여러 주 그리고 남미, 오세아니아의 대부분 나라들은 의료 목적으로 대마초를 허용하고 있다. ⓒ Jamesy0627144

캐나다에서는 코로나의 확산 기간 중 16개월간의 통계를 조사했는데, 그 결과 캐나다 국민의 술 및 대마초 소비량이 각각 5.5%와 25%  정도로 당초 예상치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이에 해밀턴 맥매스터대학 제임스 맥킬롭 교수(Prof. James Mackillop)는 코로나 이후 알코올이나 마약의 중독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비 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마초의 소비 증가는 의료 시설에 대한 부담을 증가시킨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마초 계열의 약물치료는 유럽연합(EU) 약물치료의 대략 30%를 차지한다고 한다. 또한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의 특정 국가에서는 대부분의 의료 치료가 대마초 중독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시장에 나와 있는 해시시(대마의 수지를 농축한 흑갈색의 반고체상 수지)와 대마초의 강도 증가 등은 서유럽에서의 대마초 사용을 증가시켰고, 이는 결국 서유럽에서의 정신 질환자 증가로 이어졌다고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 약 2억 8,400만 명이 헤로인, 코카인, 암페타민 또는 엑스터시와 같은 약물을 사용했다고 밝혔으며, 그중 2억 900만 명이 대마초를 사용했다고 한다. 코카인 생산량 역시 2020년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해상 밀매도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뉴질랜드 남성 2명이 2020년 코로나  봉쇄 기간에 창고를 임대하여 대량의 대마초를 재배한 것으로 적발된 사례도 있다. 위 남성 중 한 명은 대마초 재배, 판매, 소지 혐의와 더불어서 메스암페타민(필로폰)과 코카인을 입수한 혐의를 받아 처벌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불법 마약 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

UNODC 보고서에 따르면 이전 경험들을 비추어 보았을 때 중동과 동남아시아의 분쟁 지역 어디에서든 합성 약물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전쟁이 증가할수록 불법 마약 생산이 계속해서 증가할 수 있다는 말과도 같다. UNODC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해체된 암페타민 실험실의 수는 2019년 17개에서 2020년 79개로 증가했으며, 이는 2020년에 보고된 모든 국가의 압수된 실험실의 숫자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장 안젤라 메 ⓒ 유엔 마약범죄사무소

유엔 마약범죄사무소장이자 마약 관련 전문가인 안젤라 메(Angela Me)는 경찰이 분쟁 지역을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합성 약물 실험실을 막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히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서 불법 마약 생산이 크게 증가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2-07-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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