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여러 연구 결과가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이 미접종자만큼 델타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자들은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마스크 착용, 개인위생 등의 예방 조치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네이처지 보도에 따르면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연구팀이 지난 6~7월 위스콘신주의 7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염기서열 분석 대상인 122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체 중 90%가 델타 변이였다.

특히 바이러스 농도를 보여주는 Ct(Cycle threshold) 수치가 백신접종자 그룹과 미접종자 그룹에서 모두 25 미만으로 나와 두 그룹 모두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 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증폭 과정을 거치는데 Ct값은 바이러스가 검출될 때까지 몇 주기 증폭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값이 작을수록 바이러스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로, 주변에 옮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위스콘신-매디슨대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1일 medRxiv에 발표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8월 보고서에 발표된 매사추세츠주의 데이터에서도 신규 코로나19 환자 469명 중 4분의 3이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었다. 확진자들 중 백신 접종자로서 돌파 감염 사례와 미접종자의 Ct 값이 비슷했으며, 샘플 중 90%가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됐다. 미국 보건 당국은 매사추세츠주의 사례를 통해 백신 접종자도 미접종자와 마찬가지로 감염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CDC는 이 보고서 발간 이전인 7월 27일 백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실내 공공 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권고를 발표한 바 있다. 텍사스주 휴스턴 감리교병원 연구팀의 결과에서도 델타 변이에 감염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의 Ct 값이 비슷하게 도출됐다.

하지만 이런 연구 결과들이 백신 무용론을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다. 싱가포르 국립전염병센터의 확진자 연구에 따르면 예방 접종자와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매일 코로나19 감염 바이러스 양을 추적한 결과,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이 델타 변이 감염에서 더 빨리 완치됐다.
감염 첫 주 동안 두 집단 모두 델타 바이러스 양이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일주일 이후에는 예방접종 환자에서 바이러스가 빠르게 감소했다. 또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전파에 대한 대규모 연구인 RECT-1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양성반응을 보인 사람 중에서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이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바이러스 부하가 낮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위스콘신-매디슨대의 바이러스학자 데이비드 오코너 박사는 “델타 바이러스에 돌파 감염된 사람은 높은 수준으로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며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황지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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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08-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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