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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성규 객원기자
2020-08-25

스마트폰 셀카로 성인병 진단한다 당뇨병과 심장병 진단하는 알고리즘 개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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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를 이용해 대표적인 성인병인 당뇨병과 심장병을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들이 잇달아 개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UCSF)의 제프리 올긴 교수팀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제2형 당뇨병을 탐지할 수 있는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개발했다. 제2형 당뇨병은 전 세계적으로 약 4억 5000만명 이상의 환자들이 있으며 관상동맥질환, 심장병, 실명, 뇌졸중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를 이용해 대표적인 성인병인 당뇨병과 심장병을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들이 잇달아 개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 Jeroným Pelikovský(Pixabay)

일반적으로 제2형 당뇨병은 성인이 된 후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생기므로 성인 당뇨병이라고 한다. 이에 비해 췌장의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어린 시절에 발생하는 제1형 당뇨병은 소아 당뇨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 중 절반은 자신들이 당뇨병에 걸렸다는 사실과 그에 대한 위험을 알지 못한다.

82%의 정확도로 당뇨병 환자 식별

연구진은 스마트워치를 포함한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로 얻을 수 있는 광혈류측정(PPG) 신호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측정하면 당뇨병으로 인한 혈관 손상을 감지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PPG는 혈관에 LED 등의 빛을 투사해 혈액이 통과할 때 혈관의 팽창 및 수축에 따라 빛의 반사율이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해 맥파를 측정한다.

연구진은 아이폰의 심박수 측정 앱인 ‘Azumio Instant Heart Rate’를 이용하는 당뇨병 환자 5만 3870명의 PPG 기록 300만 개를 이용해 당뇨병 발생 여부를 알아낼 수 있는 심층학습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그 후 스마트폰 플래시와 카메라를 사용해 손가락 끝의 색 변화를 포착해 PPG를 측정한 후 이 알고리즘에 적용했다. 그 결과 이 알고리즘은 실제 진료소에 등록된 환자들의 데이터에서 당뇨병 환자의 82%를 정확하게 식별해냈다.

또한 이 알고리즘이 당뇨병이 아니라고 예측한 환자 중 92~97%는 실제로 당뇨병 환자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PPG에서 도출된 당뇨병 진단율은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 인종 특성과 같은 환자 정보와 결합시킬 경우 예측 성능이 더욱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최신호에 게재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당뇨병은 그 자체로 세계 7위의 사망 원인이지만, 또 다른 주요 사망 원인인 심장병의 위험도 크게 증가시킨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심장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2배 더 높다고 추정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제프리 올긴 교수는 “우리가 개발한 알고리즘은 유방암을 진단하는 유방조영술이나 자궁경부암 진단을 위한 자궁경부세포검사와 같은 수준의 정확도로 당뇨병을 발견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식별함으로써 진단되지 않은 당뇨병의 발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셀카 사진 4장으로 심장병 발견

한편 중국의학원 및 칭화대학 연구진은 셀카 사진 4장으로 심장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인 관상동맥질환(CAD)을 알아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Cardiology) 기관학술지인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된 이 연구 결과는 인공지능이 얼굴을 분석해 심장병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중국 연구진은 셀카 사진 4장으로 심장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인 관상동맥질환(CAD)을 알아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 European Heart Journal

특정 부위의 얼굴 특징들이 심장병의 위험성 증가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회색 머리카락이나 귓불 주름, 눈꺼풀 주변 피부 아래의 작고 노란 콜레스테롤 퇴적물 등이 그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런 특징들은 심장병 위험을 예측하기 위해 계량화하기가 어렵다.

중국의학원의 저정 박사와 칭화대학의 상양지 교수 등은 중국 8개 병원의 심장병 환자 5796명을 대상으로 정면 얼굴 사진 1개, 옆모습 얼굴 사진 2개, 정수리 사진 1개 등 얼굴 사진 4개를 찍었다. 또한 설문조사를 통해 그들의 사회경제적 지위, 생활 방식, 의료 기록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이러한 자료를 이용해 만든 심층학습 알고리즘으로 2019년 4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중국 9개 병원에서 1013명의 환자에게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 알고리즘은 일부 환자 그룹에서 약 80%의 정확도로 심장질환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안토니아데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얼굴 사진이라는 단 하나의 데이터만 있으면 되므로 대규모로 적용하기 매우 쉬운 방법”이라며 “의학 진단의 새로운 잠재력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이성규 객원기자
yess01@hanmail.net
저작권자 2020-08-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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