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4차 산업혁명 또는 산업4.0이라 이름으로 진행되어왔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산업혁신 방법론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 정보 분야’를 주제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지난 12일 공동으로 개최한 온라인 포럼에서 강홍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코로나’에 관해 이처럼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
그는 “IT의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인간의 논리적 사고로 구성되고 만들어지는 제품이나 공정의 모든 프로세스가 IT에 의해 대체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즉 4차 산업혁명이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의미하는 IT의 적극적인 활용은 인력의 대체를 뜻하며 그와 관련된 변화들은 새로운 생산기능의 혁신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생산기능의 혁신이 진행되는 과정 중에 코로나19 사태를 겪게 됐고, 그로 인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강 교수는 “결과적으로 인간과 기계의 새로운 역할 분담과 협업이 가능해지면서 인간의 존재 또는 역할이 대폭 축소될 것이고 IT와 인간, 사물의 상호작용이 확대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직접 접촉이 제거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으로 생산 현장에서 사람을 모두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생산 자동화와 공정이 가상의 세계로 넘어가는 디지털 트윈 등으로 생산 현장에서 사람이 전혀 필요 없는 극한의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혁신 방법은 인력을 IT 활용으로 대체하는 것이고, 이는 곧 일자리 문제로 이어지게 될 것이란 게 강 선임연구위원의 주장이다.
그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사회적 영향이며 기술진보의 필연적 결과로 청년실업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다 체계적인 접근과 전략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사회적 성찰보다는 경제적 성찰만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인포데믹 대응 핵심, 신속한 대응과 팩트체크
이날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더 크게 대두되고 있는 인포데믹(정보전염병, infodemic) 문제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차미영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코로나19에 대한 과다한 정보가 생성되며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신뢰 미상의 정보를 구분하기 어려운 인포데믹 상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최근 경제 매체 포브스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어도 미국인 5명 중 1명은 접종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는데 이것도 인포데믹에 의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심각한 인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가짜 정보에 대한 빠른 판단과 공신력 있는 기관의 신속한 대응, 팩트 체크된 결과의 전파가 중요하다.
여기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신속성이다. 공신력 있는 기관의 발 빠른 대응이 없다면 루머가 광범위하게 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차 교수는 “누군가 팩트 체크한 이후에는 가짜 정보의 전파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팩트체크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그런데 문제는 인프라가 약한 개발도상국이 선진국보다 인포데믹에 더 취약하다는 점이다. 이에 차 교수는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루머를 앞선 팩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며 “앞으로 의료 인프라가 미흡한데다 인포데믹에까지 취약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좀 더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포데믹, ‘사회생리학적’ 접근으로 풀어야
이석봉 대덕넷 대표도 “인포데믹을 일종의 바이러스라고 본다면 그에 대한 백신이 바로 팩트 체크가 될 수 있다”며 “의학, 공학, 과학계 등 전문가 집단이 정확한 팩트 체크를 위해 연대하여 방향성을 제시해 줘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강홍렬 선임연구위원는 “인포데믹을 사회병리학적 접근이 아니라 사회생리학적으로 풀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의사도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하고, 보건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는 지도자가 몸에 소독제를 투입하라고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따지는 사회병리학적 접근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K방역으로 코로나 대응에 신뢰를 얻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사회생리학적 접근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코로나19 관련 정보에 권위가 실리게 되므로 이것을 정보 전달에 잘 활용한다면 인포데믹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순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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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0-05-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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