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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9-12-09

“10시간 안에 하루 식사 모두 마쳐라” 당뇨와 심장병 등 대사증후군 위험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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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식사를 10시간 안에 마치면 칼로리를 줄이거나 운동을 보강하지 않아도 당뇨와 심장병 등의 대사증후군 증상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소크연구소와 캘리포니아(샌디에고)대 연구팀은 대상 환자들에게 통상적으로 먹던 약을 먹으면서 하루 중 10시간 안에만 식사를 하는 시간제한 식이(time-restricted eating, TRE)를 실시한 결과 체중과 복부비만이 줄어들고, 혈압과 콜레스테롤이 저하되는 한편 혈당과 인슐린도 한층 안정적인 수치를 보였다고 밝혔다.

대사 전문 저널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5일 자에 발표된 이번 예비 연구는 당뇨병과 같이 생활을 바꿔야 하고 관리비용이 많이 들 위험이 있는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 환자들에게 간단하고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동영상>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복부비만과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같은 위험 요인이 동시에 나타나 당뇨병과 뇌졸중, 동맥 경화 등을 일으키고, 심혈관 질환 위험도 크게 높인다. 동영상 캡처 CREDIT: Salk Institute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복부비만과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같은 위험 요인이 동시에 나타나 당뇨병과 뇌졸중, 동맥 경화 등을 일으키고, 심혈관 질환 위험도 크게 높인다. 동영상 캡처 ⓒ Salk Institute

관리 힘든 생활습관병, 대사증후군

대사증후군이란 신진대사에 문제가 생겨 복부비만과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같은 위험 요인이 동시에 나타나는 질환으로, 당뇨병과 뇌졸중, 동맥 경화 등을 일으키고, 심혈관 질환 위험도 크게 높인다.

대사증후군 발병에는 일부 유전적 요인도 있으나 대체로 식사와 운동 등 생활습관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생활습관병으로 불린다.

미국인의 거의 30% 정도가 대사증후군 증상을 보이고 있고, 생활수준이 향상된 우리나라 역시 30세 이상 서울시민 세 명 중 한 명이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대사증후군을 개선하기 위해 약을 복용하면서 건강한 식생활을 택하거나 신체 운동량을 늘리려 해도 질병을 완벽하게 관리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대사증후군 치료를 위해서는 운동을 하고 치료약을 복용해야 하지만 식이 조절도 매우 중요하다.  CREDIT: Salk Institute
대사증후군 치료를 위해서는 운동을 하고 치료약을 복용해야 하지만 식이 조절도 매우 중요하다. ⓒ Salk Institute

불규칙한 식이 패턴이 일주기 리듬 방해

논문 공동 교신저자이자 소크연구소 조절 생물학 실험실 사치다난다 판다(Satchidananda Panda) 교수는 “시간제한 식이와 약물 복용을 결합하면 대사증후군 환자들이 질환 관리를 더 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하고, “시간제한 식이는 일일이 칼로리를 계산하는 것과는 달리 간단한 식이요법으로서 참가자들이 식사 일정을 잘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를 10시간 안에 섭취하는 시간제한 식이는 소크 연구소팀이 이전 연구에서 입증한 바와 같이 개인의 24시간 생체주기 리듬을 지원하고 건강 상의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생체주기 리듬(circadian rhythms)은 인체 거의 모든 세포에 영향을 미치는 24시간 주기의 생물학적 과정이다.

과학자들은 불규칙한 식이 패턴이 이 시스템을 방해함으로써 복부지방과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고혈압과 혈당 수치를 높이는 대사증후군과 기타 다른 대사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계속 확인해 내고 있다.

논문 공동 제1저자로 판다 교수 연구실 박사후 연구원인 에밀리 마누지안(Emily Manoogian) 연구원은 “물을 제외하고 일관된 10시간 창 안에서 모든 것을 먹고 마시면 밤을 포함한 14시간 동안 몸을 쉬고 회복할 수 있다”며, “우리 몸은 또한 언제 먹을 것이 들어올지 예측할 수 있어 신진대사를 최적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주기 리듬 조절을 위해 음식 섭취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심장대사질환 치료 환자들의 건강을 개선시킬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논문 공동 제1저자이자 캘리포니아(샌디에이고) 의대 심장학자인 마이클 윌킨슨(Michael Wilkinson) 임상 조교수는 “우리는 시간제한 식이가 더욱 건강한 대사를 포함해 건강에 극적인 도움을 준다는 사치다난다 판다 교수의 선구적인 동물 연구를 보고, 10시간 시간제한 식이가 사람에게도 과연 유익한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식사 패턴이 불규칙하면 신체 일주기 리듬을 방해해 신진대사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CREDIT: Salk Institute
식사 패턴이 불규칙하면 신체 일주기 리듬을 방해해 신진대사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 Salk Institute

석 달 동안 10시간 제한 식이 실시

이번의 예비 연구는 대사증후군 환자로 진단받은 19명의 참가자(남성 13명, 여성 6명)를 대상으로 수행됐다. 이들은 자신들의 첫 식사와 마지막 식사의 시간 차가 14시간 이상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의 84%는 고지혈증 약인 스타틴 혹은 고혈압 약을 한 종류 이상 복용하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판다 교수 연구실의 생체 시계 앱(myCircadianClock app)을 사용해, 기준으로 정한 초기 2주 동안 언제, 무엇을 먹었는지 기록한 뒤 이후 석 달에 걸쳐 10시간 시간제한 식이 상황을 기록했다.

참가자의 86% 정도가 앱을 사용해 식사 상황을 올바르게 기록했고, 연구 기간 동안 이를 잘 준수했다.

시간제한 식이를 실시하는 동안 부작용을 보고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식사를 10시간 창에 맞추기 위해 첫 식사를 늦추고 마지막 식사를 앞당겨 끼니를 거르지 않았다.

참가자들에게 섭취 칼로리를 줄이라고 권장하지는 않았으나 일부 참가자들은 식사 간격이 짧아져 식사량이 약간 줄었다고 보고했다.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를 10시간 안에 섭취하는 시간 제한 식이는 대사증후군 개선 효과를 나타내 추가 후속연구가 진행 중이다.  CREDIT: Salk Institute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를 10시간 안에 섭취하는 시간제한 식이는 대사증후군 개선 효과를 나타내 추가 후속 연구가 진행 중이다. ⓒ Salk Institute

“대사증후군 증상 줄이는 쉽고도 저렴한 방법”

이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전반적으로 수면이 개선됐고, 몸무게와 체질량지수, 복부지방과 허리둘레가 3~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혈압이 낮아지고 총 콜레스테롤치가 감소하면서 심장병 주요 위험요인도 줄어들었다. 혈당 수치와 인슐린 수치도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논문 공동 교신저자이자 캘리포니아(샌디에이고) 의대 심장학자인 팸 타우브(Pam Taub) 부교수는 “신진대사는 일주기 생체리듬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우리는 이를 알고 칼로리를 줄이거나 운동량을 증가시키지 않고도 대사증후군 환자를 지원하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주기 리듬을 최적화할 수 있다면 대사 시스템도 최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다 교수는 이 10시간 제한 식이가 대사증후군 증상을 줄이고 건강을 개선하는 쉽고도 비용이 덜 드는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당뇨병 전단계에 있는 100만 명의 당뇨 발병을 1년 늦춘다면 약 96억 달러의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시간제한 식이의 이점을 조사하기 위해 미국 국립 당뇨와 소화기 및 신장질환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100명 이상의 대사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에는 참가자들의 체성분과 근육 기능 변화를 조사할 수 있는 추가 측정이 포함돼 있어 더욱 포괄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9-12-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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