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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효원 객원기자
2019-09-17

졸음운전, 스마트워치가 깨워준다? 자율신경계 신호 측정 통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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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운전은 음주운전만큼이나 위험하다. 음주는 알코올 측정기로 측정할 수 있지만, 졸음을 측정하기란 쉽지 않다. 국내외 주요 기업은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의 얼굴과 표정을 인식하거나, 운전대 조작 빈도, 운전자의 주행 패턴과 같은 정보를 통해 운전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졸음운전을 예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졸음과 직접 연관되는 ‘생체정보’를 얻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졸음운전의 가장 큰 원인은 과로나 장기운전 등에 의한 피로 누적이며, 집중력 저하와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운전자의 ‘피로도’와 ‘집중도’를 추적한다면 졸음을 감지, 예측할 수 있다.

자율신경계 측정을 통해 졸음 예측하는 연구 개요도 ⓒ 손목착용형 센서모듈 측정 생리신호 기반 운전자 집중도/피로도 모니터링 핵심원천기술 개발 최종보고서
자율신경계 측정을 통해 졸음 예측하는 연구 개요도 ⓒ 연세대학교 원주산학협력단

수많은 해외 선행 연구에서 뇌파를 사용해 졸음운전을 감지하는 실험이 이뤄졌다. 대만의 한 연구진은 32채널 뇌파 장비나 6채널 무선 헤어밴드 형태의 뇌파 장비로도 잠이 드는 것을 90% 이상 정확도로 판별했다.

그렇지만 일상생활에서 운전자의 졸음을 예측하기 위해 뇌파 장치를 달고 운전하기는 어렵다. 뇌파를 대체할 수 있는 신호로 떠오른 것은 자율신경계 신호이다.

연세대학교 원주산학협력단 연구진은 선행 연구들을 바탕으로 손목에 착용하는 센서를 통해 얻은 자율신경계 신호로 졸음운전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 책임을 맡은 연세대학교 의공학과 김경환 교수는 “피로도와 집중도는 모두 뇌파에 반영되는 생체신호다. 또한 이 두 가지 모두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준다. 우리는 자율신경계 신호 중에서도 가장 거부감이 없고 불편함 없이 장기간 착용할 수 있는 손목센서 모듈을 통해 측정할 수 있는 광혈류량, 피부전도도, 피부온도를 활용해 연구를 진행했다”며 자율신경계 신호에 주목한 이유를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운전자의 집중도와 피로도를 표상하는 뇌파 정보를 대체할 생리 지표를 얻었다. 집중도와 피로도를 측정할 변인을 설정하고, 가상 운전 실험 프로토콜을 개발했다.

설계된 실험은 지루한 운전 연습 게임과 비슷하다. 실험에 참여하는 참가자는 완만한 곡선이나 직선 도로의 고속도로를 일정한 속도로 운전한다. 연구팀은 참가자가 운전하는 동안 64채널 뇌파와 자율신경계 신호, 그리고 운전자 얼굴의 영상을 기록했다.

실험 참가자가 운전을 오랫동안 할수록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뇌파 영역에서는 세타파와 알파파 대역의 파워가 함께 올라갔다. 또한 심박변화율 역시 초저주파 대역과 저주파 대역의 파워가 올라간 모습을 보였다.

집중도를 반영하는 생리신호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돌발 상황을 만들어 반응시간을 재면서 운전 집중도를 정량화했다. 광혈류량과 피부전도도, 그리고 피부표면 온도를 주요 신호로 선정했다.

이후, 측정된 뇌파와 자율신경계 신호의 분석 방법을 개발하고, 두 신호의 연결고리를 찾아 뇌파를 대체할 수 있는 자율신경계 생리지표를 찾았다.

연구팀의 또 다른 성과는 자율신경계 신호만 보고도 뇌파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집중도, 피로도)를 얻고, 졸음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김경환 교수는 “알고리즘의 목표는 일정 시간 구간 내에서 측정한 피로 뇌파 및 생체신호로부터 이 시간의 피로도 수치를 예측하는 것이다. 마치 음성 파형으로부터 단어를 인식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다음, 측정된 신호로부터 신경생리학적 지식에 기반한 의미 있는 파형을 검출하거나, 피로도를 반영하는 수치화된 지표를 추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의미와 활용 가능성은 매우 크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나 스마트밴드에서 얻을 수 있는 신호를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에 뇌파를 활용할 때보다 편리하고, 저렴하다.

김효원 객원기자
hanna.khw@gmail.com
저작권자 2019-09-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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