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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6-02-26

‘인체의 딜레마’ 염증 억제인자 발견 미국 연구진 "P62 단백질이 염증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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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은 우리 몸에서 ‘꼭 필요하지만 과도하면 병’이 되는 딜레마의 하나로 꼽힌다.

외부에서 이물질이나 병원체가 침입하면 우리 몸은 이를 제거하기 위해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그러나 지나친 염증반응은 노화를 촉진하고, 장기를 손상시키거나 때로는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등 오히려 건강에 해를 끼친다.

이런 염증을 억제하고 손상을 피할 수 있는 ‘분자 브레이크’가 발견돼 의약학 연구에 새로운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샌디에고) 의대 연구진은 p62로 알려진 단백질이 염증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생명과학 저널 ‘셀’(Cell) 2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약리 및 병리학과 마이클 카린(Michael Karin) 석학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 몸이 더 이상 염증반응이 필요 없을 때 어떻게 이를 멈추는가를 설명하는 동시에 많은 노화 관련 질병 관리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카린 교수는 박사후 과정 연구원이자 샌포드 번햄 프레비스 연구소 공동연구원인 젠류 종(Zhenyu Zhong) 박사와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대식세포에 있는 p62 단백질이 염증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간에 있는 대식세포(Macrophage,중앙의 노란색)의 전자현미경 사진 ⓒ UC San Diego Health
대식세포가 만드는 p62 단백질이 염증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간에 있는 대식세포(Macrophage,중앙의 노란색)의 전자현미경 사진 ⓒ UC San Diego Health

대식세포의 염증조절복합체가 염증신호물질 분비

연구진은 대식세포(Macrophages)가 염증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대식세포들은 외부에서 석면 미세섬유 같은 이물질이나 미생물이 우리 몸에 침범하면 이를 발견해 삼켜버린다. 이때 대식세포들은 우리 몸의 방어체계 관련 신호물질인 사이토카인을 분비한다. 이 사이토카인은 작은 당단백질로, 침입자를 물리치는데 도움이 되는 다른 면역세포들을 동원하고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대식세포는 주요 사이토카인의 하나인 인터루킨-1베타(IL-1beta)를 생성, 분비하기 위해 염증조절복합체(inflammasomes)로 불리는 분자기제를 운용하고 있다. 염증조절복합체 가운데 가장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는 NLRP3는 우리 몸에 실리카나 석면 혹은 콜레스테롤 미세결정체 같은 독성물질과 작은 입자들이 들어와 자극을 받으면 인터루킨-1베타를 분비하게 된다.

카린 교수팀은 그러나 이런 외부 입자들이 NLRP3 염증조절복합체에 직접 작용하지는 않고, 대신 대식세포의 에너지 발생원인 미토콘드리아에 손상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렇게 손상을 받은 미토콘드리아가 NLRP3를 활성화시키는 신호를 보내고 이를 통해 인터루킨-1베타가 분비된다는 것.

연구를 이끈 미국 캘리포니아(샌디애고)대 마이클 카린(Michael Karin) 약리 및 병리학 석학교수 ⓒ UC San Diego
연구를 이끈 미국 캘리포니아(샌디애고)대 마이클 카린(Michael Karin) 약리 및 병리학 석학교수 ⓒ UC San Diego

손상된 미토콘드리아 제거해 노화질병 예방에 기여”

만약 우리 몸에 침입한 입자나 미생물을 제거할 필요가 있을 때 이 같은 염증반응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인터루킨-베타가 끊이지 않고 분비되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염증 연쇄반응을 일으켜 여러 장기를 손상시킬 수 있고, 심하면 패혈증과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기 때문. 따라서 염증조절복합체가 가동시키는 인터루킨-1베타 생성을 멈추게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카린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외부 이물질과 미생물의 침입에 반응하는 대식세포가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p62 단백질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단백질은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감싸 염증조절복합체가 발생시키는 신호가 발산되지 못 하도록 한다. 이렇게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제거되면 NLRP3 염증조절복합체는 비활성화되고 인터루킨-1베타 생성도 멈추게 된다.

논문의 제1저자인 종 박사는 “우리는 오랫 동안 유전 혹은 환경요인이 일으키는 미토콘드리아 손상이 만성적이며 낮은 수준의 염증과 연계된 많은 노화 관련 질병의 근본 원인이 아닌가 생각해 왔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p62가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그런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새로운 연구 목표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6-02-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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