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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5-08-04

선조 바이러스 되살려 유전자 치료 간, 근육, 각막 실험치료에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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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활동하는 바이러스보다 진화상 오래된 선조 바이러스를 되살려 유전자 치료의 운반체로 사용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미국 하버드의대 교육병원 매서추세츠 안이(眼耳) 연구센터(Massachusetts Eye and Ear)와 셰픈스 안 연구소(Schepens Eye Research Institute) 연구진은 복원한 선조 바이러스를 이용해 간과 근육, 각막에 대한 유전자 치료에서 높은 효과를 얻었다고 7월 30일자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발표했다.

이번 발견으로 기존의 유전자 치료법보다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훨씬 많은 환자들에게 시술할 수 있는 향상된 유전자 치료법을 고안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루크 반덴버그( Luk H. Vandenberghe) 하버드의대 안과 조교수는 “이번 발견은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AAVs, adeno-associated viruses)들이 어느 정도의 복잡한 생물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이 지식을 활용해 유전자 치료의 운반체로 쓸 수 있는 차세대 바이러스들을 디자인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개선된 유전자 치료를 위해 아데노 바이러스의 옛 선조 바이러스를 합성해 냈다. C2 Radius.  ⓒ Eric Zinn
미국 하버드의대 병원 연구진은 개선된 유전자 치료를 위해 아데노 바이러스의 옛 선조 바이러스를 합성해 냈다. 위 그림은 퍼즐조각들이 다양하게 연결된 것 같은 바이러스의 겉모습을 그래픽으로 처리했다. ⓒ Eric Zinn

바이러스 벡터의 이상과 현실

바이러스는 고유한 특성으로 볼 때 유전자 치료의 이상적인 전달 시스템으로 활용될 수 있다.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숙주 생물체의 면역체계 감시망을 피해 숙주 생물체 안으로 몰래 들어가 세포에 유전물질을 주입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이를 통해 숙주 세포 안에서 복제하고 증식하게 된다. 과학자들이 바이러스의 이런 특성을 이용해 바이러스 안에 치료용 유전물질을 집어넣어 인체의 적절한 세포나 조직에 투입하면 바이러스는 이 유전물질을 전달해 치료 효과를 얻게 된다.

지금까지 유전자 치료에 쓰인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들(AAVs)은 사람들 사이에 자연적으로 널리 퍼져있는 바이러스를 활용했다. 그러다 보니 환자들이 그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있을 경우 환자의 면역체계가 이를 인식해 공격함으로써 치료 유전자를 전달하기도 전에 파괴돼 버릴 수 있다. 따라서 인체 면역체계가 침입 여부를 인식하지 못 하도록  바이러스들을 새롭게 조작하면 더욱 많은 환자들에게 유전자 치료를 시행해 이 치료법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바이러스들을 쓸모 있게 조작해 보려는 노력들은 그러나 바이러스의 구조가 교묘해서 쉽게 성공하기가 어려웠다. 바이러스 겉 껍질의 각 단백질은 마치 퍼즐 조각과 같아서 하나라도 제대로 맞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숙주의 면역세포가 바이러스를 인식하지 못 하게 하고 유전물질을 잘 전달하도록 바이러스 겉 껍질 한쪽의 단백질을 바꾸면 전체 겉 껍질의 구조적 통합성이 깨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바이러스 진화사에서 해결책 찾아

반덴버그 교수팀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바이러스 진화의 역사로 눈을 돌렸다. AAV의 조상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기능이 약간 바뀌어도 전체적인 구조적 통일성을 유지하는 일련의 변화를 겪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변화에 따른 진화적 일정표를 복원하고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합성한 9개의 선조 바이러스들을 만들어냈다. 이 바이러스들을 실험용 쥐에 주입하자, 선조 바이러스 Anc80의 대부분은 독성 같은 부작용 없이 표적인 간과 근육, 각막에 안착했다.

반덴버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 개발되고 특성화된 바이러스 운반체들은 독보적이고 강력한 유전자 치료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간 질환과 각막질환 치료를 위한 Anc80의 가능성을 깊이 있게 시험해 보는 한편, 진화과정에서 나타나는 바이러스와 숙주의 상호작용에 관한 특성을 더욱 자세히 밝혀, 임상에 활용 가능한 진보된 운반체 개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5-08-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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