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낮기온이 높아지면서 때 이른 더위가 찾아왔다. 특히 요즘 같이 일교차가 커지는 시기에는 건강뿐만 아니라, 식품 보관에도 주의해야 한다. 낮기온이 높은 것에 반해 아침과 저녁은 비교적 쌀쌀하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물을 취급하는데 있어 경각심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잦은 야외활동으로 인해 장시간 음식물을 실온에 방치하는 경우가 생긴다. 종종 이러한 부주의로 인해 봄철 식중독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만약 실온에서 음식을 10분정도 두었다가 냉장고에 다시 넣었다고 가정해보자. 이 음식을 먹게 되면 식중독에 걸리게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괜찮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이 음식을 먹게 되면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요리 중이나 이동 중에 음식이나 재료가 오염되었다면, 냉장고에 넣어두더라도 음식물 속에 균이 그대로 살아있고, 냉장고 속에서도 균이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냉장 또는 냉동해야 하는 음식물은 상온에서 10분 이상 방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늦봄에서 초여름 식중독 사고 빈번해
식품의약안전처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식중독 발생 동향 분석을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연평균 식중독 사고는 249건으로, 이 중에서 늦봄에서 초여름 사이인 5월과 6월에 52건이 발생하여 전체의 20%를 차지하였다.
또한 연평균 식중독 환자 5783명 중 28%인 1640명이 이 시기에 식중독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주로 이 시기에 식중독이 나타나는 주된 이유는 바로 기온때문이다. 기온이 급격하게 올라가면서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또한 야유회나 가족나들이 등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급식 내지는 도시락으로 인해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서늘한 아침, 저녁 날씨때문에 낮기온이 조금 높아도 괜찮다고 잘못 생각하게 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은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이질(시겔라)균이나 캄필로박터, 지알디아균 등도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균으로 일상 생활에서 주의하는 것이 좋다.
"경기도 초등학생 손 잘 안 씻는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경기지역 초등학생들의 손 씻기 횟수와 시간이 일반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자료가 발표되어 관심을 받고 있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자료로, 2013년 3월부터 9월까지 도내 10학급 미만 16개 소규모 초등학교 3~6학년 459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였다.
연구원은 이들을 대상으로 손 씻기 실태와 식중독균을 조사하였는데, 그 결과 하루 평균 손 씻기 횟수는 4.6회로 국민 평균인 8.5회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또한 손을 씻는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30초 미만이 전체의 62.7%를 차지했다.
손 씻는 시간은 30초 이상을 권장하고 있는데, 조사에 따르면 이들 학생들은 손바닥을 위주로 닦으며 손톱과 손목은 잘 씻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장실 이용이나 체육활동 이후에는 손을 잘 씻지만, 평상시에는 손을 잘 씻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일부 초등학생 손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었다는 것이다. 조사대상 중 대표성이 있는 학생 200명 중 39%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었는데, 황색포도상구균은 식중독 발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균이다.
피자가 식중독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의 위생이 철저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식중독 예방과 관련된 재미있는 연구가 미국 연구팀에 의해 발표되었다. 애리조나대학 연구팀이 응용미생물학저널(Journal of Applied Microbiology)를 통해 발표한 내용이다.
연구팀은 피자에 들어가는 오레가노 허브의 주 성분인 카바크롤이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 원인인 노로바이러스를 막는데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카바크롤은 화학물질 중 하나인데, 이것이 노로바이러스의 단백질 껍질인 캡시드에 직접 작용해서 해당 바이러스를 무력화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카바크롤은 오래가고 부식현상과 유독가스도 없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가정이나 학교에서 유독한 살균제 대신 사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카바크롤을 항균 물질로 이용하게 되면 바이러스의 외부 성분만을 공격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저항성을 높이는데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의 켈리 브라이트 박사는 카바크롤이 노로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독특한 방법을 지니고 있으며, 이것이 잠재적으로는 음식 살균제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물론 아무리 많은 피자를 먹어도 노로바이러스를 막을 수는 없지만, 농축된 카바크롤은 독성이 없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식중독의 일반적 원인이 되는 노로바이러스는 구토 등을 일으켜서 불쾌하지만 대개 며칠 만에 낫는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질환을 갖고 있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매우 위험할 수 있는 바이러스이다. 즉, 양로원이나 병원, 학교 등에서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다.
식중독은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면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으로, 개인위생과 식품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화장실에 다녀온 후, 음식 만들기 전, 식사 전에 손을 씻는 등 가장 기본적인 개인위생이 지켜져야 식중독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
- 이슬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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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4-05-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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