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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2-11-14

뇌 속에 들어 있는 ‘배움의 기쁨’ OECD 학습과학 보고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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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뇌 과학 연구결과들은 양육환경이 자녀의 학습과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말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자녀들을 위해 어떤 학습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할지를 시사하고 있다.

교사 혹은 부모 입장에서 이 문제를 놓고 고민할 때 유념할 것은 자녀들의 뇌 발달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인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소한 일들이라는 점이다.

이를테면 어떤 환경에서 잠을 자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운동을 하고 있는지, 영양보충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친구들과의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등. 문제는 교육계에서 이렇게 중요한 사실을 간과해왔다는 점이다.

스트레스가 감정두뇌 재편성…

마음과 육체가 처한 상황을 항상 양호하게 함으로써 뇌를 재조직하는 '뇌 가소성(可塑性, plasticity)'을 좋은 쪽으로 유도하는 것은 학습 효과 또한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들의 견해다. 또한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체적인(holistic)'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 학생들에게 유익한 교육환경을 위해 핀란드 정부가 조성한 피스칼스(Fiscars) 마을 전경. 자연의 모습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좋은 학습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핀란드 교육위원회

여기서 사용하고 있는 ‘홀리스틱(holistic)'이란 말은 그리스어인 ’홀로스(holos)'에서 나왔다. 이 말은 전체(whole)라는 뜻 외에도 건강(health), 낫다(heal), 신성한(holy), 완전함(completeness) 등의 포괄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가족을 포함해 사회, 국가, 생태계, 자연, 지구, 우주 등 모든 것이 서로 연계돼 있기 때문에 누가 잘 되고 못 되는 것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내외부 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인데 이 방식을 교육에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OECD 연구결과는 교육이 잘 되고 못 되는 원인이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부모, 학생과 사회 등 외부적인 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육체적인 것과 지적 웰빙(well-being), 그리고 감성과 지성의 밀접할 정도의 상호의존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뇌 중심부에는 ‘감정두뇌(emotional brain)'라고 불리는 대뇌 변연계(limbic system, 邊緣系)가 있다. 주목할 일은 이 감정두뇌가 사람의 신경조직을 끊임없이 재조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극도의 스트레스 혹은 두려움을 가하면 통상적인 판단·인지기능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도전의식을 갖고 학습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도가 지나치면 역효과가 난다. 학습이 오히려 학습기피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많은 교사들이 잘 가르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로 하여금 가능한 빨리, 어린 나이서부터 ‘깨달음(enlightenment)'의 기쁨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감정두뇌에 의해 기록된 이 기쁨의 경험이 학생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학습현장에서 노력해야 할 일은 학생들의 감정두뇌를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연구하는 일이다. 이 조절을 통해 집중력, 이해력, 문제해결 능력, 사회적 관계성 등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뇌 연구 통해 난독증 치료 가능해

그동안 뇌과학자들은 인지심리학, 아동발달심리학과 연계해 비판적 두뇌(critical brain) 영역을 규명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예를 들어 '복내측 전전두엽 피질(vmPFC)'은 '의심하는 능력'을 담당하며, 이 영역이 손상되면 비판적 사고능력이 저하된다.

뇌에 있어 이 비판적 영역은 어린 아이들에게 있어 새로운 언어를 획득할 수 있는 중요한 기능이다. 이렇게 획득한 언어능력은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촉매제로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나이를 먹을수록 이 언어능력은 쇠퇴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뇌 과학자들은 연령에 따라 이 언어비판 기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연구했다. 어느 정도 나이가 찬 후에 가르치는 외국어 교육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청년은 물론 성인들 역시 외국어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단, 어린 아이들보다 훨씬 더 큰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원인은 교육방식에 있었다.

언어 능력과 관련, 뇌 안에는 소리(sound)를 식별하는 뇌와 의미(meaning)를 식별하는 뇌, 두 종류가 있다. 때문에 오래 전부터 읽기중심으로 가르쳐야 할지, 아니면 이해중심으로 가르쳐야 할지 많은 언어학자들이 논쟁을 벌여왔다.

OECD 연구결과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외국어 교육방식이 아니라 언어 철자법 혹은 맞춤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단어의 철자법을 주의 깊게 들여다 보면 그 안에 소리가 들어 있으며, 그 소리변화를 통해 매우 다양한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이 발음법칙은 영어와 프랑스어는 물론 터키어, 핀란드어 등 알파벳 언어들 간에 연결돼 있으면서 공통적인 법칙을 제시하고 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사람의 뇌는 이 규칙적인 발음들을 비교해가면서 체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세계인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이 뇌 기능을 활용해 외국어 교육과정을 개선해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더 나아가 읽기·쓰기 등에 어려움을 겪는 난독증(Dyslexia)을 치료할 수 있는 교육과정 개발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11-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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