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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2-05-08

아스피린은 만병통치약인가 지방 연소 및 항암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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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피린이 현대판 만병통치약으로 각광받고 있다. ⓒFreeImage
가정 내 상비약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해온 ‘아스피린’이 해열이나 진통을 낮춰주는 원래의 약효 외에도 추가로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현대판 만병통치약’으로 대접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두통약의 대명사로 알려졌던 아스피린의 지위가 높아진 건 혈관 내 찌꺼기인 혈전 형성을 방지한다는 점이 밝혀진 뒤부터다. 당시 미국과 유럽 연구팀이 발표했던 결과에 따르면 아스피린이 혈전 형성의 주범인 혈소판 응집을 억제해 심근경색과 뇌졸중 같은 심혈관계 질환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피린의 지방 연소 기능

아스피린은 ‘살리실산(salicylic acid)’을 주원료로 하고 있다. 이는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가 산모의 산통을 줄이고 열을 내리기 위해 버드나무 껍질을 사용한 이후 버드나무 껍질에서 분리한 성분이다.

그런데, 최근 이 살리실산이 캐나다와 스코틀랜드, 호주의 연구자들로부터 세포 성장과 지방 분해 같은 대사를 조절하는 데 있어 주요 단백질 효소인 ‘AMPK’(신진대사의 주된 조절기 역할을 하는 효소)의 활성을 직접적으로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과학전문지 ‘Sciencedaily'가 보도했다.

▲ 아스피린의 지방 연소 기능이 새롭게 밝혀지고 있다. ⓒFreeImage
‘Sciencedaily’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던디(University of Dundee) 대학의 생물학자인 그라해임 하디(Grahame Hardie)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살리실산염이 신진대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혔는데 연구팀은 살리실산염이 AMPK 효소에 영향을 주고 있는 부분에 주목했다.

아스피린을 삼키면 체내에서 분해돼 ‘살리실산염(salicylate)’으로 변하는데 연구원들은 실험용 쥐를 써서 AMPK 효소를 가진 쥐와 결여된 쥐, 두 그룹을 비교했다. 양쪽 그룹에 살리실산염을 주입하고 체내에서 지방을 활용하는 비율을 측정한 것이다.

그 결과, 연구팀은 AMPK 효소를 가진 쥐들이 결여된 쥐들보다 상대적으로 지방을 빠르게 연소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는 살리실산이 AMPK 효소를 활성화한 것으로서, 지방의 분해를 증가시키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항암 효과도 속속 밝혀져

아스피린의 지방 연소 효과 외에 항암과 관련된 효과들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영국의 의학 전문지인 ‘란셋(The Lancet)’은 최근 옥스퍼드대 피터 로쓰웰(Peter M. Rothwell) 교수의 논문을 실었는데 아스피린이 노인들의 암에 걸릴 위험을 줄일 뿐 아니라 이미 암에 걸린 환자의 경우 암의 확산을 늦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내용이다.

▲ 아스피린의 항암 효과들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FreeImage
로쓰웰 연구팀은 아스피린을 3년간 날마다 복용한 중년층의 경우 암 발병률이 25% 정도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논문에서 밝히고 있다. 또한 이미 암이 발병한 환자들에게도 아스피린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간 날마다 아스피린을 복용한 암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의 사망률에 비해 15% 낮은 수치를 보였고, 5년간 복용한 암환자들의 경우에는 37% 정도 낮았다고 한다.

또한, 란셋 저널에 실린 두 번째 논문에서 로쓰웰 연구팀은 6.5년간 날마다 아스피린을 복용한 암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 대비 거의 50% 정도, 암의 전이 확률이 낮았다는 결과를 근거로 아스피린이 이미 발병한 암 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하는 것을 방지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로쓰웰 연구팀과는 별도로 지난해 암과 아스피린의 상관 관계를 밝히는 또다른 연구를 이끌었던 영국 뉴캐슬 대학의 존 번(John Burn) 박사는 아스피린이 염증을 차단하고 암 세포의 확산 능력을 약화시키는데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 새로운 연구는 암 세포의 확산을 늦추는 것이 혈액 속의 혈소판에 미치는 아스피린의 효과일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앞서, 아스피린의 지방 분해 효과를 연구한 하디 교수도 장기간 아스피린을 복용한 사람들의 암 발병률이 낮아진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가 있었다는 점을 밝혔는데 그는 항암 효과가 AMPK 효소 활동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세포 내 AMPK 효소를 목표로 하는 당뇨병 치료제가 암 발병을 감소시키는 데에도 연관되기 때문이다.

한편, 의사들은 아스피린이 기적의 치료제가 아니며, 누구에게나 처방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경고의 근거로,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하면 내장에 손상을 입힐 수 있으며 장 출혈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아스피린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현재 다양한 연구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래 객원기자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2-05-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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