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구리 광산에서 폐수가 흘러내리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광산업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수 속에 특정 물질을 투입해 중금속 원자를 걸러내는 ‘흡착(adsorption)’이라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구리 이온 포집 제품의 경우 반응도를 나타내는 화학적 특이성과 구리 이온 분리 능력에 있어 부족함을 표출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구리 광산을 폐광할 경우 완벽한 폐수 처리가 힘들어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자연현상 모방해 신 물질 ‘ZIOS’ 개발
이런 상황에서 국제 공동연구팀이 이런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25일 미 에너지부 산하 버클리 랩(Berkeley Lab) 사이트는 폐수 속에서 구리 이온을 정확하고 빠르게 추출해낼 수 있는 새로운 물질 ‘ZIOS(zinc imidazole salicylaldoxime)’을 소개하고 있다.
이 물질은 버클리 랩의 나노과학 연구시설인 ‘분자 파운드리(The Molecular Foundry)’를 통해 개발됐다.
논문 주저자인 버클리 랩의 제프 어번(Jeff Urban) 박사는 “기존의 포집 물질과 비교해 ZIOS가 50배 빠른 속도로 구리 이온을 걸러낼 수 있었으며, 정확도에 있어서도 이전 물질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응옥 부이(Ngoc Bui) 박사는 “이 물질이 세균 속의 자연현상을 모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응옥 부이 박사는 “박테리아 세포를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이 세포 대사를 조절하기 위해 특정 금속을 선택하는 과정을 모방해 물속에 들어 있는 영양분이나 필수 미네랄과 같은 이온을 제외한 채 오염 물질인 구리 이온만 선택해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뛰어난 수질 정화 기능을 통해 ‘맑은 물(Clean Water)’의 개념을 바꿔놓을 수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방식으로 다른 중금속을 추출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귀금속까지 추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논문은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저널에 게재됐다. 제목은 ‘A nature-inspired hydrogen-bonded supramolecular complex for selective copper ion removal from water’이다.
연구에는 버클리 랩을 비롯 타이완의 NSRRC(National Synchrotron Radiation Research Center), 미국 NAWI(National Alliance for Water Innovation) 등이 공동 참여했다.
“중금속 외에 귀금속 포집도 가능해”
이 논문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 난제가 되고 있는 수질 정화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엿보이고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그동안 중금속을 정화하는 다수의 물질들이 개발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맑은 물’로 이끌 수 있는 물질이 개발되지 않고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로 인해 광산 등 산업 활동에 의해 발생한 중금속 등 오염물질은 인체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중이다.
논문은 많은 중금속 가운데서도 정화 처리가 힘든 구리 성분의 유독성을 우려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구리 중독에 의한 사고가 다수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핵심적인 사안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문제는 세계적으로 매년 수백만 톤의 구리가 생산되고 이 물질이 흐르는 물속으로 유입되면서 심각한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니켈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구리 성분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해 산업계를 괴롭혀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흡착제가 다양하게 개발돼 사용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재료가 제한된 기능으로 인해 구리 오염을 막지 못해왔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개발한 ZIOS는 낮은 pH 값에서 높은 흡착 능력과 선택적인 성능뿐만 아니라 이전보다 50배 빠른 흡착 능력을 보여주면서 구리광산의 폐수 처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새로 개발한 초분자 구조가 구리 외에 또 다른 독성 중금속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거시적 플랫폼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물속에 포함돼 있는 중금속 이온을 정화하는 문제는 불완전한 이온 제거, 높은 비용, 다양한 슬러지 폐기물 흐름 속에서 난맥상을 보여 왔다. 때문에 물 산업 전반에 있어 발전을 막고 있는 걸림돌로 여겨져 왔다.
논문 공동저자인 NAWI의 피터 피스크(Peter Fiske) 이사는 “오늘날의 수처리 시스템은 물속의 다른 물질에 부하를 주지 않으면서 특정 미량 성분을 포착할 수 있는 기능에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피스트 이사는 “이런 상황 속에서 개발된 ZIOS가 향후 수처리 비용과 에너지를 낮추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폐수 속의 중금속은 물론 물속에 포함된 귀금속 성분까지 다양한 물질들을 손쉽게 채굴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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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0-11-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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