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장난감을 만드는 수준 이었던 3D프린터가 몇 년전 인간의 장기 모형을 만들어 의료계를 놀라게 하더니 이제는 장기 이식을 가능하게 해 진짜 의료혁명에 한 발 다가섰다. 3D프린터가 장기 모형을 찍어낼 때 놀라움은 사라지고 진짜 혁명 수준의 결과물들이 속속 등장해 의료계와 대중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제는 기술의 발전으로 장기 이식 뿐 아니라 혈관, 귀, 임상 조직 등 찍어낼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하다. 3D프린터 유망분야인 의료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그 기술이 인간의 질병을 정복할 수 있는 진짜 의료혁명이 될 수 있을지 알아본다.
임상시험 조직도 3D 프린터로 찍어내
3D프린터는 약물과 화장품을 테스팅 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조직을 찍어낼 수 있다. 임상시험을 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약물과 화장품을 개발할 때 동물 임상을 해야하는데, 3D프린팅으로 조직을 찍어내 시험을 하면 경제적이기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으며,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의약품을 개발할 때 임상 데이터를 모으고 실험대상을 모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3D프린터로 조직을 만드는 기술이 상용화가 된다면 의약품 개발과 질병 치료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리를 듣고 인식할 수 있는 귀도 만들 수 있다. 미용적 측면에서 외형만 만드는게 아니라 연골세포와 하이드로젤을 섞어서 귀를 제작해 귀 속에 소리를 인식할 수 있는 안테나를 장착, 진짜 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제품이 만들어 지기도 한다.
이 뿐 아니라 미국에서는 3D프린터로 만든 간질치료제 '시프리탐'이 FDA에 허가를 받게되면서 의료분야의 적용 범위가 의약품에 까지 확대됬다.
장기이식, 뼈 조직 등도 출력 가능
또 혈관, 뼈 등을 찍어내는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 3D프린터 재료가 플라스틱, 실리콘 등에서 뼈, 조직 등으로 확대되면서 가능한 얘기다.
서울성모병원 의료진과 포스텍 연구진은 국내서 처음으로 3D프린터로 만든 인체조직을 안면기형 환자에 이식했다.
또 미국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는 외형 뿐 아니라 기능까지 가능한 진짜 혈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특수 바이오 물질에 활성 상태 세포를 포함시켜 혈관을 만들었으며, 인간의 몸에 있는 진짜 혈관과 같은 기능을 하도록 만들어 졌다.
뼈 조직을 출력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최근 포스텍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혈관 조직이 분포된 뼈 조직을 출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3D프린터 재료로는 발치한 치아 끝 연조직인 치수가 사용됐으며, 이 뼈 조직을 실험쥐에 이식해 4주간 관찰해 뼈 조직이 재생되는 것을 확인했다.
의수와 치과치료 활용도 높아
생체형 프린터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현재 3D프린터는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에서 활용도가 높다. 스캐닝을 통해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도 소량으로 출력이 가능하기 때문에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출력물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먼저, 뼈나 장기 등의 모형을 만들어 시물레이션을 해보는 영역과 함께 실제 의료 현장에서 현실화된 분야는 치과분야이다.
현재 치과분야에서 3D프린터의 역할은 주목할 만 하다. 치아교정 분야에 중요하게 쓰일 정도로 기술이 구체적이다. 3D프린터를 통해 치아구조 모형 교정틀을 만들어 바로 치아에 끼우기만 하면되는데, 본을 떠야하는 복잡한 단계를 없애 교정을 쉽고 편하게 만들었다. 교정 뿐 아니라 크라운, 브릿지 등의 제작에도 활용이 가능해 사업화가 가까운 상태다.
최근 손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의수도 3D프린터로 제작된다. 3D 프린터로 의수를 만들면 기존에 비싼 가격이 부담됐던 사람들에게도 저비용으로 전자의수를 사용할 수 있게됐다.
이 같은 기술 개발에 정부도 3D프린터 의료기기 허가 정책을 마련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3D프린터를 이용해 제조되는 의료기기의 신속한 제품화 지원을 위해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우선 3D프린팅 기반 의료기기 안전관리 방안이 마련됐으며, 올해 치과,정형외과용 성형과 임플란트 뿐 아니라 뼈와 연골, 혈관, 피부 재생용 품목 들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기술 개발 성숙 단계, 사업화는?
3D프린팅 기술은 미래 제조 혁신이라고 불리며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현재는 기술 성숙 단계다. 초기에 나왔던 기술이 점점 깊이있게 개발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아직 사업화 단계는 요원하다고 진단하기도 한다.
실제로 의료현장에서 쓰일 수 있도록 프린팅 재료에 대한 개발도 필요하고, 3D프린터로 만든 신체일부를 인간의 몸속에 넣었을 때 반응에 대한 연구도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의 인체에 사용되기 위한 임상 진행도 필수적이라 실제 상용화가 되기에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석희 박사는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용화 되기는 어려운 수준"이라면서 "실제 이식을 하기 위해서는 하이드로젤을 사용해 제작해야 하는데 아직은 인체에 이식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기술이 더 개발되어야 실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바로 쓰이기 위해서는 공정, 재료 측면에서 고민해봐야 할 문제들이 많고, 기술적인 성장 뿐 아니라 생체 적합성을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약물, 화장품 등의 후보물질 테스트 등이 시장에서 활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김지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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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2-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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