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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015-01-29

기발한 ‘희토류 재활용 기술’ 등장 연어 정액 및 유황온천 홍조류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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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중국은 지난 2005년부터 실시해온 희토류 수출 쿼터제를 10년 만에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지난 21일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기존의 희토류 수출관세 유지기한을 5월 2일 이후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희귀 광물의 하나인 희토류는 형광등에서 스마트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모터, 초강력 자석재료, 광학 디스크 등 최첨단 제품의 생산에 사용되는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매년 증가하는 첨단 산업의 수요 증가에 따라 전 세계 공급량의 80~90%를 생산해온 중국은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수입국과 갈등을 빚어왔다.

중국은 이번의 희토류 수출 쿼터제 및 관세 폐지가 세계무역기구(WTO)의 협정을 이행함과 동시에 국내외 시장을 모두 고려해 신중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외적인 명분일 뿐 중국의 속셈은 따로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그동안 희토류 주요 수입국들이 대체자원 및 희토류 재활용 기술 등의 개발로 인해 희토류 수입 의존도를 크게 낮춘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는 분석도 그 같은 추측 중 하나다. 실제로 지난해 1~11월 중국의 희토류 수출량은 2만4866톤으로 2014년 수출 쿼터인 3만611톤을 크게 밑돌았다. 이로써 한때 93%에 육박했던 중국의 전 세계 희토류 시장 점유율이 86%까지 감소했다.

최근 일본에서 특이한 재료를 이용해 폐기물에서 희토류 원소를 추출하는 기술이 연이어 개발돼 눈길을 끈다. (사진은 본문 중의 특정 사실과 관련이 없음) ⓒ 위키피디아 Public Domain
최근 일본에서 특이한 재료를 이용해 폐기물에서 희토류 원소를 추출하는 기술이 연이어 개발돼 눈길을 끈다. (사진은 본문 중의 특정 사실과 관련이 없음) ⓒ 위키피디아 Public Domain

지난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 당시 중국에 의해 희토류 공급이 끊긴 경험이 있는 일본의 경우 특히 희토류 재활용 기술 개발을 통해 희토류 수입을 줄여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일본은 연어 정액이나 유황온천에 서식하는 홍조류 등 특이한 재료를 이용해 폐기물로부터 희토류 원소를 효율적으로 추출하는 기술을 연이어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건조된 연어 정액 이용해 희토류 추출

일본의 몇몇 학계 및 연구시설이 동맹한 연구팀은 건조된 연어 정액을 이용해 액체 광석 폐기물로부터 희토류 원소를 추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미국 과학학술지인 ‘플로스원’ 최신호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팀이 연어의 정액에 주목한 것은 인산염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광석 폐기물로부터 희토류 원소를 회수하려면 독성물질을 사용해야 하므로 환경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또한 특정 유형의 합성수지가 필요하므로 고가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인산염의 사용인데, 기존 연구에 의하면 박테리아 표면 위의 인산염을 이용할 경우 기존보다 10배 더 우수한 효율로 희토류 원소를 회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그 방법은 배양액을 증가시키기 어려워 산업적 규모로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연구팀이 DNA에 인산염을 함유하고 있는 연어 정액을 이용한 결과 희토류 원소를 흡수하기에 충분히 높은 친화도를 지녀 실제로 희토류 원소를 끌어당긴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 더구나 이 공정은 고가의 툴륨과 루테튬을 추출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황온천이 있는 녹색 바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키아니디움목 조류의 일종인 ‘Galdieria sulphuraria’란 홍조류를 이용해 희토류 원소를 효율적으로 회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일본 츠쿠바대학 연구팀은 10종류 금속이 저농도로 포함된 폐기 산성용액 중에서 특정한 조건의 유황온천 홍조류를 이용할 경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모터 등에서 사용하는 희토류 원소인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 등이 약 70%의 높은 효율로 회수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미생물에 의한 금속 회수는 화학제품이나 이온교환수지를 이용한 방법과 비교해 비용이 저렴하고 환경친화적이라는 장점을 지닌다. 지금까지 미생물을 이용해 희토류 금속을 회수하는 방법은 생물흡착이 있다.

하지만 생물흡착 방식은 복수의 금속이 존재하는 경우 세포 표층의 음전하와 결합해 회수 효율이 낮아지며, 산성 조건 하에서도 회수 효율이 크게 낮아지는 문제가 존재한다. 그런데 특정한 배양 조건에서 ‘Galdieria sulphuraria’를 이용한 희토류 원소의 회수는 생물흡착과는 다른 메커니즘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Galdieria sulphuraria’가 희토류 금속을 세포 내에 축적하는 메커니즘이 해명될 경우 이 연구성과는 저농도 희토류 원소를 포함하고 있는 산성 금속폐액에서 희토류 원소를 고효율로 회수하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저비용 고효율 고순도의 에멀션 플로우법

한편, 일본 원자력연구개발기구와 아사카이화학연구소는 ‘에멀션 플로우법(Emulsion Flow)’을 이용해 광학 유리 폐기물과 저품위 희토류 원료에서 산처리 등에 의해 용출시킨 희토류를 저비용, 고효율로 99.999%의 순도까지 분리·정제하는 데 성공했다.

에멀션 플로우법은 용매 추출로 불리는 방법의 일종이다. 용매 추출은 물과 용매인 기름을 혼합해 물에 용해되는 성분의 기름으로 추출한 뒤 배수를 위해 물과 기름을 분리한다. 공업적으로는 대개 교반에 의해 물과 기름을 혼합한 후 물과 기름이 중력으로 분리되기를 기다렸다가 빼내는 ‘믹서 세틀러’법이 이용된다.

그런데 에멀션 플로우법에서는 교반 등을 하지 않고 펌프만으로 물과 기름을 혼합해 추출 용기 내의 기류 변화를 이용해 바로 물과 기름을 분리한다. 이 방법을 이용할 경우 믹서 세틀러법에 비해 폐기물 내 희토류 처리 비용이 1/5 이하로 줄어들면서 처리 속도를 10배 이상 빠르게 할 수 있다. 또한 배수에 유분을 포함시키지 않으므로 친환경적이다.

에멀션 플로우법은 저비용이면서 최고 수준의 효율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서, 지금까지 비용면이나 성능면에서 채산이 맞지 않았던 희소 금속의 회수 및 재활용에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더구나 분리정제가 아니라 농축에도 이용할 수 있어 지금까지는 재활용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희박한 성분에 대해서도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원자력연구개발기구로부터 특허 기술을 공개 받아 공동으로 이 기술을 개발한 아사카이화학연구소는 후쿠시마현에 새로운 연구개발 거점을 건설해 희토류를 고순도로 회수하는 에멀션 플로우법의 실증 플랜트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5-01-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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