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 뿐 아니라 쥐들도 공감 능력과 이타성을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시카고대학의 페기 메이슨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반복적인 쥐 실험을 통해 설치류에서 이타성을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과학학술지 8일자 '사이언스' 최신호에 밝혔다.
원숭이 같은 유인원들이 곤경에 빠진 동료를 돕는 습성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쥐같은 설치류도 이타성을 갖고 있는지는 그동안 확실하지 않았다.
시카고대 연구진은 1단계 실험에서 한 우리 속에 쥐 2마리를 넣고 2주동안 같이 지내게 한 뒤 새 우리로 옮겨 한 마리는 구속장치 속에 가두고 나머지 한 마리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했다.
이 때 밖에서만 열 수 있게 만들어진 구속장치에 갇힌 쥐는 괴로워하는 반응을 보인다.
이후 연구진은 쥐가 특별히 좋아하는 초콜릿 무더기를 이 우리 속에 넣어주고는 자유롭게 다니는 쥐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살폈다.
놀랍게도 자유로운 쥐는 초콜릿을 독식하기보다는 고통스러워하는 '친구' 쥐를 먼저 풀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실험 대상 쥐 30마리 중 52%는 동료 쥐를 풀어주고 초콜릿을 나눠 먹었다.
'이타적 쥐' 중 일부는 몇 입을 미리 먹어보는 듯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이내 구속장치로 돌아가 어렵게 문을 따고 동료를 풀어준 후 성찬을 함께 했다.
2단계로 연구진은 1단계와 두 쥐의 역할을 바꿔,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쥐를 가두고 갇혀있던 쥐를 풀어줬다.
그 결과 30마리 중 24마리가 동료를 구해준 후 초콜릿을 나눠먹었다. 처지가 뒤바뀌자 어려운 동료를 도와주는 쥐가 더 많아진 것이다.
특히 암컷의 경우 6마리 전부가 동료를 구해줘 수컷에 비해 더 높은 이타성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쥐가 탐욕스럽고 이기적이며 사나울 것이라는 세간의 인식과는 크게 달랐다.
연구를 이끈 메이슨 교수는 "쥐가 이처럼 동료를 아끼고 도울 수 있다면 (같은 포유류인) 우리 인간도 그러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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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12-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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