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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
김현정 리포터
2023-09-18

생성AI와 문화산업, 협업과 상생의 길로 들어섰다 창조적 기술로 확장한 생성AI, 문화산업에 새로운 생태계 조성 속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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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고, 협업하고, 창조하라.”

경기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2023 문화기술 콘퍼런스’의 이틀째 날, 특별세션과 전문세션에 선 연사들의 강연을 종합하면 그렇다. 생성AI는 이미 문화산업에 게임 체인저로 등장했고, 그로 인해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생성AI라는 혁신 기술의 디렉터는 사람의 창의력이라고 강조했다. 생성AI는 사람의 숙련 속도보다 더 빠르고 정교하게 텍스트, 이미지, 영상, 미디어아트, 디지털 휴먼을 만들고, 앞으로 더 고도화되겠지만 그 출발점과 방향키를 쥔 것은 ‘인간’라는 의미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서 전문가들은 생성AI를 ‘도구’로서 활용할 때 ‘왜 이것을 만드는가’, ‘이것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이것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아무리 고도화된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인간과 상호작용해야만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생성AI가 윤리적, 제도적,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지만, 적어도 문화산업에서 ‘아이스 브레이킹’은 끝난 분위기다.

생성AI는 이미 문화산업에 게임 체인저로 등장했고,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technogeekscs.com

 

기술이 문화·사회와 유기적 관계를 맺으려면 멈춰라, 그리고 질문하라

‘2023 문화기술 콘퍼런스’ 2일차 세션에서는 개발된 생성AI 콘텐츠 소개와 기획 및 제작단계, 지향점 등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특별 세션에 연사로 참석한 오가와 히데아키(Hideaki Ogawa)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퓨처랩 디렉터는 ‘예술과 기술 그리고 인간다움의 가치’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는 뉴미디어 아트, 문화기술 분야에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춘 기관이다. 1979년에 오스트리아 린츠에 설립됐으며 예술과 과학기술, 사회와의 접점을 찾기 위해 다학제적 연구를 진행하고, 페스티벌 개최와 박물관 운영을 통해 대중에게 지속적인 예술적 영감과 과학기술적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2023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의 주제는 ‘Who Owns The Truth?’였다. ⓒArs Electronica

히데아키 이사는 이곳의 씽크탱크인 퓨처랩이 AI를 활용해 다양한 예술적 가능성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2023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이 ‘Who Owns The Truth?’를 주제로 개최됐다고 소개했다. 이 주제는 AI시대에 핵심 어젠다이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는 진실, 소유권, 권리, 통제 및 책임 등에 대해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페스티벌에 참여한 전 세계의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업물을 통해 기술이 사회와 어떻게 협력 혹은 대치를 하고 있는지 보여줬고, 대중은 이를 통해 과학적 통찰력과 집단지성을 모을 수 있는 계기였다.

이어서 히데아키 이사는 “예술은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학교 선생님이 계속해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우리는 답변을 해왔던 것처럼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질문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AI가 완벽한 솔루션·결과물을 만들게 하기 위해서는 질문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덧붙였다.

존 마에다(John Maeda)의 “Designers create solution. Artists create question.”을 인용한 히데아키 이사는 아트씽킹에서 창의적인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했다. AI시대도 마찬가지이며, 이 때 예술이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오가와 히데아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퓨처랩’ 디렉터는 AI시대에 ‘아트 씽킹(Art thinking)’은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경기콘텐츠진흥원

 

AI는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준 ’?

뉴미디어 아티스트로 유명한 이진준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의 예술과 창의성”을 주제로 특별 세션의 강연을 진행했다.

이 교수는 “AI는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준 것 같은 현상”에 비유했다. 그만큼 거대한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기 때문인데, 종국에 AI가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불’이 될지 인간을 파멸시키는 ‘불’이 될지 지금은 불분명한 기로에 서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AI를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할지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예술과 인간의 창의력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AI는 도구(as tool), 조력자(as assistant), 협력자(as collaborator)로서 기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8년에 생성AI가 창작자(as creator)로서 그린 ‘에드먼드 벨라미의 초상화’가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43만2500달러에 낙찰되면서 세상에 놀라움을 안겼다. 당시 낙찰 금액보다 더 큰 관심을 받은 이유는 사람이 그렸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놀라운 정교함 때문이었다.

이 교수는 생성AI의 등장으로 이처럼 예술 창작물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시대에 돌입하면서 예술가의 노력 폄하나 인간의 창의력을 넘어선 작품 등에 대한 우려가 동반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술은 인간 정신을 노예로 삼는 것이 아니라, 인간 정신에 봉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새롭게 열린 시대에서 인간의 의식이 없는 기계가 예술의 진실성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예술에 대한 관점을 깊게 생각해보자면서 강연을 마쳤다.

생성AI가 예술작품을 쉽게 만드는 시대가 됐지만, 예술에 대한 ‘관점’을 갖는 것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가치이다. ⓒ경기콘텐츠진흥원

 

문화산업에 깊숙이 들어온 생성AI

한편, 이외에도 생성AI가 빠르게 침투한 음악, 스토리, 영상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대하여 전문강연이 이어졌다.

류정혜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버추얼 K-POP 그룹과 AI가 만들어갈 NEXT Entertainment’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버추얼 아이돌 그룹 ‘MAVE’의 기획과 제작, 활동 등에 대한 이야기와 Super IP의 무한 확장 가능성을 설명했다.

안창욱 GIST AI 대학원 교수는 ‘AI작곡가 ‘이봄(EvoM)’, AI프로듀서로 진화하다!’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안 교수는 AI작곡가에게 프로듀싱 능력이 중요하게 대두됐다고 말했다. ‘작곡가’로서 성장하는 인간의 과정을 학습해 모델링했지만 AI가 인간의 전문성을 넘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AI작곡이 사람과의 협업 및 프로듀싱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수응 아리아 스튜디오 CEO는 ‘생성AI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 실사례’를 보여줬고, 유영준 뤼튼테크놀로지스 COO는 ‘Next Portal,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생성AI가 지금의 포털사이트로서 기능하게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수민 웨인힐스브라이언스AI 대표와 현종호 딥브레인AI 부대표는 생성AI가 영상산업계에 미친 영향, 그 현재와 미래를 강연했다.

김현정 리포터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3-09-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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