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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
김순강 객원기자
2020-05-13

AI, 프레디 머큐리 음색의 '강남스타일' 가능 AI 정책 포럼, 엔터테인먼트 인공지능과 저작권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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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딥러닝의 놀라운 발전으로 AI가 사물인식과 질의응답, 음성합성 등 여러 영역에서 인간에 버금가는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져 왔던 창작 예술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이 진일보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AI의 예술 영역 적용 사례와 AI의 저작권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한국인공지능법학회는 12일 ‘엔터테인먼트 인공지능’을 주제로 AI 정책 포럼을 온라인으로 열었다.

엔터테인먼트 AI 어디까지 왔나

그동안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져 왔던 창작 예술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이 진일보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pixabay

이날 이교구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 교수는 “컴퓨터 비전이 딥러닝으로 대변되는 인공지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며 “수많은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해 인간의 사물 인식 능력을 뛰어넘을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로써 AI가 고흐와 같은 유명 화가의 화풍을 학습해 비슷한 색채로 그림을 그리거나, 베토벤과 같은 유명 작곡가의 음악 스타일을 학습해 유사한 느낌으로 작곡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AI가 그린 그림이 경매에서 약 5억 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AI가 유명 화가의 화풍을 학습해 비슷한 느낌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 AI 정책 포럼 영상 캡처

글을 쓰는 인공지능도 가능하다. 이 교수는 “송나라 시대의 시인이자 학자인 구양수라는 사람이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으로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AI도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껏 문자가 발명된 이후로 인류가 기록을 남겨놓은 책의 양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다독과 다작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다상량은 아직까지 부족하다. AI가 새로운 창작을 위한 생각을 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음악은 비주얼 아트와 뮤지컬 아트 사이의 차이점 때문에 더더욱 어렵다.

이교구 교수는 “비주얼 아트가 캔버스에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바로 깎아서 작품을 만들지만, 뮤지컬 아트는 음악적 아이디어를 악보라는 형태로 만들어도 그것으로는 창작적 의도를 감상자에게 전달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기계의 음악적 소양(Machine Musicianship)’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소개했다. 우선 유명 작곡가 스타일로 작곡을 하는 AI 컴포저(Composer)와 유명 피아니스트와 같이 AI가 학습한 스타일대로 연주하는 AI 퍼포머(performer)가 있다.

AI, 강남스타일 부르는 프레디 머큐리 가능

특히 음성합성 기술(TTS, Text-To-Speech)을 통해 AI 가수도 가능하게 됐다. 그 예로 이 교수는 퀸의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로 부르는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김광석의 목소리로 부르는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들려줬다.

이 교수는 “마이클 잭슨이나 김광석처럼 이미 고인이 된 가수가 남겨놓은 음반으로 학습한 AI가 같은 음색으로 새로운 여러 노래를 부르는 게 가능하다. 또 활동 중인 가수가 실제로 부른 적이 없는 커버 곡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AI가 아무리 발전을 해도 인간이 가진 독창성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직까지는 연주나 노래, 그림 등에 독창성을 불어넣는 예술적 영감과 호기심을 AI에게 학습시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뮤지컬 아트는 AI가 음악적 아이디어를 악보라는 형태로 만들어도 그것으로는 창작적 의도를 감상자에게 전달할 수가 없다. ⓒpixabay

AI 창작물은 저작권법상 저작물일까?

그런데 인공지능의 그림이나 음악, 글 등 창작물은 저작권법상으로 저작물일까? 저작물이라면 저작권을 누구에게 주는 것이 맞을까?

임상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인간이 만든 것만을 창작물로 인정하고 있다”며 “한 사람에게 저작권을 부여하는 것이 독점권을 인정하는 것이라 다른 창작자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소극적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 AI 창작물의 수준이 높아져서 그것이 상업적으로 팔리거나 한다면 저작권으로 인한 갈등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관련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사 사례로 임상혁 변호사는 영국 사진작가 데이비드 슬레이터의 경우를 들었다. 인도네시아 정글에서 검정 짧은 꼬리원숭이가 사진작가의 카메라를 가져가서 찍은 사진을 판매해 수익을 올렸는데, 그것을 동물보호단체에서 해당 사진에 대한 저작권이 원숭이에게 있다고 소송을 제기하여 수익금의 일부를 원숭이에게 돌려준 사례가 있었다.

임 변호사는 “이것을 확대 적용한다면 인공지능의 저작권도 일부 인정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인공지능의 저작권을 인정한다면 그것을 개발한 개발자나 투자한 기업에는 어떤 권한과 권리를 부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20-05-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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